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Conditioning] NC 다이노스 손시헌

조회수 2019. 5. 1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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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팀을 위하는 마음

훌륭한 선수의 조건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저마다 의견이 갈리겠지만 ‘나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라는 답변에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NC 다이노스의 최고참 손시헌은 스스로 평범한 선수라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훌륭한 선수다. 황혼기에 접어든 야구 인생,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궂은일을 도맡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떠나 스스로 조연을 자처하는 손시헌. 그는 이미 우리의 가슴 속 최고의 유격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창원NC파크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어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2018시즌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머리 속에서 모두 지워버리고 싶어요. (하하) 구장도 새롭게 지어졌으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신임 감독님 밑에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올 시즌을 앞두고 세운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 성적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작년에 아쉬운 팀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에 올해는 팀이 가을야구 무대를 다시 한 번 밟는 걸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어요. 초반에 나쁘지 않아 다행인데 부상 선수가 늘고 있어 걱정이에요. 그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시너지를 바탕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개막을 앞두고 NC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팀의 최고령 선수로서 느끼는 부분이 궁금해요.

처음에는 ‘아 이제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이런 변화 속에서 무엇을 해야 팀에 도움이 될지 고민했고요. 고참이라고 짐이 되면 안 되잖아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동욱 감독과의 궁합은 어떤가요?

NC에 입단할 당시에는 수비코치로 계셨어요. 그때부터 직책을 떠나 고민에 대해 터놓고 얘기를 자주 나누면서 친형제처럼 지냈어요. 제게는 가족 같은 분이고 인간미도 넘치세요. 감독님이 바라는 만큼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내외적으로 원하시는 것보다 더 보필하고 싶어요.

선수에게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경기장이겠죠? 새로운 구장을 만난 소감을 얘기한다면?

우선 관중 입장에서 좌석을 살펴보니까 야구를 좀 더 가까이서 본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현장감도 배로 느낄 수 있고요. 편의시설 역시 잘돼있더라고요. 선수들은 한두 가지가 좋아진 게 아니에요. 후배들이 이런 야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오래 야구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 같습니다.


#절친한 동료

절친한 동료들이 이제 더 이상 선수가 아닌 코치로 함께해요.

그 생각을 하면 마냥 좋지만은 않아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가장 친했던 (이)종욱이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서 지금은 코치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친분은 잘 유지하고 있나요?

여전히 통화도 자주하고요. 이 자리를 빌려서 친구이기 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야수였고 최고의 1번 타자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종욱아! 고생 많았다. (울컥)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나이를 먹으니까 마음이 약해져서 눈물이 조금 나네요.

이종욱 코치와는 선린인고 시절부터 프로까지 오랜 세월 함께했어요. 하지만 코치 이종욱은 처음일 텐데 어색하지 않나요?

그렇죠. 싸우기도 하고 미우나 고우나 선수로 오랜 세월 동행해왔으니까요. (싸우기도 했나요?) 어우 그럼요. 서로 의견 안 맞고 그러면 철천지원수처럼 다퉜어요. (상상이 안돼요. 두 분은 소울메이트잖아요?) 오히려 다투고 나면 좋은 방향과 답이 나오더라고요.


박민우와도 각별한 사이에요. “손시헌 선배님을 존경한다”라고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4월 5일 인터뷰)

고마운 후배죠. (박)민우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데 선배로서 너무 아쉽습니다. 참 꼰대 같은 대답인데 제가 그 나이 때는 거의 빠지지 않고 출전했는데 이렇게 매년 한 번씩 아프니까 아끼는 마음에 더 속상해요. 민우가 절대 자기 관리를 안 하는 건 아니거든요. 본인 신체와 기량의 차이가 적으면 부상은 생기지 않아요. 자신의 능력에 비해 신체를 무리하게 썼을 때 다치는데 민우는 아직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무리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후배 박민우는 어떤 선수인가요?

욕심내지 않아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자질을 갖춘 친구예요. 앞으로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이기도 하고요. 이종욱 코치 다음으로 KBO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10년, 15년 이상 맡아 주길 바라고 충분히 할 거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열심히 재활 중인 박민우에게 메시지를 남겨볼까요?

사랑하는 민우야! 우리 팀은 지금 이 없이 잇몸으로 달리고 있다. (웃음)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 마렴. 하루 이틀 빨리 한다고 해서 결코 득이 되는 게 아니란다. ‘준비를 제대로 못 했나’라는 죄책감 속에 지내고 있을 거 같은데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완벽하게 회복해서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 빨리 보고 싶다.


#롱런의 비결

이름 앞에 ‘불혹의 유격수’라는 수식어가 붙었어요. 체력 소모가 심한 유격수 자리에서 롱런하고 있는 만큼 몸 관리에도 신경 쓸 것 같아요.

만약 그랬다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오지 못했을 거예요. 특별히 관리를 하기보다는 시기에 맞게 훈련량을 조절한 게 지금까지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비결이에요.

