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People]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3.06. 11:59 수정 2019.03.0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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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단단한 모습으로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벌써 네 번째 만남, 매해 성장하는 모습으로 꾸준히 실력을 입증해 드디어 표지를 장식한 선수가 있다. 프로 데뷔 4년 차, 삼적화도 피해 간 삼성 라이온즈의 아이돌 구자욱의 이야기다. 전지 훈련지인 오키나와에서 만난 그는 홈런이 야구의 꽃이라며 맑게 웃어 보이던 신인의 모습에서 완전히 벗어나 어느새 건장해진 체격처럼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많이 변해있었다. 이제 팀을 위한 야구를 하겠다며 사뭇 어른스러워진 사자 군단의 미래이자 현재! 구자욱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2월 3일 인터뷰)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송서미 Location 온나 아카마 볼파크


#진격의 오키나와

삼성의 스프링 캠프지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기술 훈련보다는 선수들의 몸 관리와 보강훈련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코치진 인원도 대폭 늘려 선수들을 지원한다. 올 시즌 기필코 가을야구에 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 중에서 특히 기초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가 눈에 띄었다. 새 시즌을 위해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구자욱을 만나봤다. 

오키나와에서는 처음 인사하네요. 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안녕하세요.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 시즌 특별히 신경 써서 하는 훈련이 있나요?

지난 시즌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다치지 않도록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있어요. 부상 방지에 중점을 두고 부족한 점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지훈련 때만 하는 특별 훈련도 있는지 궁금해요.) 특별한 훈련은 없어요. 새로운 것보다는 기초 훈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처음에 했던 기본적인 훈련으로 돌아가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에 올 때마다 ‘이건 너무 좋다!’ 혹은 ‘이건 너무 싫다!’ 하는 게 있을까요?

싫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오키나와는 날씨도 좋고 훈련하기에 쾌적한 환경이거든요. 아주 만족합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운동할 때 바람이 좀 부는데요. 그 외에는 다 좋아요.

오키나와에 오면 훈련 외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

쉬는 시간에는 호텔 내에서 온천을 하는 편이에요. 또 주변에 맛있는 게 많아서 음식도 잘 챙겨 먹습니다.

전지훈련을 응원하러 오는 팬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팬들을 위해 오키나와 맛집을 추천해볼까요?

가게 이름은 기억이 안 나는데 돼지고기 샤부샤부가 굉장히 맛있어요. 지인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전화 예약을 해야 갈 수 있고 위치도 찾기 힘든 곳에 있더라고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소개하겠습니다.


#벌써 4년 차 삼성맨

지난 2015년 1군 데뷔 후 벌써 4년이 지났다. 구자욱은 데뷔 시즌부터 신인상 6관왕을 달성하며 남다른 출발을 보였다. 마른 몸에서 나오는 힘이 전에 없던 장타를 만들어내자 ‘포스트 이승엽’이라는 이름표도 붙었다. 그런 그는 4년 만에 연봉 3억 원을 기록하며 프로야구계에 또 한 번 획을 그었다. 이미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는 그는 타고난 사람이 아닌 노력형 천재인 듯했다.

벌써 프로 입단한 지 4년이 흘렀습니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기분은 어떤가요.

시즌을 준비하는 기분은 늘 같아요. 그래도 4년 차가 되니 조금은 요령을 터득했어요. 이번 시즌 역시 부상 없이 캠프를 마무리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연봉 3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잖아요. 훈련하는데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나요?

연봉은 3억 원이 됐지만, 개인적으로 몸이나 생각은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요. 다만 오른 연봉만큼 책임감이 생겼어요. 솔직히 기분도 좋고요. (웃음)

야구 선수들은 일찍 결혼하기도 하는데 결혼 생각은 없나요?

아직은 결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요. 물론 언젠가 하고 싶죠. 하지만 지금은 좀 더 야구에 열중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팬들이 이 대답을 굉장히 좋아할 것 같은데요?) 팬들이 원한다면 은퇴할 때까지 미뤄야겠네요. (웃음)

이번 시즌 스스로 조금 더 폭발시키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강한 타구를 보내고 싶어 벌크업을 통해 힘을 키웠어요. 단지 홈런을 많이 치겠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싶어요. 강한 타구로 안타를 치는 게 가장 바라는 부분입니다.

2015년 신인상 6관왕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꼭 받아보고 싶은 상 혹은 타이틀이 있는지.

