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이 밝힌 첫승 비화, "무의미한 압박, 비디오 미팅으로 바꿨다"

한준 기자 2019. 3. 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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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삼성 주장 염기훈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2주의 시간 동안 개인 시간을 들여서 선수들끼리 비디오 미팅을 한 것이 헛되지 않았다. 보람이 있었다."

수원 삼성의 2019시즌 첫 승 주역은 두 골을 넣은 타가트와 더불어 1골 1도움을 기록한 '영원한 캡틴' 염기훈(36)이었다. 수원은 3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에 3-1로 승리했다. 3연패 뒤 첫 승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염기훈은 "1승하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것은 올해 처음 알았다"며 웃었다. 염기훈은 3연패 뒤 A매치 기간 휴식기로 팀이 정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정말 우리에겐 (A매치 휴식기가) 도움이 됐다. 휴식기 없이 바로 했다면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2주간 선수들끼리 미팅도 많이했다. 2주를 잘 보낸게 첫 승의 계기가 된 것 같다. 2주동안 선수들이 정말 개인 시간을 빼어 비디오 미팅을 한 것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다. 보람이 있다."

이임생 감독 체제에서 수원은 라인을 높이고 강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가두는 경기를 준비했다. 빠른 속도로 상대를 타격하고자 했다. 인천전에 이 점이 잘 통했다. 욘 안데르센 인천 감독은 경기 후 회견에서 "수원의 전방 압박에 선수들이 당황했다"고 인정했다.

이전 3연패 과정에는 전방 압박을 시도했으나 잘 먹히지 않았다. 염기훈은 효율적으로 체계적인 압박을 2주 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수비 라인에서 우리가 무의미하게 앞으로 압박하는 게 아니라, 한쪽으로 몰아서 하자고 했다. 오늘은 오른쪽으로 압박을 많이 하자고 했다. 압박을 했을때 수비 라인에서 준비를 잘해서 쉽게 걷어내거나 커트하자고 얘기했다. 비디오를 보면서 타가트가 만일 볼이 왼쪽으로 가면 기다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가는 걸 막으면서, 왼쪽-오른쪽 선수들이 패스가 아닌 킥을 하도록 압박을 하자고 얘기했다. 오늘 그런 부분이 많이 나왔다."

▲ 염기훈이 1골 1도움으로 수원의 첫 승을 이끌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전 수원은 여전히 불안했다. 후반전에 더 좋아졌다. 하프타임에도 선수들의 미팅이 치열했던 결과다.

"감독님도 플레이를 잘하고 있다고 하셨다. (김)종우, (최)성근이가 미드필더로 섰을 때 두 명이 다 공격으로 올라가서 (상대가) 역습을 하면 앞이 없다고, 한 명이 올라가면 한 명은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그걸 후반전엔 잘 했다. 역습 상황에서 커트나 지연 역할을 잘 해줬다. 그런 부분에서 힘이 됐다."

염기훈은 득점 과정의 열쇠이기도 했다. 차분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팽팽하던 1-1 균형을 깬 타가트의 골은 염기훈의 예리한 공간 크로스를 통해 나왔다.

"2주 간 훈련을 하면서 얘기했다. (홍)철이나 내가 볼 잡으면 무조건 수비와 골키퍼 사이에 크로스 올리겠다고 계속 얘기를 했다. 훈련 때나 미팅을 하면서 계속얘기했다. 볼 잡으면 계속 그 사이로 찼고, 타가트도 그리로 빠져나가려고 계속 한 것 같다.두 번째 골은 비디오 미팅 때 얘기하면 사이드에서 올라올 때 공격수들이 서 있는 것을 봤는데 무조건 골대 앞으로 잘라 들어가는 것을 얘기했다. 두 번째골이 그렇나 와서 선수들이 그렇게 인식을 갖고 한 것 같다."

3골을 넣으며 수원의 화력이 살아났다. 하지만 염기훈은 앞선 3경기에서 8골을 내줬던 수비진이 강해진 게 첫 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공격이 골을 넣었지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수비 포백 라인이 잘 지켜줬기 때문이다. 수비수들끼리도 미팅을 따로 했다. 수비 선수들끼리 믿음이 생긴 것 같다. 포백 라인이 잘 지켜줘서 골도 넣고 더 이상 실점 안하고 이긴 것 같다."

3연패 과정의 마음 고생을 털어낸 승리는 그의 36번째 생일 다음 날 찾아왔다.

"그래도 선수들이 다 축하해줬다. 많은 팬분들이 클럽하우스에 찾아와서 축하해주셨다. 항상 수원이 행사 때마다 졌다. 친구 (조)원희가 은퇴식을 할때 선수들에게도 행사마다 많은 패늘이 오시면 졌다고 얘기를 했다. 행사라서 이기자는 게 아니라, 팬이 많이 오실 때 이기자. 친구 은퇴식에 선물이 된 것 같다. 3연패지만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그 팬들 앞에서 승리한게 기쁘다."

▲ 인터뷰하는 염기훈 ⓒ한준 기자

"(부담감이) 너무 많이 컸다. 저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랬다고 생각이 들었다. 시즌하면서 연패가 중간에 있었는데 초에 왔다고 생각하자고 얘기했다. 그 연패가 초에 왔으니 앞으로는 없도록 오늘 같은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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