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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ream]삼성 라이온즈 김동엽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4.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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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옷을 입은 붉은 피의 사나이

천안 북일고와 시카고 컵스를 거쳐 2016년 SK 와이번스 입단으로 KBO리그에 합류한 김동엽이 이제는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그라운드를 밟는다. SK에서의 3년 동안 306경기 0.275 957타수 263안타 55홈런 169타점의 성적을 거둔 김동엽은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거포 군단으로의 재도약을 꿈꾸는 삼성이 마침내 그를 영입한 것이다. 유례없는 장타 가뭄으로 지난해 팀 홈런 9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삼성이 과연 김동엽의 붉은 피를 수혈받아 다시금 명가로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2월 3일 인터뷰)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강성은 Location 온나 아카마 볼파크

#이젠 삼성의 김동엽

2018년 12월 7일, 트레이드 소식이 들려왔다. SK 김동엽과 삼성 이지영, 키움 히어로즈 고종욱이 팀을 이동하는 KBO리그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로 김동엽은 SK를 떠나 삼성으로 이적했다. 선수도, 팬도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새로운 기회와 도약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픔을 달래줬다.

삼성은 2018시즌 팀 홈런 146개로 리그 9위를 기록했다. 그러한 삼성이 김동엽에게 기대하는 것은 장타력이다. 그도 이를 알기에 스프링캠프 내내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렸고, 6차례 연습경기에 출장해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새로운 슬러거 탄생을 예고했다.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인터뷰네요. 반갑습니다. 새로운 팀과 함께 2019시즌을 시작했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좋습니다. 삼성 선수들이 모두 착해서 벌써 적응했어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선수들과 친해졌나요?

같은 팀이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금세 친해졌어요. (박)해민이 형, (이)원석이 형과 제일 친하고 (이)학주는 미국에 있을 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좋은 동료들이 있어 다행이네요.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어요. 삼성이 어떤 면을 보고 선택했다고 생각하나요?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제 장타력을 기대해 뽑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가장 자신 있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을 알기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구단의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드려야죠.

이제 사자 군단의 일원이에요. 팬들이 무척 반기고 있어요. 잠실야구장 장외 홈런 같은 폭발적인 장타력과 힘이 기대돼요.

장외 홈런은 운이 좋았어요. (웃음) 한편으로는 부담도 돼요. 어린 나이도 아니고 이제 KBO리그에서도 4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데 올해는 좀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거든요. 그래야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요. 더 열심히 해서 올해는 꼭 좋은 결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라이온즈파크가 홈구장이에요. 지난해 대구에서 성적이 좋았어요. (8경기 타율 0.357 1홈런 7타점) 김동엽에게 라이온즈파크는 어떤 곳인가요?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죠. 일단 다른 구장보다 공이 잘 보이더라고요. 타자 친화적인 구장답게 확실히 타자에게 더 유리한 느낌이에요.

발전을 기대하는 눈이 많아요. 김한수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요새 감독님과 1대 1로 타격 훈련을 하고 있어요. 공을 오래 보며 타석에서 여유를 갖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는데 몸에 익으면 훨씬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제 대구 생활을 시작해야 해요. 집은 구했나요?

인천 집이 아직 안 나가서 못 구했어요. 곧 시즌 개막인데… 3월까지는 꼭 구해야죠.

지난 시즌, 김동엽의 거포 능력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10월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원정 경기, SK에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였다. 7대 4로 앞서고 있던 SK는 9회 초 1아웃 주자 1, 3루의 찬스 상황에서 김동엽을 대타로 투입했다. 그리고 그는 장민익의 초구를 타격해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기록했다. 김동엽이 때린 공은 잠실야구장 좌측 담장을 넘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2000년 김동주 이후 18년 만에 국내 타자가 만들어낸 장외 홈런이었다.

2018시즌 김동엽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장외 홈런이 떠올라요. 어떤 상황이었나요?

감독님께 대타 지시를 받을 때 처음부터 초구를 치겠다는 마음을 먹고 타석에 들어갔어요. 생각대로 초구를 쳤는데 맞는 순간 정말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장외로 갈 줄은 몰랐어요. 비거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저도 그날 현장에 있었는데 홈런인 건 확신했고 비거리가 얼마나 나올지 궁금했어요.