최다 안타상도 받아 보고 싶고 타격왕도 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몸이 뒷받침돼야겠죠. 역시 꾸준한 몸 관리가 필요해요.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그런 상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엽 선수를 롤 모델로 삼았다는 얘기는 이미 여러 번 했어요. 하지만 이제 본인도 어엿한 4년 차 삼성맨이잖아요. 후배들에게 ‘나의 이런 점을 닮아라!’라고 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후배들은 저보다 훨씬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프로에 입단했을 거예요. 저를 닮기보다는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자신만의 플레이를 보여주면 팬들도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닮아가는 것보다는 개성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이르지만, 포스트 구자욱을 꼽아 본다면?

아직 후배가 많이 없네요. (웃음) 제 몸 하나 챙기기도 바쁜 사람이거든요. 모든 후배가 잘하기 때문에 누구 한 명을 꼽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경기를 뛰면서 ‘이 선배의 이런 면은 꼭 닮고 싶다!’ 하는 선배도 있나요?

(강)민호 형이요. 팀 분위기도 잘 잡아주고 경기도 잘 리드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점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리더십을 본받아야 할 것 같아요.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팀을 먼저 생각하며 플레이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어요. 닮고 싶습니다.

대구 토박이, 삼성맨이 말하는 ‘타 구단과 비교했을 때 삼성, 이거 하나만큼은 최고다!’ 하는 부분은요?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8번이나 한 팀입니다! 선수들도 그런 자부심이 있는데요. 그 자부심과 자신감이 제일 좋은 점입니다. 비록 지난 시즌 결과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여러 번 우승을 기록한 만큼 앞으로 또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인터뷰 내내 겸손함이 몸에 밴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시즌 0.333의 타율과 20홈런을 기록하며 훌륭한 성적을 남겼음에도 계속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는 구자욱. 시즌 중 다친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올해만큼은 반드시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고 싶다는 그는 사뭇 결연해 보였다.




#2018년의 구자욱

지난 시즌을 되돌아볼게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 있었겠죠?

경기 중 다쳤을 때 가장 아쉬웠어요. 경기에 못 나가면 저도 손해지만 팀도 손해잖아요. 몸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 스스로 너무나 실망스러웠어요. 그래서 올 시즌은 꾸준하게 몸 관리를 잘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반대로 만족스러웠던 부분도 궁금합니다.

여러 부분에서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을 때 타점을 기록한 경기들이 있어요. 칠 수 있을 때 쳐낸 몇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이긴 경기는 다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잘해도 팀이 지면 그 경기는 필요 없는 경기라고 생각해요.

이제 수비 위치가 어느 정도 고정된 것 같은데요. 외야수로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여전히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며 자신감이 생겼고, 이전보다는 안정적이고 여유롭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어떨 때 팬들의 사랑을 체감하나요?

잘했을 때요! 경기가 잘 풀렸을 때 팬들의 사랑을 가장 실감합니다. 팬분들의 함성이 클 때마다 소름이 돋아요. 경기에서 잘해서 단상에 올라갈 때 제일 기분 좋은 것 같아요.

3년간 함께한 이승엽 선수 없이 보낸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즌 초반 부진한 면이 있었어요. 팬들은 이승엽의 부재 때문이 아닌지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도 빈자리가 컸나요?

솔직히 선배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어요. 초반에는 고민도 많이 했죠. 그런데 이미 팀 내에도 좋은 선배들이 많더라고요. (이)원석이 형이나 (김)상수 형, (강)민호 형, (우)규민이 형, 윤성환 선배님, 권오준 선배님 등 좋은 동료들이 곁에 있다고 생각하니 힘을 낼 수 있었고 다행히 그 자리가 조금씩 메워졌어요. 선배의 빈자리를 동료애로 채운 시즌이었습니다.

‘내가 아프면 나뿐 아니라 팀 전체가 손해다’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이미 삼성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린 구자욱. 개인의 기록보다 팀의 순위 반등이 우선이라는 그에게 삼성이라는 팀과 날마다 동고동락하는 선후배는 가족과 다름없었다.




#구자욱에게 야구란

언젠가 은퇴를 하게 될 텐데 은퇴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아직 그런 생각은 못 해봤어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야구를 좀 더 잘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몇 살까지 야구를 하고 싶어요?

