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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ream] SK 와이번스 최항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5.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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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항의 봄, 최항을 봄


2012년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의 여덟 번째 선택은 최항이었다. 기쁨의 순간도 잠시, 그가 인천행복드림구장의 잔디를 밟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부상과 공익근무로 보낸 5년, 2군 폭격기로 야구장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는 견뎠고 버텼다. 2017년 6월 25일, 드디어 1군 무대에 섰다. 2017년 37경기 타율 .321, 2018년 98경기 타율 .293. 조금씩 팀에서 자신의 자리를 넓혀가며 타격에서도 수비에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기대와 설렘으로 열심히 준비한 새로운 시즌이 시작됐다. 최항에게 2019년의 봄이 찾아왔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강성은 Location 인천SK행복드림구장


#2019

봄과 함께 2019시즌이 시작됐습니다. 겨우내 열심히 준비했다고 들었어요.

올해 더 최선을 다했어요. 매년 조금씩 기량이 쌓여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직은 생각한 것만큼 나오지 않네요. 초반이니까 이겨내야겠죠.

염경엽 감독도 아낌없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어요.

작년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작년의 저를 넘고 싶어요. 더 발전해 좋은 선수가 돼야죠.

올 시즌도 기대되네요. 봄은 참 좋은데 오늘도 초미세먼지가 심하더라고요. 경기하는데 불편하지 않나요?

요즘엔 하도 먼지를 많이 먹어서 그러려니 해요. 구단에서도 신경 써주고요. 호흡기에 좋은 것도 주고 더그아웃 안쪽에 소금방과 코 세척을 할 수 있는 것도 준비돼있어요.

SK를 보면 선수단과 프런트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좋은 분위기가 팀 성적에도 영향을 주는데 작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까지 이어졌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제 야구 인생 첫 우승이었어요. 아마추어 시절에도 못 해봤거든요. 정말 짜릿했어요.


우승 아웃카운트를 남겨놨을 때의 기분은요?

모두가 나가려고 할 때 혼자 기도하고 있었어요. 끝까지 모르는 거니까요. 확실하게 아웃이 되면 나가고 싶었어요.

포스트시즌에서 SK의 분위기가 대단했어요. 그 원동력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합심이었죠. 선배님들부터 후배들까지 다 한마음 아니었을까요? 뭉쳐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게 좋은 시너지가 됐어요.

큰 경기에서 떨지 않는다고 하던데 정말 긴장이 안됐나요?

마음은 좀 그런데 몸이 떨리진 않아요. 설렘 반 긴장 반으로 경기에 임하게 되더라고요.

우승 이후 맞이한 시즌이에요. 설렘과 부담. 둘 중 어떤 감정이 큰가요?

설렘이 더 커요. 올해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기대돼요.

2019년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흔들리지 않고 지켜나가는 게 중요해요. 승부에 연연하면 약해지더라고요. 작년처럼 치고 나갈 수 있게 긍정적으로 마음을 먹고 있어요.


#야구의 시작

야구선수 최항의 시작은 형 최정이었다. 프로 구단에 입단한 첫째 형의 모습을 본 동생은 취미로 하던 야구를 정식으로 하고 싶었다. 어린 최항의 눈에는 유니폼을 입은 형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고 동경했다. ‘나도 야구 선수를 해야겠다’라고 다짐한 그는 형을 분석했고 따라했다. 덕분에 ‘최정’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최항에겐 자랑스럽기만 한 형이었다.

처음 야구한다고 할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없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아마 지금까지 할 거라는 생각을 안 하셨나 봐요. 운동 삼아 시키신 것 같은데…. (좋은 선택이었네요.) 어떻게 보면 그러네요. (웃음)

형 최정과 같은 팀이에요.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을 것 같아요. 평소 어떤 동생인가요?

어릴 때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반듯한 동생으로 자라지 않았나. (웃음) 형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그럼 어떤 동생이 되고 싶어요?) 형을 어시스트해 줄 수 있는 동생이요. 항상 도움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젠 뭔가를 해주고 싶어요.

삼 형제 중 두 명이 야구를 하고 있어요. 운동을 하게 되면 부모님이 신경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을 텐데 둘째 형이 힘들어하진 않았나요?

오히려 둘째 형이 집의 중심 역할을 해줬어요. 그래서 형이나 저나 둘째 형에게 항상 고마워요.

처음으로 두 형제가 같이 출전한 한국시리즈였어요. 부모님도 경기장에 방문했나요?

