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컸네' 허재 아들·1학년 얼리, kt의 봄이 됐구나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19. 3.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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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양홍석, 5시즌 만의 kt 봄 농구 견인
'kt의 현재이자 미래' 지난 시즌 최하위 kt는 올 시즌 정규리그 4위로 5시즌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사실상 예약했다. 돌풍의 중심에는 2년차 듀오 허훈(왼쪽)과 양홍석의 활약이 자리잡고 있다.(사진=KBL)
5시즌 만에 봄 농구가 눈앞에 다가온 부산 kt. 4일까지 정규리그 7경기를 남긴 가운데 4위(25승22패)를 달려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시즌 최하위(10승44패)에 머물렀던 팀이 맞나 싶다.

kt의 선전에는 2년차 듀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가드 허훈(180cm·24)과 포워드 양홍석(196cm·22)이다. 지난 시즌 프로에 데뷔한 둘은 올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일단 양홍석의 괄목상대가 더 눈에 띈다. 양홍석은 지난 시즌 44경기 평균 19분을 뛰며 7.6점 4리바운드 1.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45경기 평균 출전 시간이 30분53초로 크게 늘었다. 기록 역시 13.2점 6.8리바운드 1.6도움으로 좋아졌다.

전체 국내 선수 중 득점 7위에 리바운드 2위다. 대학교 1학년생 티가 났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당당히 정상급 국내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올스타전 역대 최연소 팬 투표 1위로 뽑힌 게 우연이 아니었다.

허훈의 2년차 시즌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허훈은 23경기 평균 28분33초를 뛰며 11.3점 2.3리바운드 4.4도움을 기록 중이다. 32경기 평균 26분40초를 뛰며 10.6점 2리바운드4.3도움을 올린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성적이다.

경기 수가 적어 정식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도움 전체 5위, 국내 선수 득점 11위에 해당한다.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아쉽지만 시즌 후반 복귀해 팀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3점슛이 지난해 경기 평균 0.9개에서 1.5개로 나아졌고, 승부처에서 상대 외인 수비에도 과감한 공격을 펼치는 강심장도 돋보인다. 농구 천재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의 피를 속이지 못한다.

지난 시즌과 천양지차인 상황에 둘의 표정도 확 달라졌다. 지난 1일 서울 삼성과 원정 승리를 이끈 뒤 둘은 다가올 봄 농구에 들뜬 표정이 역력했다. 첫 PO에 대해 "처음 올라가봐서 느낌을 잘 모르겠지만 신나서 하지 않을까 싶다"는 허훈과 양홍석이다.

'풋풋했던 1년 전' 양홍석(왼쪽)과 허훈의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당시 모습.(사진=KBL)
사실 둘은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워낙 팀 상황이 좋지 않았다. 나름 신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팀 성적에 묻혔다. 허훈은 서울 SK 안영준와 신인왕 경쟁에서 밀렸다.

하지만 추웠던 지난 시즌을 딛고 올 시즌 의기투합해 kt의 따뜻한 봄을 만들어가고 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은근한 경쟁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허훈은 양홍석에 대해 "우리가 잘 해야 팀이 성장하기 때문에 어리지만 서동철 감독님 등 코치진이 주축으로 밀어주신다"면서 "선의의 경쟁으로 플러스가 돼서 좋다"고 말했다. 양홍석도 "입단 동기지만 농구 선배인 훈이 형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양홍석은 "형에게 물어보면 알아서 하라고 하기도 한다"며 짐짓 농담 섞인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에 허훈은 "포지션과 역할이 다르고 굳이 내가 가르쳐줄 필요 없이 잘 하는 선수"라면서도 "아직 농구 경험이 적어서인지 움직임이 부족한 거 같다"며 농구 선배로서 사뭇 의젓하게 충고했다.

허훈의 말처럼 양홍석은 성장할 여지가 더 많다. 기량은 물론 신체적으로 더 크고 있다. 양홍석은 "지난 시즌보다 1cm가 더 커서 196cm"라면서 "(포털사이트나 뉴스에서 키를) 고쳐달라"고 귀띔한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더 큰 PO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허훈은 "팀의 공격 1옵션은 외국 선수"라면서도 "그러나 체력 부담이 많아 지쳐 있어 안 될 경우에는 내가 가드니까 승부처에서 자신있게 공격하려고 한다"며 승부사다운 기질을 보였다. 이어 "지금처럼만 내 기회, 내 역할을 다하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양홍석도 "시즌 초반에 비해 상대 견제가 심해지는 것 같다"면서 "원래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하면서 올라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훈이 형 조언대로 속공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의 시련을 딛고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허훈과 양홍석. 선의의 경쟁 속에 무럭무럭 커가는 2년차 듀오의 활약 속에 5년 만에 찾아온 kt의 봄 농구도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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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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