바람이 좀 셌던 것 같죠? (웃음) 운이 좋았어요.

잘 쳐서 넘어갔다고 생각합니다! 18년 만에 나온 잠실구장 장외 홈런이었어요. 그날의 공은 챙겼나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팬분이 장외 홈런을 기록한 공이라고 해서 사인을 해드린 적이 있거든요. 그걸 제가 도로 받았는지는 가물가물합니다. (웃음)

야구가 없는 휴일에는 어떤 걸 하나요? 취미생활이 뭐예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취미예요. (웃음)

스트레스도 운동으로 푸는군요. 다른 좋아하는 것도 있나요?

영화를 보거나 잠을 자요. 친구들이랑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요.


#고마운 SK

김동엽은 고등학생 시절 여러 대회의 홈런왕을 휩쓸며 ‘거포’ 타이틀을 얻었다. 그의 시원한 타격에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까지 관심을 보였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동엽은 시카고 컵스와 도장을 찍으며 미국행을 택했다. 아쉽게도 미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루키리그와 싱글 A에 출전한 그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하고 2년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가 다시 한국야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 SK와의 계약을 통해서였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SK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된 2018년의 가을날, 김동엽의 활약은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고 SK는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뒀다. 그가 팀에서 만든 마지막 추억은 그에게 가장 기쁜 순간으로 기록됐다.

SK와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 지었어요. 한국시리즈에서는 활약이 아쉬웠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매 경기 안타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어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때 감이 좋아서 한국시리즈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확실히 한국시리즈는 다르더라고요. 마지막에 좀 아쉬웠지만, 일생에 한 번 낄까 말까 한 우승 반지를 받을 수 있어 좋았어요.

SK 우승 기념 파티에서 유럽 여행 상품권을 탔다고 들었어요.

생각지도 못한 여행 상품권을 받게 돼 기뻤죠. 그 상품권은 어머니께 드렸습니다.

아마추어 때도 우승을 했죠. 2009년 봉황대기에서 북일고의 우승을 이끌었어요.

맞아요. 그때도 정말 기뻤어요. 근데 아무래도 프로에서의 우승은 느낌이 다르네요. 고등학생 때 이상의 감정을 느꼈어요. 작년 우승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SK 입단을 통해 KBO리그에 입문했어요. 비록 지금은 떠나왔지만, SK에 대한 마음이 각별할 것 같아요.

SK는 제가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준 구단이라 감사한 마음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요. 3년간 있으면서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항상 생각나요.

트레이드로 SK를 떠날 때 팬들이 상당히 아쉬워했어요. 그동안 응원해준 SK 팬들에게 한마디 남길까요?

응원해주는 팬이 늘 많았어요. 지난해 출발이 좋아서 ‘올해는 다르구나’라는 굉장한 기대감 속에서 시작했는데 개인 성적이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되며 팬분들의 기대치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도 3년 동안 좋은 추억을 쌓게 해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SK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감사’라는 단어가 자동 재생되는 김동엽이었다.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SK는 김동엽의 야구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였다. SK도 김동엽이 삼성으로 가서 더욱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표했다.


#서른의 야구 선수

1990년생 김동엽은 올해 서른을 맞았다. 초등학생 때 야구를 시작했으니 거의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가 야구 선수라 야구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물리적 거리도 가까웠다. 그렇게 김동엽의 야구 인생은 시작됐다.

그의 야구 인생이 마냥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크고 작은 굴곡이 있었고, 그 굴곡이 모여 지금의 김동엽을 만들었다. 그에게 지나온 시간은 잊을 수 없이 소중하다.

30대의 시작을 삼성과 함께 맞이하게 됐어요. ‘30’이라는 숫자는 어떤 의미인가요?

