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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감독의 퇴장..도대체 누가 KIA 사령탑을 맡으려 할까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19.05.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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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 선수들이 김기태 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가 또 성난 팬심에 사령탑을 잃었다.

김기태 KIA 감독이 16일 자진 사퇴한 것은 올시즌 최하위로 처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극단적으로 치달은 팬들의 비난에 대한 응답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날 KT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향해 사퇴 소식을 직접 전한 자리에서 아픈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좋은 추억만 갖고 가겠다”고 말한 김기태 감독은 눈물을 참으며 “내가 별명이 참 많다”고 애써 웃어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미디어를 상대로 자신을 포장하지 못한다. 치밀하게 이것저것 계산해 인터뷰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여느 감독이라면 여론의 눈치를 보며 하지 못할 행동을 해 역대 프로야구 사령탑 가운데서도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가 지나친 인신공격으로 이어졌다. 오로지 경기를 이기기 위해, 선수단을 보호하기 위해 한 행동들은 무조건 비아냥의 대상이 됐다.

한 팀의 사령탑이 선수단 운영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외부에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 그것이 자신의 선수를 비난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차라리 침묵을 택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김기태 감독에 대한 일부 KIA 극성 팬들의 민심이 사나워지고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임창용 사건’부터다. 김기태 감독은 공적인 자리는 물론 사석에서조차 임창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려 했다. 취재진에게도 양해를 구하며 말을 아꼈다. 자신의 기용에 대해 불만을 갖고 어린 후배들이 보고 있는 불펜에서 지극히 이기적인 언행을 한 임창용의 행위를 설명하는 것이 곧 선수에 대한 험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이 입을 다물자 팬들은 마치 헌신한 베테랑을 감독이 개인 감정에 치우쳐 내친 것으로 해석했다. 이 사태는 지난 겨울 일부 팬들의 김기태 감독 퇴진 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김기태 감독은 2009년 우승 이후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하던 KIA를 8년 만에 통합우승으로 이끈 사령탑이다. 그러나 우승한 2017년에조차 경기력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비난받았다. KIA를 처음 맡은 2015년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KIA를 가을야구 진출로 이끈 감독이다. 그러나 올시즌 외국인 선수들과 베테랑들의 심각한 부진 속에 최하위로 처졌다. 144경기 중에 이제 겨우 43경기를 치렀을뿐인데도 팬들의 응원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감독을 향한 비난은 팀 분위기를 흔들 수밖에 없다. 김기태 감독이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고 인기 팀이라는 KIA의 사령탑은 다른 구단 감독보다 훨씬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KIA는 2007년 최하위로 추락했던 팀을 2009년 통합우승으로 이끈 조범현 감독도 우승 이후 부진으로 사나워진 팬심 속에 떠나보냈다. 팬들이 그렇게 원했던 선동열 감독마저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가지 못한 실망 속에 맹공격을 받았다. 선동열 감독도 여러 오해 속에 가족까지 위협을 받자 2014년 시즌을 마치고 2년 재계약을 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자진 사퇴했다.

김기태 감독은 신망이 두텁다. 김기태 감독이 취재진을 상대로 직접 사퇴 소식을 전한 자리에서는 KIA 구단 직원들도 눈물을 보였다. “정말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전했다. KIA 감독직은 이제 KBO리그에서 가장 쓴 독이 든 성배가 되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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