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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LG 새 외인투수 켈리, SK 켈리만큼 할까

조회수 2019. 2. 15. 13: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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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⑦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
LG의 케이시 켈리는 SK의 메릴 켈리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까.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지난해 LG 트윈스는 9월 이후 추락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선발 원투펀치인 소사와 윌슨은 투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1-2위를 차지하며 무려 13.6을 합작하는 등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팀 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둘 모두 시즌 9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 WAR 7.4를 기록한 소사의 경우 12시즌 이후 7년간 KBO리그에서 활약한  장수 외인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도미니카 국적 선수들의 소득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거 소급분을 포함 거액(연봉 중 최대 80%)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세금 문제와 함께 후반기 부상과 부진으로 페이스가 떨어진 소사와의 재계약은 이로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LG는 미국 국적의 윌슨과는 재계약했지만, 소사를 대신할 선수를 바로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의 팬이라면 낯익은 탑 프로스펙트 출신인 케이시 켈리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이다.

#HISTORY

▲ 켈리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플로리다 주 사라소타 고등학교를 졸업한 켈리는 당시부터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교 시절 유격수와 투수를 겸업하던 켈리는 미식축구도 병행했는데 테네시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선수였다.

미식축구에서도 쿼터백을 맡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춘 켈리는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마지막 순번인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을 받았고, 300만 달러라는 상당한 계약금을 받으며 대학 대신 프로 진출을 선택한다.

보스턴은 켈리를 투수로 육성하고 싶어 했지만 선수 본인의 강력한 주장으로 켈리의 프로 커리어는 유격수로 시작한다. 2008년 R팀과 A-팀을 거쳤지만 .586이라는 초라한 OPS를 기록한 켈리는 결국 이듬해인 2009년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켈리에 대한 평가는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켈리 연도별 유망주 순위 (BA/BP) 
2010(24/30) 2011(31/48) 2012(76/78) 2013(45/77)

당시 또 다른 1라운더였던 탑 프로스펙트, 클레이 벅홀츠와 레드삭스 최고 유망주로 뽑히던 켈리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높았다. 벅홀츠+켈리+@를 트레이드카드로 쓰면 최정상급 선수도 영입할 수 있다는 말이 한국 레드삭스 팬들에게서 나오며 ‘벅켈알’이라는 은어가 나올 정도였다.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켈리는 2010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애드 곤조 트레이드(애드 곤조 ↔ 케이시 켈리, 앤서니 리조, 레이몬드 푸엔테스, 에릭 패터슨(추후 지명))때 핵심 카드로 트레이드된다.

파드리스 이적 후 팔꿈치 통증을 겪으며 유망주 랭킹은 다소 떨어졌지만, 마이너 레벨에서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여준 켈리는 마침내 2012년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6G 2-3 ERA 6.21 29이닝)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빅리거로 자리를 잡아야 했을 2013년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이 재발하며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아 13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14시즌에도 막판에 복귀해 4번의 등판만을 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15년에는 AA와 AAA를 오가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음에도 콜업됐지만, 부상 전의 모습을 찾지 못하며 결국 트레이드되고 만다. 공교롭게 올시즌 KBO리그로 같이 오게 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반대급부로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것이다(베탄코트 ↔ 켈리,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이적 후 AAA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이며 빅리그에 올라와 불펜으로 뛸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구위가 좋은 편이 아니라 인상적인 활약은 남기지 못했고, 마이너 FA 자격을 얻어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방출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 계약을 맺어 AAA에서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AAA에서 선발로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빅리그에서는 불펜으로 모습을 보였다.

특급 유망주에서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고가는 저니맨이 되고만 켈리는 18시즌 종료 후 불확실한 빅리그 도전을 이어 나가는 대신 LG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였고 태평양 건너 KBO리그 무대에서 야구 인생의 새 장을 열게 됐다.

▲ 케이시 켈리의 MLB 시절 활약상


#플레이스타일

▲ 켈리의 프로 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기본적으로 속구 구속과 구위가 강점인 투수는 아니다. 토미존 서저리 이후 최고 150km(93~94마일) 정도의 포심을 구사할 수 있지만 선발 투수로는 평균 145~146km(91~92마일)정도의 구속을 기록했다.

포심과 구속 차이가 1마일 안쪽인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롯데가 새로 영입한 제이크 톰슨처럼 포심과 투심을 혼용해서 던지는 타입의 싱커볼러다.

▲ 켈리의 메이저리그 (12, 15~16, 18) 구종 레퍼토리

© 출처: Baseball Savant/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소수점 첫 자리 반올림)

켈리는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다. 앞서 언급했듯 포심과 투심, 두 가지의 패스트볼을 구사할 수 있고 브레이킹볼로는 커브와 슬라이더, 오프스피드 피치는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딜리버리가 일정한 켈리는 커맨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이 다섯 가지 구종들과 뛰어난 커맨드 능력을 통해 타자와 승부하며, 이닝 소화 능력도 준수하다.

기본적으로 좌우를 가리지 않고 모든 구종을 구사하지만, 우타자에게는 포심과 커브의 활용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좌타자에게는 투심과 체인지업의 활용도가 비교적 높다.

▲ 켈리의 메이저리그 우타자 상대 커브 히트맵

© Baseball Savant

▲ 켈리의 메이저리그 좌타자 상대 커브 히트맵

© Baseball Savant

패스트볼 계통을 제외하고 켈리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구종은 바로 커브다.