그것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웃음) 아직 그런 생각을 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좀 더 성숙해지고 나이도 더 들어야 할 것 같아요.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기량이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끝까지 계속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연예계 데뷔 제의가 들어온다면?

글쎄요. 말재주도 없고 유머 감각도 떨어지기 때문에 힘들 것 같아요. (웃음)

야구 선수가 아닌 본인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볼까요?

평범하게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지 않을까요? (어릴 때 야구 외에 흥미를 느낀 것은 없었나요?) 너무 어릴 때 야구를 시작했어요. 다른 분야에 흥미를 갖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학교 다닐 때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는데….




그럼 운동 외 여가는 어떻게 보내나요?

최근 구단 사장님께서 선수들에게 책을 한 권씩 선물하셨어요. 그래서 하루에 30분이라도 책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30분 읽었어요. (어떤 책이었나요?) ‘시를 잊은 그대에게’인가. 제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요. 짧은 시가 담긴 단편 시집입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웃음) (읽고 스스로 변화된 부분이 있나요?) 읽을 때만큼은 야구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어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한 곳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책을 선물해주신 이유 같아요.

공식 질문입니다. 구자욱에게 야구란?

야구는 제 인생입니다. 눈 뜨면 해야 하는 게 야구거든요.

나의 인생이라면 경기장에 나올 때 행복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겠어요.

사실 사람이라는 게 매일 행복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나오기 싫을 때도 있고 너무 즐거워하면서 나올 때도 있어요.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즐기려고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즐겁게 야구장에 나오려고 노력합니다. 모두에게 자기 일은 다 힘든 거니까요.

야구가 곧 인생이라는 구자욱에게 다른 질문은 불필요한 듯했다. 야구 외적인 이야기에 말수가 줄며 쑥스러워하던 그는 야구 이야기를 꺼내자 다시금 적극적으로 돌변했다. 천생 야구인. 사람인지라 야구를 하며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다고 표현했지만, 야구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은 시종일관 즐거운 얼굴이었다.




#2019시즌을 시작하며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벌써 네 번째 만남입니다. 새 시즌 시작에 앞서 또다시 인터뷰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더그아웃 매거진>은 즐겨보는 잡지입니다. 자주 인터뷰하는 만큼 매번 챙겨보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표지를 장식한 적은 없더라고요. ‘내가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한가 보다. 좀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표지를 장식하게 돼 영광스럽고, <더그아웃 매거진> 정말 사랑합니다! (웃음) (다음에 또 인터뷰 제의가 들어온다면 참여하실 건가요?) 그럼요. 너무 좋은 잡지이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하겠습니다.

상당히 빠른 발을 갖고 있지만, 도루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팀의 중심타자 임무에 충실하기 위함인가요?

도루가 발만 빠르면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여러 상황을 살펴봐야 해요. 경기에는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도루에 실패했을 때 팀에 미칠 안 좋은 영향들까지도 생각해야 해요.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매 순간 뛰어야죠. 하지만 아웃당하면 흐름이 상대 팀으로 확 넘어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벤치에서 도루 사인이 나거나 뛸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는 전력으로 뛰고 있어요.

그렇다면 올해도 많은 장타 생산에 집중할 생각인가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장타보다 타구에 힘을 더 싣고 싶어요. 홈런을 치는 것도 좋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웃음) 하지만 강한 타구를 치게 되면 야수들의 실수를 유발해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득점 상황이라면 타점도 올릴 수 있고요. 무작정 홈런을 노리는 것보다 효과적이죠.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면 자연스럽게 장타는 따라올 거예요.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최근 3년간 가을야구를 못 했기 때문에 가을야구에 가는 것이 저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성적보다는 팀이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꼭 가을야구 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시즌도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시면 가을야구에 가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팬들께 좋은 성과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파이팅!

***

매번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만남 때마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구자욱. 화려한 홈런이 아닌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안타를 때려내고 싶다는 그는 또 한 계단 올라선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마음뿐 아니라 몸도 성장해 있었다. 벌크업을 통한 변화까지 예고한 그의 이번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직 20%밖에 몸을 만들지 못했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그의 애교에 에디터도 녹아내렸다. 몸이 완성되면 당당히 공개하겠다며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다섯 번째 만남을 약속한 구자욱. 그때는 또 얼마나 더 성장할지 그와 다시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더그아웃 매거진 9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5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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