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타율 0.213' 베탄코트, NC 집행검 될 수 있나?

조회수 2019. 4. 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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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리포트] ⑯ NC 다이노스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14시즌 이후 NC 다이노스가 영입한 외국인 타자들의 성과는 매우 화려했다. 3년간 활약한 에릭 테임즈는 마치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처럼 해마다 37홈런-121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KBO사상 최초로 40-40 클럽까지 가입하는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뒤를 이은 스크럭스 역시 2년간 61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준수한 활약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팀 성적이 추락함과 동시에 스크럭스 또한 2년차 부진에 빠졌다. 26개의 홈런을 때리긴 했지만, 5할대 아래로 떨어진 장타율과 무너진 선구안으로 인해 공갈포로 전락했다.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동시에 흔들린 NC는 결국 창단 후 첫 꼴찌를 기록하고 말았다.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야 했던 스크럭스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결국 스크럭스와 팀은 18시즌 종료 후 인연을 정리했다.

NC의 새로운 외국인타자 베탄코트 (사진: NC 다이노스)

외국인 농사에서 쓴맛을 본 NC는 창단 후 세 번째 외국인 타자를 맞아들였다. 작년 무너진 자존심의 회복이라는 과제와 함께 신구장 첫 시즌을 맞은 NC는 공들여 선수들을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했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발탁된 것은 포수로도 활용 가능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다.

# HISTORY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파나마에서 태생인 베탄코트는 200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해외자유계약을 통해 입단했다. 당시 만으로 16살의 나이였던 그는 도미니칸 서머리그에서 첫 선을 보였고, 34경기에 출장해 활약했다. 장타력이 없어 OPS는 낮았지만, 2할 7푼대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했다.

다음해에 루키리그로 자리를 옮긴 베탄코트는 미국리그에서 첫 홈런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 해 그는 걸프 코스트 리그와 아팔란치아리그에서 활약하며 .277 .342 .446 4홈런 27타점을 올리며 정확성과 갭파워를 보여줬다. 본격적인 마이너리그 진입 전에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듬해 이어진 싱글A 시즌, 베탄코트는 타격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루키 레벨에서는 어느 정도 볼넷을 골라냈는데, 싱글A에서부터 갑자기 3분의 1수준으로 폭락을 했다. 타율도 .251에 그치면서 공격에서 전혀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싱글A에 남아 다음 시즌을 맞았다.

절치부심한 2011년, 싱글A에서 54경기에 나와 .303의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다음 레벨인 하이싱글A에서는 또 실망스러운 타격성적과 함께 3볼넷/35삼진이라는 끔찍한 수준의 볼넷-삼진 비율을 남겼다. 시즌 중에는 부진했지만, 에리조나 가을리그에 참가, 19경기 5홈런을 몰아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높였다.

그러나 더블A로 승격한 베탄코트의 타격은 다시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돌아갔다. 포지션이 포수임을 감안하더라도 2/2/2라는 낙제에 가까운 타/출/장지표를 기록했다. 수비력을 통해 탑클래스 유망주로 주목받고 매해 승격을 이루긴 했지만, 빈약한 타격으로는 상위 리그에서의 성공을 전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2013년 더블A에서 90경기에 나와 타율 0.277, 홈런 12개로 타격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였고, 팀은 그에게 시즌 말미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제공했다. (1타석 1삼진) 12시즌이 끝나고 더블A 수련이 더 필요했음에도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만큼  기대가 컸던 핵심 유망주였는데, 비록 마지막 순간 짧은 기회를 주긴 했어도 베탄코트 육성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었다.

2014시즌 IL의 그윈넷(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베탄코트는 타격에서도 바로 적응을 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투수친화리그에서 .283의 타율과 8홈런을 치는 준수한 활약을 보였고, 마침 메이저리그에서도 에반 개티스의 부상으로 공석이 생기자 그를 콜업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31경기에 나와 9개의 타점을 올리는 등의 활약으로 MLB 팀에서도 좀 더 입지를 넓혔다.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을 지켜본 구단은 2015시즌 주전 포수로 베탄코트를 낙점하지만, 타격에서의 부진과 함께 패스드볼 남발(강등 당시 6개)로 인해 주전자리를 잃고 5월말 강등조치됐다.

이후 트리플A에서는 맹타를 휘두르긴 했다. 이를 바탕으로 8월말에 다시 메이저리그로 복귀했지만 별다른 반전을 만들지 못한채 시즌은 끝났다. 장점으로 평가받던 수비에서 약점을 보였다는 점이 그에게 뼈아픈 시즌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기대를 접은 애틀랜타는 베탄코트를 포기했고 이후 샌디에이고로 둥지를 옮겼다. (당시 트레이드 상대는 현 LG 투수인 케이시 켈리) 샌디에고 시절은 투타겸업으로 잠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투수로서는 실패했고 백업포수로도 이렇다할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엔 밀워키와 계약했지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진 못했고, 시즌 후 한국무대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 베탄코트의 MLB시절 활약상

# 플레이스타일

프로 입단 당시부터 베탄코트의 강점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있었다. 수비로는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도 준수할 것이라는 기대치를 받았다. 샌디에고 시절에는 포수 외에도 투수와 외야수, 2루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이색 경력까지 갖췄다.

당시 '이도류' 오타니에 빗댄 '삼도류'로 국내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레벨에 와서야 다른 포지션에서 활약한만큼 기본기 면에서는 불안요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타격은 눈에 띄는 수비력에 비하면 평범 이하라는 평을 받았다. 커리어 초반 싱글A와 더블A 초기에만 해도 그런 이미지가 이어졌다. 프로 초창기에는 승격 직후 공격에서 감을 잡지 못해 콜업속도가 더디기도 했었다.