어떻게 조절했나요?

서른 살 이전까지 훈련량이 많았다고 봤을 때 30대에 접어들고 나서는 연습을 덜 하되 다른 훈련법을 찾아 부족한 부분을 보강했어요. 30대 후반이 돼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뛰어난 지도자분들을 만나 좋은 가르침을 받은 것도 있어요. 감사한 분이 정말 많습니다.

신인시절과 비교했을 때도 여전히 날렵한 몸을 유지하고 있어요.

음식 조절을 하는 편인데 그렇다고 닭 가슴살만 먹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웃음) 일단 경기 전에 식사를 안 해요. 배가 부르면 못 뛰겠더라고요. 간식 정도는 먹을 수 있는데 시합에 지장이 생길까봐 불안해서 못 먹어요. 야식도 안 먹습니다. 가족 영향이 커요. 결혼 전에는 원정 경기 가서 동료 선수들과 같이 시켜먹고 그랬는데 아내가 야식을 안 좋아해서 그 영향으로 안 먹게 되더라고요.

타격에서는 두산 베어스에 있을 때와 비교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어요.

파워는 잘 모르겠고 컨택 능력이 좋아진 건 사실이에요. 점점 연차가 쌓이면서 그 부분에서 재미도 발견했고요. 그런데 작년 사고 여파와 경기 출장수가 적어지면서 모든 걸 보여드리기 힘들어 아쉬워요. 2017시즌 때만큼 성적이 나오지는 못할 거 같아요. 이제 제 역할은 코치님들에게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잘 전수하는 거니까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려고 해요.


#베테랑 수비수의 장비

국내 최고의 수비수예요. 가장 신경 써 선택하는 장비는 무엇인가요?

글러브에 민감해요. 협찬을 받는 글러브가 있는데 지난 시즌에는 원하는 제품이 나오지 않아 사용하지 못했어요. 드디어 올해부터 원하는 게 나와 쓰고 있는데 묵혀서 쓴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저는 글러브를 받으면 1년 동안 길을 들여요. 바로 실전 경기에 사용하면 불안하더라고요. 강심장은 못돼요.

글러브가 달라지면 수비에도 영향이 큰가요?

다리 움직임부터 생각까지 예민해져요. 그래서 자기 손에 안 맞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야수는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야수의 시야를 책임지는 스포츠 고글은 어떤가요?

선글라스를 꼈다 안 꼈다 하는데 우리나라 야구장은 유격수 위치에서 햇빛 때문에 공이 안 보이는 경우는 드물어요. 오히려 구장 조명 때문에 안 보일 때가 있죠. 그래서 야간에 쓸 수 있는 고글을 사용하려고 해요. 이제는 도움을 받아보려고요. 평소에 안경을 안 쓰다 보니 어릴 때는 안경을 착용하고 보는 시야에 대해 불신이 있었어요. 분명히 다르게 보일 거라는 확신이 강해 이질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포츠 고글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눈이 피로하지 않아요. 어떤 고글은 도수가 없는데도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맨 눈으로 보는 거랑 공 크기의 차이가 있는 것도 있고요. 반면에 지금 사용하는 고글은 그런 불편함이 없어 눈이 편안해요.


#유종의 미

어느덧 NC와 마지막 해예요. 그만큼 올 시즌이 간절할 것 같아요.

그렇긴 한데 마지막 같지가 않아요. 감독님께서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좀 더 길게 봐라. 하던 대로만 하면 최선을 다한 거니까 부담 갖지 마라”라며 캠프 가기 전부터 조언해 주셨어요.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갈증을 얘기 하기도 했어요.

선수라면 당연한 거죠. 그런데 올해는 마음을 비웠어요. 매년 간절했으니까 마지막 한 번은 간절함을 내려놓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려고요. 선수 때 우승을 못해도 나중에 지도자가 돼서 도전할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아주 놓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웃음)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화려하지 않았지만 늘 꾸준하게 위치를 지켰던 선수라고 기억되면 만족해요. 제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어요. 팀을 위해 열심히 했던 선수로 남으면 좋겠어요. 이제 두 아들의 아버지이기도해서 아들들이 기억하는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해요.

두 아들은 아버지이자 야구선수 손시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애들이 아직 어려요. 큰애가 7살이거든요. 작년에 부상을 입었을 때 “아빠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선수하기 좀 그래”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2019년이 되니 큰애가 올해부터 코치하는 거냐고 그러는 거예요. (웃음) 속으로 ‘얘는 참 나를 빨리 보내는 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큰 아들이 정말 귀엽네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안녕하십니까. 손시헌입니다. 현재 창원NC파크에서 10경기 정도 치룬 시점인데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묵묵하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조금 더 야구장에 찾아와 응원해 주신다면 부상 선수들이 힘을 내 빨리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올 시즌 좋은 분위기 속에 가을야구로써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늘 감사드리고 팬 여러분도 파이팅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9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7호(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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