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 in UAE]'더 레전드 오브 성남'은 누구인가요?

최용재 2019. 1.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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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한국과 바레인전에 걸린 `더 레전드 오브 성남` 플래카드.
2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 한국과 바레인의 2019 UAE 아시안컵 16강이 펼쳐진 장소다.

경기가 시작되려는 찰나 이곳에서 특별한 '플래카드' 하나가 눈에 띄었다. 관중석 한 곳에 위치한 플래카드는 검정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더 레전드 오브 성남(THE LEGEND OF SEONGNAM)'이라고 썼다.

이는 K리그 '명가' 성남의 레전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문구임에 틀림없다. 이 플래카드가 지칭하는 이가 누군지 고민이 시작됐다.

이번 아시안컵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 선수 중 성남 출신을 먼저 찾았다.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대세 공격수' 황의조(감바 오사카)다. 비록 지금은 오사카로 따난 상황이지만 그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성남의 유니폼을 입었다. 성남의 간판 공격수였다. 140경기에 나서 35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성남의 아들'로 불린다. 성남의 유스인 풍생고 출신으로 성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금메달 포상금 전액을 성남 유소년들을 위해 기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황의조를 응원하는 문구였구나'라고 결론을 지으려는 순간, '전설'이라는 단어를 다시 보게 됐다. 황의조가 성남의 간판 공격수였기는 하지만 솔직히 '전설'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남에서 우승과 득점왕 등 타이틀을 거머쥔 기억이 없다. 갑자기 주인공이 황의조가 아닐 수 있다는 방향으로 흘렀다.

고민은 깊어졌다. 대표팀에 포함된 또 한 명의 성남 출신 선수를 찾았다. 홍철(수원 삼성)이다.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성남에서 뛰었다. 성남을 통해 K리그 정상급 선수로 도약을 하기는 했지만, 홍철 역시 성남의 전설로 말하기는 어려웠다.

황의조도 홍철도 아니라면 저 플래카드가 왜 걸린 것일까. 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경기 후 플래카드를 건 이를 만나보려고 했지만 그들은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사건을 풀지 못한 채 자포자기하고 있던 다음 날, 우연히 이 경기를 중계한 JTBC 시청률 기사를 보게 됐다. 시청률이 잘 나왔다는 기사를 읽다, 갑자기 머릿속이 '빵' 하고 터졌다. '성남의 레전드' 주인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주인공은 신태용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그는 현재 JTBC 해설위원으로 UAE 아시안컵을 중계하고 있다. 당연히 한국-바레인전 현장에도 왔다. 중계석에서 열심히 중계를 했다.

'성남의 레전드'라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는 인물이다. 1992년 성남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성남에서만 2005년까지 뛰었다. 401경기에 나서 99골66도움을 기록했다.

성남 시설 무려 6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 최초 MVP 2회 수상자이자, 60(골)-60(도움) 클럽에 가입한 첫 선수이기도 했다. 프로 첫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1996년에는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한 축구 관계자에게 '더 레전드 오브 성남'이 신태용 감독을 말하는 것인가를 묻자 "맞다. 내가 알기로는 2018 러시아월드컵 때도 똑같은 플래카드를 걸었다"고 답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현 선수도 아닌, 현 감독도 아닌 전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저 멀리 UAE까지 저 큰 플래카드를 가져와 걸다니. 그 팬의 열정, 정말 대단하다.

두바이(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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