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맨' 류현진의 QO 승부수 통했다, 대박이 보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입력 2019. 5.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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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2·LA 다저스)은 지난 겨울 FA 권리를 행사하는 대신 구단이 제시한 퀄리파잉 오퍼(QO)를 수락했다. 다른 구단과 협상에 나서 다년 계약을 노리지 않고 1년 1790만달러에 다저스에 남기로 결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QO제도가 실시된 이후 구단의 QO를 수락한 것은 류현진이 6번째였다. QO란 메이저리그 FA의 ‘보상권’을 결정하기 위한 장치다. QO를 거부하고 FA를 선언한 선수에 대해서는 드래프트에서 보상이 생긴다. FA 선수와 계약하는 팀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불이익을 받는 식이다. QO를 수락하면 1년 뒤 다시 FA가 된다. 이 경우 ‘보상권’에서 자유로운 순수 FA가 된다. 어느 팀과 계약하더라도 드래프트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다.

문제는 QO를 수락한 선배 5명의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1년 뒤 자유로운 FA가 되겠다는 계산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류현진의 QO 수락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 류현진 QO 수락 당시 다저스 지역 매체들은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QO를 제시한 것 자체가 실수”라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절반도 가기 전에 류현진은 스스로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류현진은 6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평균자책을 1.52로 떨어뜨리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ESPN이 예측하는 ‘사이영상 지수’에서도 1위에 올라섰다. 리그 최고수준의 투수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류현진의 QO는 ‘무리수’에서 ‘신의 한 수’로 바뀐다. 건강함을 증명한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투수가 FA로 나오는데 여기에 ‘보상권’도 없다면 계약이 훨씬 자유롭기 때문이다.

지난해 겨울 FA 최대어로 꼽힌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럴과 에이스급 좌완 투수 댈러스 카이클은 여전히 어떤 팀과도 계약을 맺지 못한 채 ‘FA 미아’로 남아있다. 구단들은 이들을 데려올 경우 벌어지는 드래프트 불이익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 나오는 대형 투수들은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 휴스턴 우완 게릿 콜, 뉴욕 메츠의 잭 휠러 등이다. 이들 모두 첫 FA 자격이기 때문에 QO를 거쳐 ‘보상권 있는 FA’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상권이 사라진 에이스급 좌완 류현진이 훨씬 큰 시장 경쟁력을 갖는 상황이다. SB네이션에서 다저스를 담당하는 에릭 스테픈은 21일 “올 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가 되는 류현진은 보상권이 사라지기 때문에 매우 가치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면서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2012년말 다저스와의 계약 때도 마감시한 직전까지 배짱으로 버텨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함시키는데 성공했다. 2018년 겨울 류현진이 보인 또 한 번의 배짱이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다 줄 지도 모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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