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told] 정쌤의 이유 있는 '이강인 거리두기'

조형애 2019. 4. 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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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쌤"이라 친근히도 부르는 선수를 짐짓 모른척하는 지도자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정용 감독이 일부러 이강인을 멀리했단다.

일단 하나는 이강인을 위한 의도적인 거리 두기였다.

다가오는 FC서울 2군과 경기 선수 기용도 이강인만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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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조형애(파주)]

“정쌤”이라 친근히도 부르는 선수를 짐짓 모른척하는 지도자가 있다. 다정하게 사진이라도 찍힐까 “가까이도 못가겠다”는 감독, 가벼운 스킨십 하나도 “실수”라고 말하는 감독.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이다. 그는 23일 이강인과 ‘이유 있는’ 거리두기 1일 차에 돌입해 있었다.


#이강인을 위해

날짜 감각이 극도로 무뎌지는 <포포투>의 마감 주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앞에 줄줄이 늘어선 취재 차량을 보고 안도했다. ‘제날짜에 왔구나!’

2년 전 처음으로 한국 연령별 대표팀(U-18)에 소집된 뒤 지난달 A대표팀까지 콜업 됐던 이강인은 이날 U-20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여전했다. 식사 기다리다가 얼떨결에 단체로 막내 마중을 나온 진풍경에도 무덤덤하게 발걸음을 옮기더니, 인터뷰에서도 정제된 말의 연속이었다.

그중에 튀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쌤’. 그는 정정용 감독을 언급하면서 두 번이나 “쌤”이라 했다. “방금 도착해서 정쌤과 이야기 못해봤다”, “쌤과 이야기 잘해서…” 2018 AFC U-19 챔피언십과 2018 툴롱컵을 함께한 정정용 감독과 친분이 묻어나는 단어 선택. 으레 공식 석상에선 ‘감독님’이라 할 법하지만 너무도 입에 착 달라붙어서 ‘쌤’이 나온 것 같았다.


정작 그 ‘쌤’은 겉으론 무관심해 보였다. 선수들 집중력에 문제가 생겨 “그냥 들어갈까?!”하고 일침 한 번 맞았던 2시간 30분 초장기 훈련(대개 1시간 30분 내외다), 그 사이 이강인과 정정용 감독 사이 특별한 무언가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정용 감독이 일부러 이강인을 멀리했단다.

“솔직히 말하면, 사실은 예민하다. 옆에 가지를 못하겠다. 왜냐하면 그쪽으로 포커스가 가 있기 때문이다. 아까도 내가 실수한 거 같다. 푸시업 하는 선수를 (아무나) 딱 잡았는데, 그게 강인이었다! 순간적으로 ‘큰일 났다’, ‘실수했다’ 생각했다. (사진) 찍힐 거 같아서… 내가 (이)승우(경우)를 경험해 보지 않았나. 상황을 보고 있다.”

이강인은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관심을 감당해 내는 능력치가 상당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지나친 관심이 독이 될 수 있는 시기임엔 틀림이 없고 또 선수로서 한 걸음 더 성장하기 위해 기회가 간절히 필요한 순간이다. 정정용 감독은 둘 모두를 고려한 선택으로 거리 두기 기술에 들어간 듯했다. 되려 본인이 더 관심을 끌게 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동시에 “(대회까지 소속팀 복귀 없이) 이대로 갔으면”한다는 뜻도 이야기했다. 일단 하나는 이강인을 위한 의도적인 거리 두기였다.


#팀을 위해

팀엔 에이스가 있고, 그중 ‘스타’로 불리는 이들이 관심을 휩쓸기 마련이지만 팀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정정용 감독도 훈련 상당 시간 수비 조직 훈련을 하면서, 이강인의 활용법을 주시하는 듯했으나 결국엔 '팀 스포츠'라는 걸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이강인 포지션과 위치에 대해 아직) 이야기 못했다. 다른 선수들도 있기 때문이다.”

따로 입소한 선수이기에 따로 이야기해 줄 법도 한데 점심쯤 입소 후 훈련이 끝난 오후 6시 넘어서까지 둘은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가오는 FC서울 2군과 경기 선수 기용도 이강인만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았다. “주말에 나가는 선수들이 있다. (소속팀) 경기에 보내줘야 한다. 그리고 그 외에는 다 뛰어야 할 것 같다"면서 고루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말했다. 다만 이강인에 대해선 "경기 체력은 강인이가 조금 부족하다. 그게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지속적으로 컨디션 조절하고 (경기 체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훈련 체력과 경기 체력은 다르다"고 했다.

긍정적인 건 이강인이 편안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미 대회를 거치며 얼음이 깨진 사이. A대표팀에선 미니 게임에서도 꼬박꼬박 "OO이 형"이라며 어려워하던 그가 훨씬 밝은 표정을 보였다. 팀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관심을 독차지 해야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거다. '누구와 호흡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답이 이랬다. "한 명이 아니라 축구는 11명이 하는 거니까 호흡은 다 같이 잘 맞아야 될 것 같다. 따로 (누구 한 명과) 잘 맞는 것보다, 한 팀이 돼서 좋은 성적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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