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무대서 진화한 류현진, 전설 매덕스 소환하며 FA도 청신호

윤세호 2019. 5. 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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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2014. 4.23.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말 기가 막히더라. 어떻게 점점 더 잘 하나.”

류현진(32·LA 다저스)의 최근 활약을 두고 KBO리그 지도자들이 입을 맞춘 듯 감탄하고 있다. LG 류중일 감독과 롯데 양상문 감독, 한화 한용덕 감독 등 과거 소속팀 혹은 국가대표팀에서 류현진을 지도했거나 함께 했던 이들은 류현진의 기량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서 활약할 당시에도 제구가 뛰어난 투수였으나 메이저리그(ML)에서 제구력이 한층 향상됐다는 게 이들의 류현진을 향한 공통된 견해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 류현진과 함께 했던 류 감독은 지난 8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완봉승을 달성한 애틀랜타전을 시청한 후 “원래 제구가 좋은 투수긴 했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양쪽 끝에만 던졌다. 정말 기가 막히더라. 어떻게 점점 더 잘하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2009 WBC에서 투수코치를 맡았던 양 감독도 “미국에 가서 제구가 더 좋아진 것 같다. 한국에서는 그 정도로 정교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라며 “하늘에서 내려준 사람이 한 명씩 꼭 있다. 우즈나 메시같은 존재를 보라”고 류현진을 각 종목에서 정점에 선 선수들과 비교했다. 한 감독 또한 “정말 너무 잘 던지더라. 지금처럼 국위선양하고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 월드스타 아닌가. 자랑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KBO리그 감독들의 주장대로 류현진은 빅리그 경험을 통해 진화했다. ML 첫 해인 2013시즌보다 구위와 제구 모두 한 단계 발전하며 최고무대서도 ‘특급’ 반열에 올랐다. 2013시즌 14승 8패 방어율 3.00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당시 9이닝당 탈삼진 7.22개, 9이닝당 2.3개의 볼넷을 범했다. 직구 평균구속은 90.3마일(약 145.3㎞)이었다. 만 26세에 처음으로 ML 마운드에 올라 어느 팀에서던 상위 선발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올시즌 기록은 특급 에이스의 성적이다. 류현진은 지난 8일까지 4승 1패 방어율 2.03, 9이닝당 탈삼진 9.14개, 9이닝당 0.41개의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직구 평균구속도 6년 전보다 높은 90.4마일이다. 직구 뿐이 아닌 커브의 평균 구속도 상승했고 체인지업은 구속이 하락하며 점점 더 이상적인 구종 분포를 구성하고 있다. 2017시즌부터 던지기 시작한 컷패스트볼 구속도 상승세다. 현재 모습을 깜짝 활약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류현진은 수술받았던 왼쪽 어깨의 재활을 마친 지난해부터 진화를 예고했다. 2018시즌 7승 3패 방어율 1.97 9이닝당 탈삼진 9.73개, 9이닝당 볼넷 1.64개를 기록했다.

현지 언론도 2018시즌을 돌아보며 류현진의 올시즌 활약을 ‘어느정도 예고된 일’로 분석하고 있다.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블루는 “2018시즌부터 류현진은 방어율 1.99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투수 중 가장 뛰어난 수치”라며 사실상 류현진의 진화 시점을 2018시즌으로 평가했다. 더불어 다저블루는 류현진의 8일 애틀랜타전 완봉승을 두고 ‘매덕스’를 언급했다.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제구력을 자랑했던 우투수 그렉 매덕스는 35차례 완봉승을 달성했고 이중 상당수가 투구수 100구 이하였다. 커리어 통산 9이닝당 볼넷 수치가 1.8개에 달하고 네 시즌 1.0 이하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볼넷없는 효율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배했던 매덕스와 비교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다저블루는 올시즌 후 다시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류현진의 다저스 잔류 가능성도 내다봤다. 다저블루는 3년 전 다저스가 만 37세를 앞둔 좌완 베테랑 리치 힐과 3년 4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던 것을 돌아보며 “힐과 FA 계약을 체결한 결과가 실망스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만 32세의 류현진이 올시즌 20차례의 선발 등판만 더 소화한다면 다저스가 류현진 잔류를 고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전망했다. 힐보다 7살이 어리고 FA 계약 시점만 봐도 4살이 젊은 류현진을 두고 다저스가 FA 영입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편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 일정은 오는 14일 워싱턴과 홈 4연전 마지막 경기다. 워싱턴 선발투수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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