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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여자배구 신인왕 경쟁.. 내일을 노리는 '서채원'

김영국 입력 2019.02.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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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기대주' 서채원, 여중 배구 3관왕 핵심.. 공격·수비력 겸비

[오마이뉴스 김영국 기자]

 서채원 선수(180cm, 대구여고 1학년)
ⓒ 박진철
 
역대급 순위 싸움과 신인왕 경쟁. 현재 V리그 여자배구가 폭발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핵심 이유이다.

그 중 '신인왕 경쟁'은 올 시즌에 나타난 큰 특징이다. 박은진(187cm·KGC인삼공사), 이주아(185cm·흥국생명), 정지윤(180cm·현대건설), 이예솔(177cm·KGC인삼공사) 등 고교생 신인 선수들이 4명이나 프로 입단 첫 해부터 주전을 꿰차면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해빈(156cm·IBK기업은행)도 주전급 리베로로 출전하고 있다.

이처럼 좋은 신인이 다수 등장해 치열하게 신인왕 경쟁을 벌이는 건, 지난 2007-2008 시즌 양효진, 배유나, 하준임, 이보람, 김나희 등이 경쟁한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2007-2008 시즌 이후 지난 시즌까지 10년 동안, 3명 이상의 선수가 신인왕 경쟁을 한 적이 없었다.

고교생 신분의 신인이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 멤버로 활약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사례도 드물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은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신인이 팬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V리그 '스타 선수'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프로 리그 발전과 국가대표팀 차원에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자연스럽게 현재 고교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자배구는 올해 고교 3학년 선수들이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이고, 곧바로 2019-2020 시즌 V리그 무대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11일 기자에게 "올해처럼 좋은 신인들이 많이 등장하고, 신인왕 경쟁을 치열하게 한 적이 언제 있었나 싶다"며 "프로구단들도 현재 고교 선수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챙겨볼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특급 선수인 정호영이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라고 쳤을 때, 2~6순위에 뽑힐 만한 선수들은 누가 있는지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매우 궁금하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여고 배구 전국대회 개막도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9 춘계 중고 배구연맹전이 3월 14일 충북 단양군에서 열린다. 여고배구 팀들은 4월 12일로 예정된 '태백산배 중고 배구대회' 출전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V리그 종료 후에 열리기 때문에 프로구단들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많다.

'여중배구 3관왕' 핵심 공격수... 유스(U17) 대표팀 발탁
 
 서채원 선수
ⓒ 박진철
 
여고배구 팀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도 고교 3학년생 중에 기량이 좋은 선수가 많다"고 말한다. 일부 감독은 "드래프트와는 상관없지만, 1학년 신입생들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 기대주가 꽤 있다"고 말한다.

여고배구 신입생 중에 장래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선수가 서채원(180cm)이다. 대구여고 1학년이 되는 선수다. 대구여고(교장 이종운)는 올해 '큰 꿈'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주로 4강 또는 6강권에 맴돌았지만, 올해는 '여고배구 최강' 선명여고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실제로 여고배구 감독들에게 올해 판도와 전망을 물어본 결과, 대부분이 대구여고를 진주 선명여고, 서울 중앙여고, 일신여상과 함께 4강 전력으로 꼽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력 누수가 적고, 지난해 여중배구 최강자로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한 대구일중의 서채원, 정윤주, 박사랑 3인방이 새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대구여고는 이들 신입생 3인방과 청소년 대표팀 출신인 권민지(180cm·3학년)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입생 중에서 서채원은 단연 눈길을 끈다. 대구일중에서도 팀 내 공격 득점이 가장 많은 핵심 공격수였다. 지난해 유스(U17)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유스 대표팀에는 중학생 선수가 4명뿐이었다. 그만큼 실력과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유스 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며, 올해 9월 열리는 유스(U18)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엄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2관왕'... 동생도 배구 선수

서채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우월한 스포츠 유전자를 타고난 측면도 있다. 엄마가 정구 국가대표 선수로 아시안게임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서채원의 엄마인 이미경 씨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정구 여자 개인전 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개의 금메달(2관왕)을 목에 걸었다. 당시 정구 실업팀인 대구은행 소속이었던 이미경 씨는 은퇴 이후 현재까지도 대구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엄마의 스포츠 유전자를 물려받은 서채원과 여동생 서채현은 현재 배구 선수로 꿈을 키워가고 있다. 대구일중 2학년인 서채현은 세터를 맡고 있다. 서채원 자매가 배구를 하게 된 것도 엄마의 적극적인 권유와 지원 때문이었다.

서채원의 현재 신장은 180cm다. 병원 진단 결과 185cm까지 클 수 있다는 소견도 나왔다. 포지션은 레프트와 센터를 병행하는 멀티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레프트 공격수로 윙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도 적극 참여한다. 또한 센터 공격수로 블로킹이 좋고 속공도 구사한다. 기본기가 두루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장래를 위해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게 하려는 차원도 있다.

김연경·이주아가 롤모델... "기본기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이대희 대구여고 감독은 유스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치고 나면, 서채원에게 본격적으로 윙 공격수를 맡길 생각이다.

서채원도 "김연경 언니가 나의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어린 배구 선수들에게 김연경은 '당연한 롤모델'이 된 지 오래다. 서채원이 김연경을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 더 현실적이다. 공격과 수비를 함께 잘하는 '완성형 공격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센터 공격수 중에는 이동공격과 기본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이주아(흥국생명)를 롤모델로 꼽았다.

이처럼 '기본기가 좋은 선수'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다른 여고배구 팀의 A감독도 "서채원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구를 잘했고, 기본기가 잘 돼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서채원은 대표팀 경험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이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실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난 후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생기고 시야도 넓어진 거 같다"며 "플레이하는데 여유가 생기면서 실력도 늘어난 거 같다. 대표팀의 체력 관리 프로그램이 좋아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토털 배구-완성형 공격수'로 성장 기대
 
 이대희 대구여고 감독
ⓒ 박진철
 
대구여고는 올해 선수 구성이 풍성해지면서 팀 전술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구여고는 윙 공격수인 권민지, 서채원과 센터 김미경이 똑같이 180cm로 가장 크다. 그리고 세터 박사랑이 178cm, 레프트 겸 센터 정윤주가 177cm다. 주전급 멤버들이 골고루 장신이다. 여고배구 팀 중에서 선명여고, 남성여고와 함께 3대 장신 군단에 속한다. 또한 전체적으로 기본기가 좋고 멀티플레이어가 많다.

때문에 올해부터는 '토털 배구'로 팀 스타일을 바꾸기로 했다. 이대희 감독은 "대구여고가 그동안 레프트 공격수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체제였다"며 "올해는 주 공격수라는 개념보다 플레이를 다양하게 가져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전 멤버들이 대부분 기본기와 기술이 좋아서 백어택도 가능하고, 2단 연결도 잘하는 편이기 때문에 토털 배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토털 배구를 바탕으로 하는 스피드 배구'는 세계 정상급 팀들의 대세가 된 지 오래다. 한국 여자배구가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런 배구로 가야 하고, 완성도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시도는 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김연경 이후를 생각한다면, 절실함은 더 커진다. 서채원이 토털 배구 시스템에서 완성형 공격수로 성장해주길 기대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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