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3월의 선수 세징야, "내 프리킥은 재능보다 노력"

서호정 2019. 4. 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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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A코리아 K리그 3월 이달의 선수(Player Of The Month, POTM) - 세징야(대구FC)

[골닷컴] 서호정 기자 = 2019년 3월의 K리그는 온통 세징야, 세징야, 세징야였다. 그를 그라운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하늘색 유니폼에 하얗게 탈색한 개성 있는 머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연한 움직임, 화려한 테크닉, 그리고 강력한 프리킥은 축구의 묘미를 제대로 선사했고, 지켜보는 이들의 심장 박동을 더 크게 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구의 에이스에서, K리그의 슈퍼스타로 올라선 그는 일렉트로닉아츠코리아(EA코리아)가 후원하는 K리그 '이달의 선수상'(Player Of The Month, 이하 POTM)을 차지했다. 2019년부터 시작되는 POTM 역사의 첫 페이지에 세징야라는 이름 석 자를 남긴 것이다.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했다. 환상적인 선방을 펼친 유상훈(FC서울)과 윤보상(상주 상무), 팀의 선두 등극을 이끈 김보경(울산 현대)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세징야는 팀 성적이 경쟁자들에게 밀렸음에도 전문가 의견(70%), K리그 팬과 EA스포츠 FIFA 온라인4 유저를 대상으로 한 투표(30%)의 합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POTM을 차지했다. 그라운드에서 그가 보여준 탁월한 기량에 대한 인정이었다.

개막전부터 전북 현대를 상대로 어시스트를 기록한 세징야는 역사적인 DGB대구은행 파크 개장 경기였던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도 어시스트를 올렸다. 울산, 경남과의 경기에서는 연속 골을 터트렸다. 3월 열린 전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고, 특히 경남전의 프리킥 골은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대구 훈련장에서 만난 세징야에게 POTM 수상자임을 알 수 있는 화려한 트로피, 그리고 K리그 전 선수 중 그에게만 허락되는 패치가 전달됐다. 자신에게 넘어 온 트로피를 손으로 잡는 순간 세징야는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에 놀라운 표정을 짓다가 이내 활짝 웃었다.

그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드립니다. 역사의 첫 페이지를 한국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로서 시작하게 된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고 말한 뒤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 상에 걸맞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POTM 트로피에 더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

한글로 ‘세징야’라고 새겨진 트로피는 그에게 거대한 성취감을 안겨줬다. “뭔가를 이뤄냈고 팀에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기대는 했지만, 이 상을 받을 정도인줄은 몰랐죠”라며 트로피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3월에 세징야의 활약을 압축하는 장면은 경남 원정에서 터트린 놀라운 프리킥 골이었다. 30미터가 넘는 거리에서 강하게 찬 공은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징야 자신도 평소 잘 하는 호날두의 ‘호우 셀레브레이션’을 잠시 잊고 격렬하게 뛰며 기뻐할 정도로 감격한 모습이었다.

“사실 그 프리킥을 찼을 때, 그런 궤적과 코스로 골이 들어갈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굉장히 멋있는 골이었다고 생각해요. 경기 전날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연습했는데, 3번 중 2번이나 좋은 코스로 들어가서 몸에 익히고 있었어요. 그런데 경기에서 거의 비슷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서 연습한 대로 찼던 것 같습니다.”

그 위력적인 프리킥을 만일 팀 동료인 골키퍼 조현우가 막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상상도 가능하다. 실제로 훈련 중 세징야의 프리킥 상대는 팀의 2, 3번 골키퍼들이라서 조현우와 상대할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세징야는 “아마 조현우라면 충분히 막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항상 존경할 정도로 기량이 훌륭한 골키퍼이기 때문입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세징야는 팬들을 위해 강하고 정확한 프리킥을 차는 자신만의 노하우도 전격 공개했다. 우선 공에 공을 내려놓고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를 맞춘다. 다음은 공에 바람을 넣는 구멍을 킥 포인트로 삼는다. 오른발등 안쪽으로 강한 임팩트를 주며 차는 것이 마지막이다. 물론, 세징야의 프리킥을 따라 하려면 무수한 연습이 따르는 건 기본이다.

지난해 팬들과 한 FA컵 우승 공약으로 머리를 탈색하기 시작한 세징야는 이제 백발에 가까운 모습이 됐다. 하늘색 홈 유니폼에 밝게 탈색된 머리로 뛰는 그의 모습은 맨체스터 시티의 골잡이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닮았다. 그로 인해 ‘대구에로’라는 별명이 생겼고, 세징야도 그 별명을 잘 알고 있다.

“머리 탈색이 귀찮고 손이 많이 가서 최대한 빨리 원래 머리로 돌아가고 싶긴 한데, 좋은 일들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아서 굳이 당장 바꿀 생각은 없어요. ‘대구에로’ 라는 별명도 생기고, 행운이 따르는 헤어 스타일인 것 같아요.”


세징야는 이제 4월의 POTM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까지 3월의 최고 선수였음을 인증하는 패치를 자신의 유니폼에 달고 뛴다. 800명이 넘는 K리그 선수 중 오직 세징야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패치를 보는 순간 팀 동료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동료들이 없었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패치와 트로피는 팀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고의 활약으로 2019년 출발을 알린 세징야는 올해가 가기 전 다시 한번 POTM 트로피와 패치를 받을 자신이 있을까? 그는 “당연히 다시 받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매번 상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수상 후보로 뽑힐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계속 도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트웍스=박성재 디자이너
사진=골닷컴,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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