2018년 12월 31일은 싱숭생숭했어요. ‘나도 이제 앞자리가 바뀌는구나’라고 생각하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근데 막상 서른이 되니 특별한 건 없어요. (웃음) 달라진 건 책임감이 더 생겼어요. 팀을 옮기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잖아요. 저 역시 20대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어릴 적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아버지의 영향으로 야구를 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선수 출신이라 야구장에 자주 가다 보니 야구 생각이 계속 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야구를 하게 됐죠.

아버지와는 ‘천안 북일고’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아버지께서 북일고 야구부 감독을 지내셨는데, 나중에 같은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나요?

아직 선수 생활 이후의 일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눈앞에 놓인 것에 집중하려고요. 미국에 있던 시절을 떠올리면 이렇게 연봉을 받는 것도 감사하고, 많은 팬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해요. 지금은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욕심밖에 없어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 야구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어요.

아버지께서 경험하라고 보내주셨어요. 확실히 일본 야구 문화가 선진 문화잖아요. 시야를 넓히라는 뜻이셨던 것 같아요.

그 덕분일까요? 고교 시절부터 장타력을 인정받았어요. 지금과 달리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힘이 좋았나요?

덩치가 큰 편은 아닌데 힘은 좋았어요. 지금 살이 좀 빠졌는데, 호리호리해 보이지 않나요? (웃음)

2009년에는 컵스에 입단했어요. 미국 진출 2년 동안의 시간을 떠올려볼까요?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참 행복했죠. 많은 걸 배웠거든요. 지금도 운동이 힘들 때면 그때를 떠올려요. 나이를 더 먹고 돌이켜보면 지금 제가 야구를 하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라고 떠올리겠죠?

만약 다시 고등학생이 돼서 KBO리그와 미국행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50대 50이에요. 그렇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KBO리그를 선택하겠습니다. 안정적인 길로 가고 싶어요.


#어떠한 장애물에도 넘어지지 않으리

김동엽은 어깨 부상 전력이 있다. 미국에 가자마자 오른쪽 어깨를 수술해 컵스에서의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낯선 환경과 부상, 스무 살의 어린 선수가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싸움이었다. 부상은 끈질기게 김동엽을 따라다녔다.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뗄 수 없는 존재라지만 부상으로 국가대표의 기회도 놓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더 열심히, 더 최선을 다해 훈련에 열중했다.

야구를 하면서 부상도 많았어요. 수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고요.

미국에 가자마자 어깨 수술을 해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야구를 하고 있어요. 늘 배우는 태도로 임하려고 해요. 하면 할수록 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2017시즌이 끝나고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의 국가대표로 뽑힐 뻔했어요. 이때도 부상으로 낙마하게 됐는데 아쉽진 않았나요?

정말 가고 싶었죠. 국가대표로 뽑히길 간절히 바랐거든요. 아직 대표팀 유니폼을 한 번도 못 입어봤어요. 은퇴하기 전 소원이 있다면 국가대표에 뽑히는 거예요. 실력이 부족하지만 2~3년 이내에 더 발전해서 태극마크를 꼭 달겠습니다.

응원할게요. 그렇다면 이 질문을 하고 싶네요.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와 ‘2019시즌 삼성의 우승’ 중 하나를 택한다면?

음… 저는 ‘2019시즌 삼성의 우승’을 선택하겠습니다. 국가대표도 해보고 싶지만, 작년에 우승을 해보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팀원들에게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일단 팀이 먼저입니다.


이제 삼성에서 새로운 팬들이 김동엽을 응원할 삼성팬들에게 한마디 남겨볼까요?

전통적으로 삼성팬분들이 열정적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올 시즌 꼭 가을야구에 가서 팬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질문이 빠질 수 없겠죠. 김동엽에게 야구란?

전부입니다. 야구를 함으로써 이렇게 웃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스타일이라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열심히 해서 그 행복이 계속되길 바라요.

***

뭔가를 계속하는 사람들은 결과가 어떻든 그만큼 자란다. 생각처럼 되지 않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부상으로 힘들고 지치는 시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김동엽은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고 계속해나갔다. 2군에서 1군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젠 삼성과 함께 또 다른 꿈을 그려나갈 그의 야구가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길 응원한다.


더그아웃 매거진 96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6호(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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