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들리는 다양한 얘기들 [스토리 발리볼]

김종건 기자 2019. 3. 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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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 슈미트. 스포츠동아DB
5월 초 캐나다 토론토에서 벌어지는 2019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봄 배구에 참가중인 팀들에게는 아직 먼 얘기겠지만 이미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 팀들에게는 귀가 솔깃한 내용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과연 어떤 선수가 올해 행사에 나오느냐는 것이다. 현재 많은 에이전트들이 트라이아웃 참가를 위해 외국인선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V리그 팬들에게 친숙한 2명의 이름이 나왔다.

● 가빈·산체스, 이번 트라이아웃에 나오나 삼성화재에서 3시즌 동안 수많은 전설을 만들었던 가빈 슈미트와 대한항공에서 3시즌을 활약했던 마이클 산체스가 참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산체스는 자신의 사인이 담긴 서류도 보냈다. 가빈은 현재 소속팀의 경기일정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일정이 끝나면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가빈의 집과 트라이아웃 장소가 멀지 않아서 어떤 방식으로건 얼굴을 내비칠 전망이다.

남자 외국인선수들은 세금을 구단이 내주는 30만 달러의 몸값이 그리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통역과 집 자동차를 구단이 제공하고 가족을 위한 항공권도 제공한다. 이 정도면 실제 혜택은 40~45만 달러 이상이라고 본다.

구단이 선수들을 잘 대해주고 월급날이면 정확하게 돈이 들어오는 것도 이들에게는 만족스럽다. 이 때문에 빅 리그에서 엄청난 돈을 받지 않는 선수들이라면 한번 도전을 생각해볼 정도로 V리그의 평판이 좋다. ● 달라진 세금납부 방식이 변수인 여자 트라이아웃 문제는 여자다. 최근 실무회의에서 여자 외국인선수들의 몸값을 첫해는 15만 달러에서 18만 달러로, 재계약 때는 20만 달러에서 23만 달러로 올리기로 했지만 선수들이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달라진 세금납부 방식으로 선수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전보다 적어진다.

남자와는 달리 여자는 선수들이 세금을 낸다. 이전까지는 3%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나머지는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추가로 냈다.

하지만 이미 시즌을 마치고 떠나버린 몇몇 외국인선수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사례가 나왔다. 배구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국세청은 규정을 바꿨다. 올해부터는 20.2%의 세금을 먼저 내도록 했다. 이 바람에 선수들이 손에 쥐는 돈은 더 줄어든다. 실무회의에서도 이 때문에 몸값을 20만 달러, 25만 달러로 높이자고 했다. 몇몇 구단이 반대했다. 그래서 나온 절충안이 18만 달러, 23만 달러였다. 에이전트들은 이 액수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좋은 여자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참가인원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트라이아웃을 신청했던 외국인선수는 남자 102명, 여자 78명이었다. 몇몇 여자구단이 아끼려고 했던 몇 천만원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 토종 선수와의 몸값비교, 거품은 어디에 V리그 팬이라면 외국인선수 테일러를 기억할 것이다. 흥국생명에서 2시즌을 뛰었지만 부상으로 좋은 인연과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떠났다. 최근 테일러가 V리그와 관련해 부정적인 얘기를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테일러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얘기하는 와중에 V리그에서의 힘든 점을 다른 외국인선수들에게 들려준 모양이다.

테일러에 따르면 V리그는 외국인선수를 엄청 혹사시키는 곳이다. 맞는 말이다. 다른 어느 리그보다 외국인선수 의존비율이 높다. 몰빵 배구를 한다. 또 하나는 오직 배구에만 몰두시키는 환경의 부담이었다. 배구 이외의 다른 생활, 인생도 생각하는 외국인선수의 눈에는 시즌 내내 배구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V리그의 훈련과 생활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테일러는 토종 선수들과의 몸값을 비교했다. 많은 토종 선수들이 자신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데 힘든 것은 다 자신이 했다. 경기결과가 나쁘면 그 책임도 졌다는 내용이다. 테일러뿐만 아니라 지금 리그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선수도 속으로 이런 생각을 많이 할지 모른다.

지금 대부분 팀의 A급 토종선수들이 1억5000만원~2억원의 돈을 받지만 외국인선수는 그보다 적은 돈을 받으면서도 엄청난 공격부담을 감당한다. 잘하는 선수가 더 많이 받아야 하는 스포츠의 상식에 어긋나는 현상을 이들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부상도 많이 당한다. 노력만큼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혹사다. 기회가 된다면 외국인선수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으면 한다. 그들의 눈으로 문제점을 보고 고쳐야 발전이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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