다만 2013-15년 보여준 미시시피(애틀랜타 산하 더블A)와 그윈넷(트리플A)에서 보여준 활약은 훌륭했다. 싱글A 이후 볼넷 창출능력은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라인드라이브 히터로 나름 활약하고 정확성을 기반으로 활약을 해줬다.

특히 2015시즌에는 수비에서 실망감이 있었을뿐 타격은 마이너리그 수준을  졸업했다해도 무방할 성적을 남겼다. (15시즌 트리플A 52경기 .327 .359 .480 4홈런 25타점) 지난 시즌엔 콜로라도 스프링스라는 타자친화 구장을 홈으로 쓴 측면이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교함에선 분명 발전한 모습은 있었지만,  선구안은 기대하기 어려운 타격 스타일이다. 타석에서 매우 공격적이며 존을 벗어나는 공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타입이다. 싱글A 시절 부터 이어진 모습이라 KBO리그에서 달라질 것이라 보긴 어렵다.

종합해보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배드볼히터라고 볼 수 있다.

13-15시즌 향상된 정확성, 타고리그인 PCL에서 뛴 것을 감안하더라도 작년 첫 5할대 장타율을 넘긴 장타력의 개안이 KBO에서도 이어지며 타격에서 공헌하는 것이 최선의 기대치다.

# KBO 외국인 타자들과의 비교

전임자 스크럭스와는 유형이 전혀 다른 타자다. 거포형인 스크럭스에 비해 베탄코트는 빠르게 치려는 성향과 정확성에 더 초점을 맞춘다.

작년 타자친화구장에서는 장타력 신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NC에서 바라는 부분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 받았던 스크럭스와 달리, 베탄코트는 정확도 높은 컨택과 20개 전후의 홈런, 그리고 양의지의 백업 포수를 포함한 유틸리티 수비수로의 활용이 기대치다.

지난해 참담한 실패를 맛본 파레디스의 사례는 경각심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커리어 내내 자신의 존 설정 없이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타자였는데, 베탄코트 역시 싱글A 시절부터 그런 성향이 보였기 때문이다.

공략할 수 있는 공을 기다리는 인내심 없이 투수들의 변화구에 공격적으로 스윙하다보면 시즌 초반 고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제까지 불확실한 생존 경쟁 환경에서 주로 프로생활을 이어온 측면이 있는데,  KBO리그에서는 타선의 핵심으로 상대하는 모든 팀의 견제를 받을 베탄코트가 타석에서도 인내심을 보일 수 있을지가 생존의 관건이다.

지난해 까지 롯데에서 활약한 번즈 역시 흡사한 케이스다. 빠른 시간 내에 자신만의 존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KBO 투수들의 유인구 승부에 고전할 수 밖에 없다. 파워툴을 한층 더 발전시켰지만 결국 수비불안과 함께 타석에서의 극심한 기복으로 롯데와 결별할 수 밖에 없었던 번즈의 사례 역시 그냥 넘어갈 것은 아니다.

▲ 베탄코트의 KBO리그 첫 홈런


# 관전포인트

▲ 베탄코트의 MLB시절 타구 히트맵

개막전 첫 타석부터 삼성 맥과이어를 상대로 홈런과 안타를 터뜨리며 보여준 스윙은 인상적이었다. 3월 26일 kt전에서도 홈런을 뽑아내면서 초반 기세를 올리던 차에 아쉽게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2주 이상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 복귀 이후 출장한 8경기에서는 타율 0.206 OPS 0.523 볼넷 1개 삼진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타 구단의 분석이 본격화될 경우 현재의 부진이 지속될 위험도 있다. 약점을 파고들기 전에 한국무대에서의 자신만의 존 설정이 완료되어야 KBO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는 팀 선배 테임즈가 KBO리그에서 뛰기 전까지 변화구 대처에 크게 어려움을 겪었는데,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리적 안정감이 베탄코트에게 타석에서 기초를 잘 다질 수 있게할지 주목해봐야할 것이다.

주로 1루로 나서겠지만, 나성범의 부상으로 우익수로 나온 적도 있는 등 향후 베탄코트의 수비 포지션도 주목할 포인트다. 원래 포수 포지션인만큼 양의지를 대신해 얼마나 자주 나설지도 주목거리다.

하지만 멀티 포지션 소화로 인해 타격에 지장을 준다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우려도 있다. 시즌 초반에는 일단 타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유틸리티 능력이 장점이지만 외국인 타자 베탄코트에게 우선 기대되는 것은 타격이다.

▲ 2019 베탄코트의 주요 타격 기록

시즌 3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은 기대만큼 보여주고 있지만 전반적인 타격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긴 어렵다. 선수단 피로로 인해 급하게 복귀한 측면도 감안해야 하지만, 마냥 기다려 줄 상황은 아니다.  물론 기회는 좀 더 주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디에서 뛰든 실전감각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메이저리그급 신 구장에서 새출발을 천명한 NC는 과거 타격 성적만 보면 물음표가 많은 베탄코트를 영입했다. 베탄코트는 NC 스카우터들의 눈과 신축구장 첫 시즌을 맞아 기대치가 한껏 오른 팬들의 기대에 화답해야하는 미션을 받았다. 장단점이 뚜렷한 베탄코트가 초반 위기를 극복하고 NC 타선의 새로운 집행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베탄코트 점수 차 벌리는 투런포(시즌 3호)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원문: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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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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