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없는 벤치-매직으로 휘갈긴 유니폼, 대전발 코미디 2편

박찬준 2019. 3.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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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스포티비 중계

2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과 대전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개막전.

어이없는 '코미디'의 연속이었다.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정작 '전쟁'을 이끄는 대전의 벤치는 썰렁했다. 벤치에 앉은 코칭스태프는 고종수 감독이 유일했다. 고 감독은 혼자서 경기를 이끌어 갔다. 고 감독 곁에는 선수 교체, 전술 변화 등을 논의해줄 코치진이 전무했다.

홈페이지를 보면 올 시즌 대전의 코칭스태프는 이기범 황연석, 혼돈 코치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는 여기에 황재원, 이정래 골키퍼코치가 추가로 더 있다. 전지훈련 역시 이기범 코치를 제외한 4명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이들은 벤치에서는 사라졌다. 이유가 있다. 황연석 황재원 이정래 코치가 K리그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도자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1급 이상의 지도자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경기 당일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다.

이날 황연석 황재원 이정래 코치는 경기 전후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경기 전 몸풀기는 물론, 하프타임 훈련도 진행할 수가 없었다. 골키퍼의 경우, 코치가 없어 주전 골키퍼와 서브 골키퍼가 힘을 모아 훈련을 하고 경기에 들어서는 촌극이 벌어졌다. 권헌규 사무국장은 "이날 이기범 코치가 스탠드에서 경기를 봤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K리그는 벤치에서 헤드셋 착용이 가능해, 외부에서 벤치로 상황을 전달해줄 수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코치는 헤드셋을 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코치 역시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안산전 한경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자격증을 가진 이기범 코치는 몸이 좋지 않다. 이 코치는 "지난해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해외 동계훈련도 함께 하지 못했다. 이날도 원래 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첫 경기인만큼 힘을 냈다"고 했다. 이 코치는 구단쪽에 병가를 내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치적 문제도 얽혀 있다. 이 코치는 팀을 떠난 김 호 전 대표가 데려온 인물이다. 이미 구단 안팎에서는 이 코치의 거취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코치가 병가로 휴식을 취하던, 팀을 떠나던, 계속해서 벤치에는 고 감독이 혼자 앉게 되는 상황이 이어진다.

'코미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공격수 뚜르스노프의 유니폼이 평소와 달랐다. 프린트 돼 있어야 할 이름 부분에 매직으로 '뚜르스노프'라고 적힌 흰 천이 덧대여져 있었다. 조기축구회에서도 나오지 않는 장면이었다. 이를 본 팬들은 "런닝맨 찍냐"고 비판에 나섰다. 알고보니 직원의 실수로 뚜르스노프의 유니폼에 등록명과 다른 이름이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확인한 대전은 응급조치에 나섰고, 결국 해외토픽에서나 나올 장면을 만들었다.

대전은 지난 시즌부터 온갖 잡음에 시달렸다. 중심에 김 호 전 대표이사가 있었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프런트 선임, 용역업체 계약, 선수단 계약 문제까지 열거가 어려울 정도다. 과거 대전 감독 시절부터 불거진 특정 에이전트와의 유착 의혹도 이어졌다. 이를 비판하는 서포터스와는 각을 세웠다. 61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선수단을 꾸리며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더니 결국 예산 부족으로 시의회와 갈등을 빚었다. 이사진들의 줄사퇴로 사면초가에 놓인 김 대표는 결국 사임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선수선발 테스트 논란이 이어졌다. 축구 '미생'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시작된 선수선발 테스트에서 2차 합격자 일부에 대해 점수 조작 의혹이 일었다. 1차 합격자 88명 가운데 7명의 점수가 높게 수정됐으며 이 중 5명이 2차 합격자 명단에 들었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로 논란이 커졌다. 결국 경찰이 나섰다. 대전시의 고발로 조사가 시작됐다. 이미 고종수 감독을 비롯해 직원들까지 조사를 받았다. 조사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며 구단 내부는 요동쳤다. 조사와 시즌 개막을 동시에 치르다보니 결국 탈이 났다.

그 결과가 이번 코미디다. 김 대표가 사의를 표한지 보름이 넘었지만, 정확한 행정처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도 뒷짐만 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단만 망가지고 있다. 코치 문제도 당초 내부적으로 반대가 많았지만, 이를 조율하고 해결해줄 수 있는 과정이 없었다. 시즌이 시작되면 뻔히 드러날 문제였지만, 끝내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유니폼 문제 역시 단순 실수가 아니다. 사무국장부터 장비 담당까지 프런트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책마련보다는 누구의 실수인지 '탓'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처럼 K리그에 불고 있는 훈풍 속 대전(구단주 허태정)만 역행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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