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marvin? ③] 마빈, 한국 대표팀 가능성도 열어둔다

임기환 2019. 3. 2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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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marvin? ③] 마빈, 한국 대표팀 가능성도 열어둔다

(베스트 일레븐)

2016년, 세계 최고 클럽 레알 마드리드(레알)는 한국 나이로 17세에 불과한 한 흑인 소년을 영입했다. 마빈 올라왈 아킨라비 박(마빈)이다. 이 소년은 레알 입단도 입단이지만, 출신으로도 주목받았다. 스페인과 나이지리아도 모자라 한국까지 3중 국적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사실 3중 국적은 유럽에서 흔하진 않아도 이따금씩 보이는 출신이다. 마빈 박이 더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그의 혈통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어서다. 마빈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가슴 한구석에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박 마빈이다.


한국 대표팀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마빈이 한국 팬들에게 알려진 건 지난해 9월 8일 자 <베스트 일레븐> 보도(한국인 모친 둔 나이지리아 선수, 레알 2군서 뛴다)를 통해서다. <베스트 일레븐>은 당시 나이지리아 매체 <펄스>를 인용, 마빈의 존재를 국내에 알렸다. 이후로도 <베스트 일레븐>은 마빈의 현지 소식을 끊임없이 추적했고, 취재원과도 연락이 닿아 보다 깊은 취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소개할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베스트 일레븐>만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베스트 일레븐>은 심층 취재한 마빈의 성장 스토리를 [Who is marvin?]이라는 테마로 세 편으로 나눠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③편은 마빈의 한국행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저는 정말 빨라요(I’m really quick).”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에 남긴 마빈의 자기소개 멘트다. 내성적인 아이의 당돌한 자기 PR(홍보)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실제로 마빈은 레알 U-19팀에서 가장 빠른 선수다. 괜히 측면 날개 공격수로 뛰는 게 아니다. 레알에서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는 마빈은 최근 연령별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다. 한국 팬들로선 그 대표팀이 한국이 아닌 스페인이라는 사실에 애석함을 감출 길이 없을 듯하다.

산티 데니아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U-19 대표팀은 마빈을 호출했다. 마빈은 지난 1월 이탈리아를 상대로 한 친선 경기에 교체 출전해 28분을 소화했다. 이후 스페인 U-19 대표팀에 마빈이 누락됐다는 보도가 전해졌는데, 실은 부상 때문에 출전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어쨌든 이 대목에서 확실한 건 스페인축구협회에서 마빈을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하는 등 일찌감치 관심을 보였단 점이다. 스페인 쪽 오퍼는 갑작스러웠으나, 요청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한국 쪽(대한축구협회)에서는 아직 직접적 연락은 없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 <베스트 일레븐>은 대한축구협회에 연락을 취했다. 마빈은 나이로 치면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마빈을) 영상을 통해 체크는 했다. 그러나 실무적인 접촉은 없었다. 삼중국적 등 걸리는 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마빈 측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마빈 측 생각은 어떨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한국 축구 팬과 독자들이 더 궁금해하지 않을까 싶다. <베스트 일레븐> 취재 결과 마빈 측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세 국적 중에서는 나이지리아보다는 스페인과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선수 본인의 생각이다. 마빈은 어머니와 형에게 그때그때 조언을 구하고 따르면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바른 길로 나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 축구와 팬 처지에서 하나 다행인 점은 마빈이 스페인에서 태어나 영국 등 유럽에서 주로 생활했고, 한국은 어렸을 때 딱 한 번 방문한 게 전부지만 한국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갖고 있다는 거다. 마빈은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후문이다.

마빈의 성은 모든 한국 성 씨 중 두 번째로 많은 밀양 박 씨다. 조금 비약하자면 신라 건국자 박혁거세의 후손인 셈인데, 마빈이 여기까지 알지는 모르겠지만 박 씨라는 데 자부심은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출신보다 중요한 건 마빈이 현재 머문 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곳에 오르려 한다는 점이다. 마빈 박은 피치 위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 외전에서 계속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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