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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진화한 게이치와 뻔한 존슨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입력 2019. 04. 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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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UFC 게이치는 메인이벤트로 치러진 '주니어' 에드손 바르보자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2분 30초 만에 펀치에 의한 KO승을 거뒀다. ⓒ 게티이미지

2017년 7월 ‘TUF25’ 마이클 존슨(33·미국)과 '하이라이트' 저스틴 게이치(30·미국)의 대결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승부다.

게이치가 UFC 데뷔전에서 2라운드 4분 48초 만에 TKO 승리를 따냈지만, 경기 내내 이어진 타격 공방전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초반은 핸드 스피드를 앞세운 존슨이 우위를 점했다. 위협적인 정타가 게이치 안면에 속속 들어갔다. 하지만 게이치는 맷집을 앞세워 공격을 견디어냈고, 받아치기로 존슨에게 데미지를 축적시켰다. 내구력에서 밀린 존슨이 먼저 무너지며 명승부가 막을 내렸다.

이후 둘의 행보는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연패에 빠지기는 했지만 게이치는 매 경기 강자들과 화끈한 승부를 연출, UFC 라이트급의 인기 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 존슨은 페더급으로 체급을 내렸음에도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 채 중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변화하는 파워 히터 게이치

지난달 31일(한국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UFC on ESPN 2’에 출격한 게이치와 존슨은 극명하게 달라진 경기력을 노출했다.

게이치는 메인이벤트로 치러진 '주니어' 에드손 바르보자(33·브라질)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2분 30초 만에 펀치에 의한 KO승을 거뒀다. 접전 혹은 열세를 예상했지만 그러한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반면 존슨은 페더급 복병 정도로 평가받는 조시 에멧(34·미국)에게 큰 펀치를 얻어맞고 3라운드 4분 14초 KO패했다.

바르보자는 라이트급 최고 수준에 오른 킥의 장인이다. 반면 게이치는 닉네임 그대로 하이라이트 제조기다. UFC 4경기에서 모두 보너스를 받았을 정도로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한다.

게이치는 본인의 탱크 스타일을 앞세워 폭격기를 연상시키는 바르보자를 잡아냈다. 초반부터 로우킥을 연달아 적중시키며 바르보자를 당황하게 했다. 화력을 예열하기 전 바르보자 안면에 묵직한 정타를 꽂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바르보자의 안면 방어가 다소 허술하기도 했지만 앞손으로 상대 뒷목을 잡은 채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봉쇄한 후 넣는 뒷손 공격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흐름을 빼앗긴 바르보자는 미들킥, 로우킥으로 잃어버린 타이밍을 찾아가려했다. 하지만 게이치는 작은 동작만으로도 바르보자의 킥을 흘리듯 피해냈다. 바르보자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게이치는 언제나 그렇듯 전진압박을 거듭했다. 그 와중에 바르보자가 특유의 반사신경과 반응속도를 살려 위력적인 펀치 카운터를 꽂기도 했다. 거기까지였다. 게이치는 압박과정에서 무시무시한 라이트를 폭발시켰고 승부는 끝났다.

바르보자로서는 처음부터 다소 경기가 꼬인 흐름이었다. 화력으로 승부하는 파이터지 맷집을 앞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게이치를 맞아서도 치고받는 승부가 아닌 옥타곤을 넓게 쓰며 적중률 위주의 아웃파이팅을 펼쳐야했다.

하지만 초반부터 묵직한 로우킥을 연달아 허용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데미지를 입고 멘탈까지 흔들렸다. 자신의 거리를 잡지 못하고 킥 대결에서 열세에 놓였고, 이는 펀치 싸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순수 테크닉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예상하지 못한 로우킥 연타에 냉정함을 잃었다. 그로 인해 스텝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게이치와 본의 아니게 내구력 대결을 벌이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수준급 파이터 대결에서 상대의 영역으로 스스로 들어갔다는 것은 패배를 자초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바르보자전 승리로 게이치는 다시금 연승모드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내용이 좋다. 게이치는 화끈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몸을 혹사시키는 파이팅 스타일로 지적을 들어왔다. 그런 점에서 최근 연승이 모두 1라운드에 이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끝내는 킬러본능이 돋보인다.

전략적인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흔히 게이치하면 불도저처럼 전진압박만 펼치는 선수로 인식하기 쉽지만 최근 2경기만 놓고 봤을 때는 전혀 아니다.

이전 제임스 빅(32·미국)과의 경기에서는 상대를 케이지 구석으로 압박한 후 승부를 거는 패턴이 좋았다. 바르보자와의 경기 역시 전략적 움직임을 많이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초반부터 킥을 적극적으로 구사한 것을 비롯해 앞손으로 뒷목을 잡고 뒷손으로 치는 펀치공격은 바르보자를 당황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철저하게 흐름을 자신이 이끌었기에 난적으로 불리던 바르보자를 쉽게 제압했다.

존슨(오른쪽)은 공격 옵션의 다양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 ⓒ 게티이미지

직구밖에 모르는 존슨, 달라진 것 없는 플레이

존슨은 긴 리치와 탄력적 움직임이 인상적인 펀처 스타일의 파이터다. 동급 최강 핸드 스피드에 맞추는 재주가 뛰어나 상대가 맞받아쳐도 정타를 성공하는 쪽은 주로 존슨이다. 더스턴 포이리에(31·미국)와의 일전은 존슨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로 평가된다.

초반 접전 모드도 잠시 서로의 펀치 거리에서 마주선 존슨과 포이리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빠르게 펀치를 휘둘렀다. 몇 번의 펀치가 오고가면서 결과는 비교적 쉽게 나왔다. 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치는 존슨의 공격이 포이리에에게 정타로 들어갔다.

포이리에 뿐만이 아니다. 바르보자와의 타격가 대결에서도 승리했으며 최근 10여년 18경기에서 17승 1패를 기록 중인 토니 퍼거슨(35·미국)에게 1패를 안겨준 인물 역시 존슨이다. 그럼에도 존슨은 자신이 이겼던 쟁쟁한 챔피언급 강자들보다 위상이 떨어져있다.

기복이 심해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지 못한다. 뜻밖의 거물을 잡아내기도 하지만 의외의 상대에게 발목을 잡히기도 여러 번이다. 안정감이 너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탄력과 유연성, 핸드 스피드를 고르게 갖춘 빼어난 펀처지만 딱 거기까지다. 다른 공격 옵션이 없다. 펀치로 시작해 끝까지 펀치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옥타곤에서 싸우는 복서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존슨과 싸우는 상대들은 전략적 움직임을 짜기가 매우 쉬어졌다. 모든 상황을 존슨의 펀치에 집중하면 된다.

그로 인해 한때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맷집, 완력에서 압도적 수준도 아닌 파이터가 원패턴으로 일관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존슨의 모습을 보고 이해가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존슨은 레슬러 출신이다. 하지만 옥타곤 무대에서는 레슬링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종종 테이크다운 디펜스 등 수비형으로 쓰는 것이 전부다.

존슨은 공격 옵션의 다양성을 꾀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같은 펀치 일변도로는 한계가 있다. 공격적 레슬링이나 킥, 니킥 등을 섞을 수 있다면 상대 입장에서는 한층 까다로움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장점인 펀치도 살아날 공산이 크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절실한 시점의 존슨이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직구 하나만으로는 모든 타자들을 제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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