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클럽 새 캐디 새 무대..이름 빼고 다 바꾼 이정은6

김지한 2019. 2. 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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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호주오픈서 LPGA투어 데뷔
"경험·포인트 쌓다 보면 좋은 결과"
지난해 10월 열린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시도하는 이정은. [사진 KLPGA]

‘한국 수퍼스타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지난 11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지역 매체인 아워 스포팅 라이프 SA는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공식 데뷔하는 이정은(23)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14일 호주 애들레이드 그레인지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호주여자오픈 출전을 앞둔 이정은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올해 치르는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게 목표”라면서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LPGA Q시리즈 수석을 확정한 뒤 리더보드 앞에서 기뻐하는 이정은. [사진 LPGA]

이정은은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6관왕을 지낸 준비된 신인이다. 지난해엔 국내 투어에서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해 ‘지옥의 레이스’로 불렸던 8라운드의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고민 끝에 미국 행을 선택했다. 이정은은 지난해 12월부터 전남 해남과 태국 등에서 7주간 몸을 만든 덕분에 컨디션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정은은 12일 “지난해 여러 대회에 출전하면서 빠졌던 근육을 보충하려고 노력했다. 태국에선 쇼트게임과 100m 이내 샷을 가다듬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즌 내내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체력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시즌 후반기에 근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틈틈이 보강 운동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LPGA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정은. [연합뉴스]

이정은은 국내에서 그랬던 것처럼 LPGA투어에서도 숫자를 붙인 ‘이정은6’라는 이름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LPGA투어 도전을 앞두고 바꾼 것도 많다. 퍼터와 웨지를 제외한 모든 클럽을 신형으로 교체했다. 그는 “바꾼 클럽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또 미국 무대에서 빠른 적응을 위해 경험이 풍부한 애덤 우드워드(호주)를 새 캐디로 정하고, 호주여자오픈부터 호흡을 맞춘다. LPGA투어 공식 데뷔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선 성적보다는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무대로 삼겠다는 게 이정은의 생각이다.

미국의 골프 칼럼니스트 론 시라크는 최근 2019 LPGA투어를 전망하면서 이정은을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았다. 이정은이 만약 신인상을 차지한다면 2015년 김세영을 시작으로 전인지(2016)-박성현(2017)-고진영(2018)으로 이어지는 한국 선수 신인왕 계보를 잇게 된다.

지난해 10월 열린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는 이정은. [사진 KLPGA]

역대 신인상을 받았던 한국 선수들은 LPGA 데뷔전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가 많았다. 2016년 신인왕 전인지는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감기몸살에도 공동 3위에 올랐다. 또 2017년 신인왕 박성현은 HSBC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신인왕 고진영은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고진영은 특히 LPGA 투어 역사상 67년 만에 데뷔전에서 우승한 루키가 됐다.

그러나 이정은은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가겠다고 했다. 이정은은 “국내에선 여러 가지 상을 받아봤지만, LPGA투어에선 다시 신인이다. 가능하면 많은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라며 “꾸준하게 신인왕 포인트를 쌓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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