홈경기 때는 오셨어요. 우승은 집에서 보셨고요. (우승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어머니와 아버지께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번 인터뷰가 ‘가정의 달’ 5월에 나가요. 부모님께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셨어요. 지금은 많이 호전됐는데 저희가 야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머니, 저희를 보고 힘을 내신다는 말씀이 두 아들에게도 큰 기쁨이 됩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까 걱정 없이 건강만 생각하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부모뿐만 아니라 두 형을 생각하는 마음마저 전달된 시간이었다. 그가 가족을 생각하며 하는 말엔 사랑과 고마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형으로 시작된 야구는 그의 일상이 됐고, 형과 함께 그라운드에 서겠다는 꿈을 이뤘다. 그에게 다음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형과 함께하는 순간을 하루하루 계속 이어가는 거예요. 야구를 하면서 항상 생각해온 것이기에 아직도 같이 나가면 설레고 매 순간이 뜻깊어요. 시합 중에는 잘 안 느껴지는데 경기를 마쳤을 때는 형과 경기를 같이했다는 것이 참 뿌듯해요.”


#프로 야구선수 최항

2012년에 지명을 받고 1군으로 올라오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부상과 공익근무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최항에게 어떤 순간으로 기억되나요?

경험이요. 그때는 1군에 올라가지 못했다 해도 야구를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어요. 공을 잡을 수 있을 때 어디서든 하자는 마음이 커 후회 없이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성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의 최항이 그때의 최항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잘 버텼다. 잘 견뎠다.

공익근무를 끝내고 퓨처스리그에 복귀해 ‘2군 폭격기’라고 불렸어요.

예상보다 잘했어요. 운이 따라줬죠. 기회도 많이 왔고요.

2군 폭격기가 1군에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어요. 1군에 데뷔했던 순간 기억나요?

그때가 제일 긴장됐어요. 시합에 나간다는 것보다 형이랑 같이 그라운드에 서는 게 처음이었거든요. 집중도 잘 안 되고 자꾸 멀리 있는 형이 신경 쓰였어요.

형은 뭐라고 하던가요?

별말 안 해요. 덤덤하게 수고했다고 그 정도만 얘기해 주더라고요. (형이 해준 가장 큰 칭찬은?) 표현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딱 떠오르진 않는데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해줄 때 힘이 됐어요.

오히려 그런 덤덤한 칭찬이 마음에 딱 박히죠. 1군 첫해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시즌 막판에 어깨탈골로 시즌을 마무리했어요.

매년 한 번씩 부상이 찾아와 되게 속상했어요. 그래도 지난해는 처음으로 건강하게 마무리해 개인적으로 만족해요. 일단 아프지 않아야 기량을 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걸 잘 지켜나가고 싶어요.

작년의 멋진 활약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이 주셔서 놀랐어요.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부담은 없어요?) 부담은 연봉을 더 많이 주실 때 느낄게요. (웃음)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출루율을 높이는 게 목표예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시즌 말미에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예요.


#SK 와이번스

SK 투수 중 우리 팀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나요?

(김)광현이 형이요. 청백전을 할 때 상대해보면 치기 어렵더라고요. 다른 투수들도 마찬가지예요. 같은 팀이라 다행이에요.

작년에 언더투수에 대한 성적이 좋았어요.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는데 SK에도 대표적인 잠수함 투수가 있죠. 박종훈 선수의 공은 쳐봤나요?

그럼요. (오, 역시 잘 쳤나요?) 아뇨. 한 번도 못 쳤어요. (웃음) 그 형도 싫어요. 다른 팀에서 만나면 안돼요.

SK 더그아웃은 항상 분위기가 좋아 보여요. 케미가 제일 좋은 동료는 누구인가요?

(박)승욱이 형이랑… (한)동민이형? (어떤 면에서요?) 동민이 형은 장난을 치면 잘 받아줘서 웃겨요. 승욱이 형은 항상 저와 생각이 비슷해요. 그런 점에서 케미가 좋은 것 같아요.

한동민과는 구단 캐치프레이즈 광고도 찍었잖아요. NG는 안 났어요?

한 번에 찍었어요. 표정만 하면 되니까 쉽더라고요. (웃음)

연기에 소질이 있나 봐요. 최항, 박승욱을 ‘SK 내야의 미래’라고 불러요.

마음이 맞는 의지되는 친구죠. 얘기도 자주 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그래요. 그게 시너지가 아닐까요?


