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LIVE] 11득점 무실점 카타르, 그들의 참 모습일까?

손병하 2019. 1. 2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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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LIVE] 11득점 무실점 카타르, 그들의 참 모습일까?



(베스트 일레븐=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전이 시작된다. 24일 베트남과 일본의 대결을 시작으로 8강 네 경기가 이틀 동안 열린다. 8강전을 넘는 팀은 우승까지 단 2승만 남겨 두게 돼, 지금까지 열린 그 어떤 경기들보다 치열하고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8강에는 우승 후보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강호들이 진격했다. 일본과 이란은 물론이고 개최국 UAE와 카타르, 그리고 유럽 스타일의 호주까지 안착해 있다. 오를 만한 팀이 대부분 8강에 안착한 이제부터가 아시아 정상을 위한 진검 승부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시작 전과 달리 호평을 받는 팀이 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의 8강 진출도 훌륭한 성과지만, 그보다는 더 강력한 전력을 보유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11득점 0실점을 기록 중이다. 당연히 4연승이다. 조별 라운드에서도 압도적 경기력으로 조 수위를 차지했고, 난적 이라크와 만난 16강전에서도 흔들림 없이 1-0 승리를 쟁취했다. 비록 한 골 차이였지만, 그들은 탄탄했다.

이번 대회를 취재하고 있는 여러 나라의 기자들도 카타르 전력에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였다. 그들은 대부분 카타르를 이번 대회 최고 복병이라고 평가하면서, 공격과 수비에 걸쳐 탄탄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과 카타르의 8강 대진이 확정된 후, 몇몇 외신 기자는 카타르의 승리를 예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카타르는 정말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만큼 강팀일까? 이번 대회에서 가장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우승 후보일까? 아니다. 카타르가 ‘예상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건 맞지만, ‘한국보다’ 강한 팀이라는 데엔 동의할 수 없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카타르가 조별 라운드에서 압도적 성적을 거둔 원동력 중 하나는 쉬운 조 편성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E조에 속했던 카타르는 3전 전승을 거뒀다.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긴 했지만, 톱시드를 받은 6개 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력이 가장 떨어진다. 레바논과 북한의 실력도 수준 이하였다.

실제로 카타르가 상대한 나라들 중 가장 짜임새 있었던 팀은 16강에서 만난 이라크였다. 이라크는 카타르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며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는데, 조별 라운드 세 경기를 통해 나타난 카타르의 강력함이 많이 수그러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익숙함이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 두 가지 익숙함을 갖고 참가했다. 하나는 자국 환경과 대단히 비슷한 UAE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2022년 월드컵을 대비해 육성 중인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는 익숙함이다.

카타르는 중동에서 UAE와 가장 흡사한 환경을 가진 나라다. 흡사한 환경이란 단순히 기후 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동에서 가장 개방된 나라라는 점이다. 여전히 폐쇄적인 이란이나 전쟁의 상흔이 남은 이라크, 혹은 강력한 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분명 다르다. 모든 면에서 UAE는 카타르에 익숙하다.


또 카타르는 익히 알려졌듯, 2022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위해 육성 중인 팀이다. 때문에 귀화 선수도 많고, 오랫동안 많은 경기를 치르며 조직력이 완성된 팀이다. 이런 익숙함은 감독 교체 후 첫 메이저 대회를 치르는 한국이나 일본보다는 훨씬 더 좋은 조건 아래서 경기함을 의미한다.

이렇게 카타르는 두 가지 익숙함을 갖고 참가하는 대회라, 시작부터 시행착오 없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조별 라운드 세 경기에서 상대를 여유롭게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자신들과 실력이 비슷하고, 적응이 끝난 이라크와 16강전에서는 꽤 고전했다. 카타르의 전력을 무조건 높이 평가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인 셈이다.

카타르는 상대적으로 약팀을 많이 만나 가진 강점이 더 도드라져 보였고, 적응이나 시행착오 등을 겪어도 되지 않는 익숙함 덕에 처음부터 전력 질주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 네 경기를 통해 드러난 카타르의 전력을 온전히 그들의 힘이라 보긴 어렵다.

그렇다고 카타르 전력을 무조건 낮다고 얘기하는 건 아니다. 카타르도 8강에 오를 만큼 좋은 전력을 지닌 팀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좋았을 뿐이지, ‘한국보다’ 좋은 팀은 아니란 점을 잊지 않았으면 싶다. 한국이 카타르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카타르가 한국을 더 두려워하는 건 분명한 참이다.

걱정하고 경계해서 나쁠 건 당연히 없다. 적당한 경계심과 적당한 긴장감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과한 경계와 긴장감은 평상심을 흐트러트려 경기력을 저해한다. 때론 스스로의 강함을 믿는 게, 난적과 대결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 오기도 한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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