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류현진' 만난 안우진 "나도 언젠가는 빅리그에서"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차세대 에이스' 안우진(20·키움 히어로즈)이 미국 땅에서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46)와 현역 빅리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을 만났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품은 '메이저리거'의 꿈이 다시 꿈틀거린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만난 안우진은 "박찬호 선배님 앞에서 불펜피칭을 하고, 류현진 선배와 대화도 나눴다.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임원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박찬호는 팀의 훈련이 끝난 뒤 키움 캠프를 찾아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봤다.
류현진은 다저스 캠프가 열기기 전, 키움 캠프를 방문해 젊은 투수들과 대화했다.
안우진은 "위대한 투수 두 분의 조언을 마음속에 새겼다"고 했다.
박찬호는 안우진에게 "네가 던지고 싶은 위치에 공을 넣기 위해 목숨을 걸어라. '정확하게 던지는 건'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조언했다. 안우진은 "현역 시절에 강속구를 던진 선배께서 정확성을 강조하셔서 더 마음에 와닿았다"고 했다.
류현진은 특유의 천진난만한 말투로 안우진에게 "나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데 내가 무슨 조언을 하냐"라고 말하면서도 "너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하다. 자신 있게 던져"라고 격려했다. 안우진은 "프로에 입단하기 전, 류현진 선배 관련 기사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우상을 직접 만나니 가슴이 떨렸다"고 떠올렸다.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갖춘 안우진에게 '대선배'들과의 만남은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다.
안우진의 꿈도 '메이저리그 진출'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건 아니다. 내 또래 친구들처럼 나도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며 "메이저리그에서 대단한 기록을 세운 박찬호 선배님과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활약하시는 류현진 선배를 직접 뵙고 나니 '나도 언젠가는 빅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은 "KBO리그에서 배워야 할 게 정말 많다"고 느낀다.
고교 시절 안우진은 강백호(kt wiz), 곽빈(두산 베어스),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등 뛰어난 자원 속에서도 '고교 최고 투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안우진은 "다른 친구들과 비슷했다"고 몸을 낮추지만, KBO리그 스카우트 모두가 '2018년 신인 최대어는 안우진"이라고 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고교 시절 후배 폭행에 가담한 혐의로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아 다른 신인들보다 늦게 KBO리그 무대에 섰다.
"깊이 반성했다. 앞으로도 반성하겠다"고 사과한 안우진은 마운드 위에서도 꽤 오래 고전했다.
안우진은 "처음 두 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무실점을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경기(6월 2일 LG 트윈스전 3이닝 6피안타 6실점)에서 무너졌다"며 "정말 프로의 벽은 높았다. 높은 벽을 실감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투구 폼이 작아졌다. 그 영상을 보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던진 것 같다"고 했다.
안우진은 정규시즌을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1로 마쳤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차세대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9이닝 7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더니,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6⅔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안우진은 "선배들께 조언을 얻으면서 후반기부터 좋아졌고, 포스트시즌에서는 꽉 찬 관중석에서 나오는 열기에 취해서 겁 없이 던졌다"고 떠올렸다.
2019년 안우진은 키움의 선발 투수로 나설 계획이다.
안우진은 "또 한 번 높은 벽을 실감할 수도 있다. 고교 시절에는 1년에 60∼70이닝을 던졌다. 고교주말야구제 덕에 충분히 쉬고 던지기도 했다"며 "이제 5일에 한 번씩 던지고, 1년 동안 정말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최원태 선배 등 많은 선배에게 배우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실망하게 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올해 안우진의 목표는 10승과 우승이다.
안우진은 "어려운 목표지만 10승은 꼭 하고 싶다. 10승은 해야 팀에 도움을 드리는 게 아닐까"라며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정말 행복했다. 동시에 SK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저 자리에 우리 팀이 있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도 느꼈다. 선배님들을 도와 꼭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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