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일행 일부 표도 안 끊고 밀고 들어와 유세"

김형준 2019. 3. 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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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경남FC가 홈 관중들 앞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명승부를 펼치고도 난데없는 정치권 '헛발질'에 된서리를 맞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K리그 경남FC 경기장에 입장해 4ㆍ3보궐선거 유세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중징계 위기에 처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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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명승부 펼치고도 ‘정치 날벼락’에 허탈… 팬들 “정치권 헛발질에 구단만 피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당명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 지난 30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때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를 금지한 경기장 안으로까지 들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프로축구 경남FC가 홈 관중들 앞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명승부를 펼치고도 난데없는 정치권 ‘헛발질’에 된서리를 맞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K리그 경남FC 경기장에 입장해 4ㆍ3보궐선거 유세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중징계 위기에 처하면서다.

경남 구단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 일행은 4ㆍ3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이날 창원축구센터에 입장해,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손은 흔들고 검지와 중지를 펴 강기윤 한국당 창원성산 후보의 선거기호인 ‘2번’을 만드는 등 유세 활동을 펼쳤다. 강 후보도 당명과 선거기호, 이름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 황 대표 곁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인기가 늘어난 K리그 경기장에 숱한 시민이 몰리며 선거운동에 매력적인 공간이 됐다는 건 반가운 일이라지만, 황 대표 일행이 경기장 안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중징계를 걱정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선 황당할 노릇이다. 실제 프로연맹 정관에 따르면 경기장 내 △정당명ㆍ후보명ㆍ기호ㆍ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 착용 △정당명ㆍ후보명ㆍ기호ㆍ번호 등이 적힌 피켓, 어깨띠, 현수막 등 노출 △정당명ㆍ후보명ㆍ슬로건ㆍ기호ㆍ번호 등이 적힌 명함 및 광고지 배포는 전면 금지된다. 때문에 이날 유세에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와 같은 규정 때문에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장외 유세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경기에 출전한 경남의 쿠니모토(왼쪽)와 배기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구단은 밀려들어오는 관중 틈에 끼어 들어온 정치인들을 막아내지 못한 게 원통하다. 구단 관계자는 “(황 대표 측이나 자유한국당으로부터)경기장에 입장하겠단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면서 “입장 편의를 제공한 일은 결코 없다”고 억울해했다. 구단 측은 “황 대표 측 일행 가운데 일부가 경기 입장권을 구매하지 않고 밀고 들어온 데다, 경호원의 안내를 사실상 무시하고 경기장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남은 구단의 상징 색인 붉은색 상의를 입고 홈 경기를 찾으면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등 경기장에 ‘붉은 물결’이 일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날은 ‘엉뚱한’ 붉은 옷 때문에 걱정이 늘었다. 경남은 이날 전반 16분 대구 세징야(30)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0분과 추가시간 2분 주장 배기종(36)이 동점ㆍ역전골을 터뜨려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경기장을 찾은 5,873명의 관중을 열광케 했지만, 정치권의 물불 가리지 않는 그릇된 선거운동 탓에 찬물을 뒤집어쓸까 노심초사하는 처지가 됐다.

팬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정치권 헛발질에 구단만 피해보게 된 실정”이라며 황 대표측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구단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축구관계자는 “시ㆍ도민구단이 정치적으로 휘둘리는 모습은 많이 봤어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구단에 대한 황 대표 측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며 혀를 찼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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