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의 '통제' 무너뜨린 손흥민, 흡사 '조자룡' 같았다 [이성모의 어시스트+]

이성모 2019. 4. 1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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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맨시티 대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 시작 직전 두 손을 모으고 집중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

토트넘의 '주포' 케인이 빠져있고 경기 시작 동시에 스털링의 골이 터지며 심리적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 토트넘에 3분 만에 두 골을 안기며 상대에 침묵을 안긴 손흥민의 모습은 흡사 삼국지 속 장판파 전투에서 단신으로 조조군의 수 만 병사의 포위를 뚫어내고 주군인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냈던 그 '조자룡'의 모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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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맨시티 대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 시작 직전 두 손을 모으고 집중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 그는 이후 10분 만에 두 골을 터뜨리며 경기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사진 = 이성모)

[골닷컴, 맨체스터] 이성모 칼럼니스트 = 현지시간 17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손흥민이 전반 10분 만에 3분 간격으로 '우승 후보' 맨시티 골문에 두 골을 꽂아넣는 장면은 현장에서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였다. 그 순간 그 현장에서 느꼈던 바를 단어로 표현하자면 가장 가까운 것은 아마도 '비현실적'(unreal)이라는 단어였을 것이다.

이날 손흥민이 10분 만에 기록한 두 골은 그만큼 치명적이었고, 그만큼 임팩트가 있었다.(참고로, 축구 통계업체 '옵타'에 의하면 챔피언스리그 역사 전체에서 원정 경기에서 10분 만에 두 골을 기록한 선수는 1994년 이후 손흥민이 두 번째다. 첫번째 선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파이펜베르거.)

단순히 '임팩트'의 측면을 떠나, 이 경기나 양팀의 4강 진출 여부를 가르는 데도 손흥민의 두 골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존하는 모든 축구 감독 중 '관리형 축구'의 최고권위자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상대가 어떤 압박을 해도 후방에서부터 유려하게 패스로 풀어나오며 빌드업을 통해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하고, 어떤 상대를 만나도 자신들의 페이스로 상대를 요리하는 축구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일단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하면 그 과르디올라 감독의 '통제'를 풀어낼 수 있는 상대는 결코 많지 않고, 양팀의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스털링이 골을 기록하며 맨시티가 원했던 최고의 출발을 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후의 경기는 맨시티의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손흥민의 두 방이 이 승부를 과르디올라 감독이 '통제' 할 수 있는 선 그 밖으로 끌어냈다.

스털링의 골로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던 맨시티 관중석은 손흥민의 첫 골에 침울해졌고, 두 번째 골에는 완벽한 침묵에 빠졌다. 이번 시즌 최고의 명승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던 17일의 맨시티 vs 토트넘 전에서 과르디올라의 '통제'를 깨고 경기를 포체티노 감독과 토트넘의 방향으로 돌려놓은 것은 분명히 손흥민의 발끝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의 VAR 체크로 인해 4강 진출자가 뒤바뀌어던 '엔딩'까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나오던 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을 가장 적절하게 비유할 말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토트넘의 '주포' 케인이 빠져있고 경기 시작 동시에 스털링의 골이 터지며 심리적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 토트넘에 3분 만에 두 골을 안기며 상대에 침묵을 안긴 손흥민의 모습은 흡사 삼국지 속 장판파 전투에서 단신으로 조조군의 수 만 병사의 포위를 뚫어내고 주군인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냈던 그 '조자룡'의 모습 같았다.

그 '조자룡' 같았던 손흥민의 포효와 파괴력이, 현재 축구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통제'를 뚫어냈다.

맨체스터 =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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