"2016년부터 SK서 궂은 일 도맡아.. 10년의 꿈 이뤘어요"

정세영 기자 2019. 1. 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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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직한 꿈이 이뤄졌네요."

22일 인천 강화의 퓨처스파크에서 만난 카즈미 씨는 "지난 7일부터 2군 매니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마무리캠프 등에서 정식 매니저는 아니었지만, 구단을 도왔던 경험이 있어 낯설지는 않다"고 말했다.

카즈미 매니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기에 행복하지만 아직은 외국인 최초의 매니저라는 게 부담스럽다"면서 "하지만 1군 매니저라는 꿈이 또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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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첫 외국인매니저 카즈미

고교땐 日고시엔 8강 오르기도

“김카즈란 한국 이름 맘에 들어”

“10년 간직한 꿈이 이뤄졌네요.”

SK의 나카니시 카즈미(33·사진) 씨는 KBO리그 사상 프로야구단 매니저를 맡는 최초의 외국인이다. 2009년 한국이 좋아 대한해협을 건넜고, 10년 만에 한국프로야구단에서 정식 일자리를 얻었다.

22일 인천 강화의 퓨처스파크에서 만난 카즈미 씨는 “지난 7일부터 2군 매니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마무리캠프 등에서 정식 매니저는 아니었지만, 구단을 도왔던 경험이 있어 낯설지는 않다”고 말했다.

매니저는 선수단 살림을 도맡는다. 선수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먹고, 자고, 입는 모든 걸 처리하는 직책이다.

업무 특성상 의사소통이 무척 중요하고, 이 때문에 매니저 업무를 외국인이 담당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카즈미 매니저는 다르다. 그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만큼 한국어에 능하다. 2012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카즈미 매니저는 “초등학교 시절 한국에서 열린 야구 대회에 참가했고 중국이나 대만과는 달리 한국어가 멋있게 느껴졌다”면서 “그때부터 한국어에 관심을 기울여 대학에서 제2 외국어로 한국어 선택했고 2010년에는 경희대 어학원에 다녔다”고 설명했다.

카즈미 매니저는 이미 SK 팬들 사이에선 유명인사다. SK와 인연은 2014년 시작됐다. 당시 세이케 마사카즈 1군 수비코치의 통역을 맡았다. 카즈미 매니저는 일본에서 대학 시절까지 선수로 활약했고, 그 경력을 인정받았다.

카즈미 매니저는 “우연히 SK에서 일본인 통역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봤다”면서 “마침 그때 SK에서 현역 선수로 복귀한 신윤호 코치와 함께 사회인 야구를 지도하고 있었는데, 신 코치가 구단에 (나와 관련해) 좋게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카즈미 매니저는 고교 3학년이던 2004년 주전 3루수로 고시엔 8강 무대까지 올랐다. 고시엔은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로 프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SK 선수들은 카즈미 매니저를 ‘김카즈’라고 부른다. 한국의 대표 성인 ‘김’에 카즈미의 일본 이름을 붙인 것이다. 카즈미 매니저는 “예를 들어 ‘박카즈’라고 하면 뭔가 이상하게 여겨진다”면서 “다른 성보다 김 씨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카즈미 매니저는 “한국식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든다”면서 껄껄 웃었다.

주변에선 칭찬이 자자하다. 카즈미 매니저는 2016년부터 불펜 포수부터 훈련 보조까지 궂은일을 도맡았다. 특히 일본 스프링캠프와 마무리 훈련 통역을 담당했고, 일본 관련 운영 업무에 힘을 보탰다. 특유의 성실함까지 더해져 SK 선수단 내부에서 무척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장에서 사령탑으로 ‘전업’한 염경엽 SK 감독은 “카즈미 매니저는 일본 관련 업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귀띔했다. 염 감독은 “카즈미 매니저가 1군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선 내 오른팔이었는데, 이제 2군 매니저를 맡아 오른팔이 없어진 셈”이라면서 “어쨌든 그가 SK 구단에 있기에 든든하다”고 칭찬했다.

카즈미 매니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기에 행복하지만 아직은 외국인 최초의 매니저라는 게 부담스럽다”면서 “하지만 1군 매니저라는 꿈이 또 생겼다”고 말했다.

강화=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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