좋은 자극을 많이 주는 사람은 누구예요?

김강민 선배님이요. 미국에서 2년째 방을 같이 썼는데 계속 연구를 하시더라고요. 그게 굉장히 와닿았어요. 지금까지도 공부하고 시도하고… 선배님을 보면서 야구는 끝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목표를 위해 본인은 어떤 노력을 하나요?

절제요. 하고 싶은 걸 조금 줄이고 루틴이 어긋나지 않도록 유지하려고 해요.

SK는 사회공헌 활동을 자주 해요. 프로 구단의 사회공헌 활동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일이죠. 다 의미가 있고요. 특히 소아암 어린이 돕기와 실종 아동을 찾는 캠페인이 인상적이었어요. 구단 측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주고 함께 좋은 일을 하는 거잖아요. 신경 써주시는 게 느껴져서 좋아요.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봉사활동도 있나요?) 직접적인 활동보다 매달 후원을 하고 있어요.

후원을 하는 것도 마음이 없으면 쉽지 않은데 멋있네요. 나를 위한 투자는 주로 어디에 하나요?

먹는 걸 좋아해서 먹고 싶은 건 꼭 먹어요. 혼자 스테이크도 먹으러 가요. 고기나 해물 다 좋아해요. (혼밥을 즐기는 편인가요?) 그럴 수밖에 없더라고요. 제가 편하기도 하고요.


#최항 스타일

신인 때는 안경을 썼어요.

지금은 렌즈를 껴요. 수술하고 싶긴 한데 번져 보일 수 있다고 해서 고민 중이에요.

노래는 어떤 장르를 좋아해요?

그루브 있는 노래를 좋아해요. 흐느적흐느적 거리는… 팝송을 자주 들어요. 요즘에는 제프 버넷(Jeff Bernat)의 ‘이프 유 원더(If You Wonder)’를 듣고 있어요.

응원가가 굉장히 신나요.

잘 만들어주셨죠. (경기장에서 응원가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타석에 서 있으면 안 들려요. 경기 끝나고 밖에서 영상으로 보면 들리는데 경기 중에는 인지를 못해요.

잘 만들어준 그 응원가 혹시 한 소절 불러 주실 수 있나요? 최항은 과연 응원가를 불렀을까요?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해보세요! (찡긋)

본인 스스로를 정의하자면?

너무 어려운데요? (그럼 다른 사람을 볼 때 ‘이런 사람이 좋다’ 하는 게 있나요?) 타인을 존중해주는 사람이요.

중요한 부분이네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과 기존의 것을 발전시키는 것 중 어떤 스타일인가요?

계속 뭔가를 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도전한 것은 무엇인가요?) 타격도 있고요. 겨울에 준비한 게 있는데 시즌을 치르니까 또 보완할 게 생기더라고요. 생각해보니 계속 도전하는 스타일이네요.

큰 경기에 긴장하지 않는 이유는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인가요?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나 봐요. 그간 지내온 시절을 떠올리면 다 별거 아니게 느껴져요.


최항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원동력이죠. 제가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가 야구니까요. 1년 중 70%를 야구 생각만 해요.

10년 후의 최항을 상상해본 적 있어요?

10년 후에도 선수를 계속하고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죠. 그걸 제일 첫 번째로 바라고 있고요. 그렇게 안 되더라도 제가 얻은 것을 후배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좋겠어요.

10년 후에 선배가 된 최항이 지금의 최항 같은 후배를 만난다면?

정이 많이 갈 것 같아요. (웃음)

마지막으로 SK 팬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SK에는 선수들을 믿어주는 팬분들이 많아요. 팬분들께서 경기가 끝나고 더 환호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야구장에 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응원도 열심히 해주시면 힘이 더 생길 것 같아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게요. 파이팅!

***

인터뷰를 했다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걸 알 순 없다. 그러나 45분 동안 그와 나눈 대화에는 야구에 대한 애정이 있었고, 야구를 위한 도전이 있었고, 더 힘든 순간에도 후회 없는 야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최항이 있었다.

봄은 시작됐다. 개나리도, 벚꽃도 피어나는 시간. 꽃들이 겨우내 웅크려 있다가 때가 되면 피어나듯 올 시즌 최항의 야구도 곧 때가 되고 피어날 것이다. 뒤돌아봤을 때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낀 순간들처럼 그 끝에는 모든 순간을 돌아보며 웃을 최항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더그아웃 매거진 9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7호(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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