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향한 현지 언론의 극찬, 선수는 담담

[일간스포츠 안희수]

"또다시 거장(masterful)의 면모를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포털 MLB.com이 20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 호투 이후 남긴 평가다. 빅리그에서도 '괴물' 투구를 이어 가는 류현진(32·LA 다저스)을 향해 현지 언론이 연일 찬사를 보낸다.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에 31경기 만에 도루를 허용하고, 시즌 3개뿐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정확한 제구력으로 다섯 구종을 두루 구사하며 위기를 넘겼다. 3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1.72에서 1.52로 낮추며 이 부분 리그 선두에 올랐다. 다저스는 8-3으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시즌 6승을 거뒀다.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선두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은 14.75. 리그 2위 카를로스 카라스코(클리블랜드)가 8.86이다. 그가 '매덕스의 재림'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WHIP(이닝당출루허용률)는 0.74, 피안타율은 0.190로 낮췄다. 각각 1위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기본 성적·세부 기록·화제성까지 그야말로 리그 최고 투수다.

MLB.com은 31이닝 연속 무실점에 감탄하며 그의 투구는 장인의 그것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됐던 원정경기 호투도 짚었다. 이 경기 해설을 맡은 정상급 유격수 출신 노마 가르시아파라는 "매 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했다.

지역 유력 매체 'LA 타임스'는 "24번의 득점권 위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며 그의 위기관리 능력에 주목했다. 삼진 59개를 잡는 동안 4개밖에 내주지 않은 볼넷에도 다시 감탄했다. 다저스의 최근 22경기 성적(16승6패)에 선발진 호투가 원동력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이 대단한 조합 가운데서도 류현진이 단연 최고다"라고 평가했다.

내부 시선에서도 신뢰가 묻어난다. 데이비드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직구와 변화구 제구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달에서도 잘 던질 것이다"라고 했다. 경기 이후에는 "선수가 이런 모습을 펼치는 것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러셀 마틴도 '스포츠넷 LA'와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탁월한 제구력을 과시한다. 상대는 어려움을 느끼는 코스로 공략하며 압박한다"고 했다.

반면 류현진은 담담하다. 1회 정상 구속이 나오지 않아 고전한 점을 인정했다. 홈과 원정 등판 편차에 대해서도 "어디서든 잘 던져야 한다"고 했다.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타이틀 획득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기록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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