켈리의 커브는 130km 전후(80~81마일)에서 형성되는데, 각이 굉장히 큰 편에 속하는 이른바  '12 to 6' 커브다. 우타자에게는 바깥쪽 낮은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헛스윙을 유도(헛스윙% 18.7%)하는데 사용했고, 좌타자에게는 낮은 존 안에 넣어 범타를 유도(헛스윙% 11.4%)하는 모습을 보였다.

▲ 켈리의 메이저리그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

© Baseball Savant

▲ 켈리의 메이저리그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

© Baseball Savant

또 오프스피드 피치치고는 다소 빠른 편의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최고 141km(88마일), 평균 137~138km(86마일) 정도의 구속대를 보이는 편인데 무브먼트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공이 꿈틀거리는 모습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인데 역시 무브먼트가 좋은 편인 투심과 함께 구사했을 때 타자들에게 굉장히 위협적이다. 그러나 구종 자체에 기복이 조금 있는 편이다.

우타자에게는 투심과 함께 존 안에 넣어 범타를 유도하는 목적(헛스윙% 5.8%)이며, 좌타자에게는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며 빠져나가는 궤적을 통해 헛스윙(헛스윙% 16%)을 유도하려 했다. 좌타자가 상당히 많은 KBO리그 특성상 켈리의 체인지업이 어느정도 위력을 발휘하느냐가 성공을 결정지을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평균 137~138km(86.5마일) 정도의 슬라이더는 잘 구사하지 않으며 보여주는 정도의 구종이다.

▲ 켈리의 메이저리그 시절 각 구종별 피안타율 좌/우 스플릿

© Baseball Savant

마이너리그 시절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아쉬운 구속과 구위 때문에 패스트볼과 오프스피드 피치인 체인지업이 난타당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2to6 커브는'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좋은 성적을 남겼다. 리그의 변화로 현재 구속과 구위가 경쟁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커브의 위력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는 아웃 코스 위주로 투구를 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커맨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인정받았던 투수이기 때문에 리그의 변화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우의 존이 미국보다 넓은 편이고, 구위가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수준이며  무엇보다 홈 구장이 잠실이다. 존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타자들을 당황하게 할 수 있는 투수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 비교

▲ 외국인 투수들 성적 비교.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켈리는 현재 팀 동료인 타일러 윌슨과 싱커(투심)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흡사하다. 다만 윌슨이 체인지업을 많이 구사하지 않고, 커브보다 커터를 활용하는 타입의 선수라는 차이점은 존재한다.

그러나 활용도의 차이가 있을 뿐, 투구 옵션 자체는 매우 흡사한 편이다. 두 선수는 포심과 투심을 혼용하며, 커브를 구사하고, 슬라이더(커터)를 던지며 체인지업을 던진다.

히어로즈의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과도 유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지난해 한화 대체 선수였던 데이비드 헤일도 비교 대상으로 꼽을 수 있다.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싱커볼러라는 큰 틀이 같고, 구위와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진 못했다는 점 역시 같다.

땅볼 유도형 투수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내야진의 수비력이 성적을 결정한다는 것. 1-2선발을 맡아줄 윌슨과 켈리 모두 싱커볼러이기 때문에 LG는 탄탄한 내야진을 완성시키는 것이 팀 성적 향상을 위한 우선 과제다.

#체크포인트

커맨드 능력을 갖춘 다양한 레퍼토리의 싱커볼러인 켈리의 성적을 결정할 포인트는 명확하다. 앞서 언급한 내야진의 수비 뒷받침이 바로 그것.

문제는 올시즌 LG 내야진의 구상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다. 당장 핫코너인 3루를 맡을 선수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차명석 신임 단장은 공개적으로 3루수 트레이드를 언급하고 진행하는 상황이다.

유격수 오지환-2루수 정주현이라는 센터라인은 정해져 있지만, 오지환은 자신의 수비력에 비해 쉬운 타구들을 간혹 처리하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리고 오랜기간 유틸리티로 활용되던 정주현은 센터라인 내야수로서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이진 못했다.

또 이번에 새로 합류한 외국인 1루수 토미 조셉 역시 커리어 내내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 즉 현재 시점에서 내야 수비진의 완성도는 물음표 그자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다수 싱커볼러가 그러하듯, 좌타자에 약점(vs우타자 피OPS 0.829 / vs좌타자 피OPS 0.915)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체인지업이 리그 안착의 열쇠가 될 것이다. 구종 자체의 무브먼트는 매우 좋지만 기복이 심했던 체인지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위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체크 포인트는 건강이다.

1라운드 지명자였던 켈리는 뛰어난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중요한 시점 부상으로 그 재능을 만개하지 못한 케이스다. 또 LG와 작년 함께했던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하며 시즌 구상이 망가져 버린 점을 감안하면 LG는 건강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3년 토미존 수술 이후 회복해 꾸준히 선발로 활약했던 선수고, 최근 2년간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꽤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중인 케이시 켈리 (사진: LG 트윈스)

잠실 투수가 된 후 리그 최상급 성적을 올리고도 많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소사와 이별한 LG는 그의 대체자로 켈리를 택했다. 켈리는 다양한 레퍼토리와 좋은 커맨드를 갖춘 투수이기 때문에 수비진의 도움만 더해진다면 안정감있는 성과가 기대되는 카드다.

새로 KBO리그에 선보이게 된 케이시 켈리가 등록명이 같은 SK 전 에이스 메릴 켈리만큼 뛰어난 활약(연평균  WAR 6 이상, 시즌 평균 12승)을 보이며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원문: 이상평 기자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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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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