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원클럽맨' 우주성의 아주 특별했던 하루

김희선 2019. 3.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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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
경남FC는 5일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산둥 루넝과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16분, 우주성이 넣은 동점골은 경남 FC의 구단 ACL 첫 득점이었다. 득점 후 기뻐하는 우주성(15번).K League 제공
K리그 통산 134경기 출전, 5골 7도움.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 기록은 경남 FC의 수비수 우주성(26)이 지난 5년간 K리그에서 쌓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수비수라는 포지션 때문에 5년간 쌓은 공격포인트는 12개에 불과하지만, 그에게는 경남의 수비를 책임지는 선수라는 굳건한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그 자부심을 뒷받침하는 것은 올해로 6년째 경남에서만 뛰고 있는 '원 클럽 맨'의 자존심이다.

경남의 6년 차 원 클럽 맨 우주성은 자신의 '안방'인 창원축구센터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1차전 산둥 루넝(중국)과 경기를 치른 2019년 3월 5일을 영원히 잊지 못할 날로 기억하게 됐다. 우주성은 이날 경기 선발로 출전해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6분, 값진 동점골을 터뜨렸고, 그 후 김승준의 골로 이어진 2-1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 28분 그라치아노 펠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우주성은 이 골로 경남의 역사적인 'ACL 1호 골'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골을 넣을 기회가 많지 않은 수비수가, 그것도 처음 출전한 ACL 무대에서 골을 넣었으니 그 짜릿함은 분명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 이후 만난 우주성은 "기분이 좋기는 하지만 2-1로 이기다가 동점골을 허용해서 무승부가 됐다. 특히 펠레에게 두 골을 내준 부분이 수비수로 아쉽다"고 지극히 '수비수'다운 소감을 전했다.

무승부로 끝나긴 했지만, 이날 산둥전은 경남 선수들에게 'ACL 무대에서도 우리가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킨 뜻깊은 경기였다. 마루앙 펠라이니·그라치아노 펠레 등 'TV에서나 보던 선수들'과 함께 뛴 것도 의미가 깊다. 우주성은 "선수 생활은 물론이고 나중에 지도자가 되더라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이날 경기서 우주성이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주성은 동점골을 넣은 뒤 오른발 정강이 보호대를 풀어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댔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데다 상대팀이 그 '원흉'이나 다름없는 중국 클럽인 탓에 경기를 지켜봤던 많은 이들은 우주성의 세리머니가 '미세먼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정강히 보호대 세레모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우주성. 사진=창원·김희선 기자
하지만 우주성에게 직접 들은 세리머니의 의미는 달랐다. 그는 "경남에서 6년을 뛰었다. 원 클럽 맨이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정강이 보호대에 경남 엠블럼과 함께 우리 가족의 가훈 그리고 여자 친구 이름을 적어 뒀는데 이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고 함께 경기를 뛴다는 생각으로 펼친 세리머니"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경남과 가족은 매우 특별하다. 우주성은 부경고 황금기를 이끈 기대주로 연령별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등 한때 많은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그의 아버지 우상일씨 역시 부경고에서 축구선수로 뛰었던 '선배'로 아들을 축구의 길로 이끌었다. 일찌감치 축구의 꿈을 접은 아버지 대신 프로 선수의 길을 걷게 된 우주성은 2014년 경남 입단 이후 팀의 2부리그 강등과 1부리그 승격 그리고 올 시즌 ACL까지 다사다난한 경험을 해 왔다.

우주성은 "강등 첫해에는 많이 어려웠다. 환경과 팀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며 "2016년 김종부 감독님이 부임하면서 '원 팀'을 강조했고, 2017년 좋은 경기를 펼쳐 승격할 수 있었다"고 어려웠던 시기를 돌아봤다. 우주성은 경남이 승격한 그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현 K리그2)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됐다.

이어 우주성은 "경남에서 보낸 6년 동안 이 정도의 스쿼드를 갖춘 적이 없었다. ACL과 리그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팬들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ACL 골맛'을 보며 특별한 날을 보낸 우주성이지만, 경남과 우주성의 '특별한 한 해'는 이제 시작이다.

창원=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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