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아들 강성욱 "허훈 형 기다려"
허재·김유택 아들 이어 2세 돌풍
지난해 전국대회 3관왕 이끌어
아빠 빼닮은 코브라슛 일품
미국프로농구(NBA)의 유명한 지도자인 조던 라우리(미국)는 지난 21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KBL(프로농구연맹) 유스 엘리트 캠프에서 15세 소년의 플레이를 본 뒤 이렇게 말했다. 라우리는 골든스테이트의 클레이 톰슨을 가르쳤던 세계적인 스킬 트레이너다.
강성욱은 지난해 호계중을 전국대회 3관왕(춘계중고농구연맹전·협회장기·연맹회장기)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3월 춘계연맹전 결승에선 3점 슛 10개를 포함해 32점을 몰아넣었다. 한 경기에서 홀로 46점을 넣은 적도 있다.
강성욱은 “아빠가 ‘코트의 마법사’라고 불렸다는데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봤는데 진짜로 슛과 패스 모두 잘해서 깜짝 놀랐다. 나도 아빠처럼 슛을 쏠 때 팔을 완전히 쭉 펴지 않고 굽히는데 그런 점까지 닮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강성욱에겐 꿈이 있다. 아빠처럼 프로농구 선수가 돼서 코트를 누비는 것이 첫 번째 꿈이다. 두 번째 꿈은 ‘허동택 트리오’의 2세들과 함께 나란히 코트에서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강성욱은 “난 아직 돌파를 할 때 힘이 모자란다. 부족한 면이 많다. 반면 허훈 형은 아빠처럼 슛과 돌파력이 모두 뛰어나더라”며 “언젠가 허훈 형의 패스를 받아 슛을 쏴보고 싶다. (김유택 전 중앙대 감독의 아들인) 김진영 형의 경기 영상도 본 적이 있는데 스피드가 엄청 빨랐다. 아직 어리지만 먼 훗날 셋이 함께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허훈-강성욱-김진영이 함께 뛴다면 ‘허동택 트리오’가 아닌 ‘허성영 트리오’가 되는 셈이다.
조심스럽게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자 강성욱은 “어느 날 친구들이 ‘너희 아빠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 묻더라. 집에 갔더니 부모님이 아무 말씀이 없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속이 상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강성욱은 벌말초 4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키는 1m74㎝로 큰 편은 아니다. 오충열 코치는 “성욱이는 아침 일찍 나와 개인 훈련을 한다. 하루에 8~9시간 동안 훈련하는 악바리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강제 휴식을 시킬 정도”라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또 “처음에는 성욱이가 키가 작은 편이라서 농구를 하는 걸 말렸다. 아빠 때문에 상처받을까 두렵기도 했다. 그런데 ‘아빠가 왜 내 꿈을 막느냐’며 울면서 버텼다”며 “아빠의 잘못 때문에 중학생인 성욱이가 댓글을 보고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국농구 발전을 위해 성욱이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강성욱은 인터뷰를 마칠 즈음 “아버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
“아빠, 꼭 국가대표가 될게요.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강성욱 활약상 유투브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sWgF4bsOU1M
▶‘강동희의 아들’ 강성욱
출생: 2004년생(15세·경기도 용인)
가족관계: 아버지 강동희, 어머니 이광선, 동생 강민수
학교: 벌말초-안양 호계중 3학년
포지션: 포인트 가드 겸 슈팅가드
우승 경력: 2018 춘계중고농구연맹전, 협회장기, 연맹회장기
주요기록: 춘계연맹전 결승서 3점슛 10개 포함 32점
▶‘허동택 트리오’의 농구 2세들
허재 아들: 허웅(26·DB)·허훈(24·KT)
강동희 아들: 강성욱(15·호계중)·강민수(13·호계중)
김유택 아들: 최진수(30·오리온)·김진영(21·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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