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큰 무대도 당차게' 즐길 줄 아는 청년들, 도전은 시작됐다

유지선 기자 입력 2019.05.0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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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파주] 유지선 기자= 정정용호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감독과 선수들이 U20 월드컵에 나서기 전 출사표를 던지는 자리인 미디어데이, 큰 무대를 앞두고 긴장될 법도 하지만 당찬 청년들은 오히려 마음껏 즐기고 오겠다며 웃어보였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본격적으로 U20 월드컵 체제에 돌입했다. 2일에는 21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지었다. 국내 훈련에는 함께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뛰고 있는 김정민(FC리퍼링)과 김현우(디나모자그레브), 정우영(바이에른뮌헨)이 포함됐고, 이강인(발렌시아CF), 최민수(함부르크SV), 전세진(수원삼성) 등 국내에서 소집훈련을 소화한 선수들 중 18명이 최종 명단에 들었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고, 지난 2년간 꾸준히 발을 맞추며 팀워크도 단단하게 다진 까닭에 정정용호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큰 기대는 자칫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자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 대회가 그랬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한국의 U20 월드컵 최고 성적(4강)을 새로 써야한다는 목표 의식이 뚜렷했고, 뚜렷한 목표는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남았다. 당시 막내로 대회에 참가했던 조영욱은 "아무래도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다 보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월드컵을 즐기지 못했다"며 2년 전을 회상했다.

이를 의식한 듯 정정용 감독은 훈련 시작 전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공 들였다. 대형 스피커까지 동원됐다. 훈련장에 등장한 대형 스피커에선 클럽에서 나올법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선수들은 이를 배경음악으로 삼아 몸을 풀었다. 선수들이 긴장을 풀고 편한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마련한 정정용 감독의 묘수였다.

워낙 편한 분위기라 막내 이강인이 형들에게 '호통'을 칠 때도 있었다. 형들 입장에선 동생에게 한소리 듣는 것이 기분 나쁠 법도 하다. 2일 파주 NFC에서 취재진 앞에 선 이강인도 "형들에게 미안하다. 화내지 않고 잘 받아줘서 고맙다"며 미안한 마음을 슬쩍 전했다. 하지만 황태현, 이상준 등 형들은 "(이)강인이의 호통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유쾌하게 웃어 넘겼다.

자유로운 팀 분위기는 U20 월드컵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까지 바꿔놓은 듯하다. 큰 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얼굴에 긴장감 혹은 비장함이 흐르기 마련이지만, 정정용호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즐기고 오자`며 서로의 긴장을 풀어준다. 자유로운 훈련장 풍경처럼 말이다.

"U20 월드컵은 선수들에겐 굉장히 큰 경험"이라던 정정용 감독도 "아시아 예선부터 본선까지는 반드시 결과를 내야 했다면, 이제는 선수들이 월드컵이란 무대를 즐겼으면 좋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후회 없이 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된다"며 선수들에게 성적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자고 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전세진은 "태극마크를 달게 됐는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그러나 부담을 갖진 않는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다른 팀들을 상대하겠다. 축제라고 생각하고 즐기고 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우승이 목표"라고 말한 막내 이강인도 "형들과 즐겁게 축구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도 형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U20 월드컵을 두 번이나 겪은 조영욱의 말은 더 깊이 와 닿는다. "U20 월드컵을 한 번 겪어봤다. 가장 후회됐던 것은 대회를 편하게 즐기지 못한 것이다. 지금 선수들에게는 겁먹지 말고 U20 월드컵을 편하게, 그리고 마음껏 즐기고 오자는 말을 해주고 싶다."

U20 월드컵에서 강한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두려움보단 그런 팀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하고 있는 정정용호, 두려움 모르는 당찬 태극전사들의 도전기가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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