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억→1889억..빛나는 별로 떠오른 제이든 산초 완전분석 [해외축구 스페셜]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2019. 4.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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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네이마르’로 불리며 세계 축구계의 샛별로 떠오른 도르트문트의 윙어 제이든 산초.산초 트위터 제공

지난 9월 초 970만 유로(약 123억원)에서 4월 1억4780만 유로(약 1887억원)로.

스위스의 리서치그룹 ‘CIES 풋볼 옵저버토리(Football Observatory)’의 몸값 평가만큼 잉글랜드의 10대 스타 제이든 산초(19·도르트문트)의 성장세를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산초의 몸값은 7개월 만에 무려 1424%가 증가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6600만 유로·바이에른 뮌헨)와 가레스 베일(5560만 유로·레알 마드리드), 세르히오 아게로(8030만 유로·맨체스터 시티)는 물론 에덴 아자르(1억2150만 유로·첼시)와 오스만 뎀벨레(1억1850만 유로·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억2510만 유로·유벤투스)보다도 비싼 몸이 됐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돼 있더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산초는 한 시즌 만에 세계 축구계가 주목하는 빛나는 별로 떠올랐다.

그는 잉글랜드 축구에서는 보기 드물게 ‘보는 게 즐거운’ 유형의 선수다. 거침없이 상대 수비를 돌파하는 그의 드리블을 보면 ‘잉글랜드의 네이마르’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 여름 산초는 출전시간 확보를 위해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도르트문트로 이적하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그때 그의 나이 불과 17살. 소년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산초는 2년 만에 분데스리가를 넘어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광야를 달리는 말은 마굿간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처럼 산초는 앞으로 앞으로 광야를 질주해 나가고 있다.

산초는 현재 13개의 도움을 기록, 유럽 5대 리그 통틀어 1위를 달리고 있다.도르트문트 트위터 제공

■유럽 5대 리그 도움 1위

산초는 4일 현재 리그 27경기 1898분을 뛰면서 8골13도움을 기록중이다. 도움은 메시(32골12도움)와 아자르(14골12도움)를 넘어 유럽 5대 리그 1위다. 90.4분마다 공격포인트를 생산해 내고 있다. 메시(51.7분)나 킬리안 음바페(59.2분·파리 생제르맹), 호날두(82.9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뎀벨레(115.3분)나 앙헬 디 마리아(100.7분·파리), 아자르(94.4분), 라힘 스털링(93.2분·맨시티)보다는 빠르다.

키패스나 드리블에서도 산초는 정상급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산초는 경기당 2개의 키패스와 3.2개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키고 있다. 메시(키패스 2.9개, 드리블 4개)와 아자르(키패스 2.6개, 드리블 3.3개)에 거의 근접한다. 리그 수준 차이는 있지만 뎀벨레(키패스 1.6개, 드리블 2.3개)와 스털링(키패스 2.1개, 드리블 2.5개), 디 마리아(키패스 2개, 드리블 1.3개)를 능가하는 것은 산초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준다.

■길거리 축구에서 닦은 ‘터보 드리블’

산초의 최대 장점이자 매력은 빠르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드리블이다. 한 번 발동이 걸리면 터보를 단 듯 달려나가는데 시속 34.6㎞의 순간 최고 속도를 찍기도 했다. 여기에 짧고 빠른 터치, 순간적인 방향 전환, 현란한 페인트, 정교한 볼컨트롤 능력까지 갖춰 수비수들이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의 발은 수비수의 눈보다 빠르다. 1대1 능력은 분데스리가에서 최강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뭔가를 창조해내는 그의 드리블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 ‘잉글랜드의 네이마르’로 불리는 이유다.

그의 드리블을 키운 것은 길거리 축구였다. 런던 남부의 케닝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산초는 동네 공원에서 몇 살 위 형들과 함께 축구를 즐겼다. 유튜브에서 본 호나우지뉴의 기술을 덩치 큰 형들을 상대로 써먹어보면서 넛메그(상대 가랑이 사이로 공을 보내 돌파하는 기술) 같은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과감성과 대담함, 눈에 보이지 않는 축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축구 지능도 산초의 장점이다. 산초는 17살의 어린 나이에 부모 품을 떠나 해외로 이적하는 모험과 도전을 감행했다. 이 도전 정신과 야망은 산초가 그라운드에서 차이를 만들어내고, 월드 클래스로 성장하는 데 크나큰 자산이 될 것이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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