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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구 대망신, 호치민 월드컵서 일부선수 '무더기 노쇼' 비매너

이원만 입력 2019.05.26. 15:34 수정 2019.05.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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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우옌 민 호앙 아시아캐롬연맹(ACBC) 부회장 겸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지난 20일부터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고 있는 '호치민 3쿠션 월드컵'에서 발생한 일부 한국 선수들의 '무더기 노쇼' 사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제공=코줌인터내셔널

세계 3쿠션 당구계의 '강자'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당구가 베트남 호치민 3쿠션 월드컵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대회 성적도 신통치 않았지만, 그보다 대회 참가를 신청해놓고 '무더기 노쇼' 사태를 일으킨 일부 선수들 때문이다.

지난 20일(한국시각)부터 베트남 호치민 응우옌 두 스타디움에서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7차례 예정돼 있는 3쿠션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이 대회는 세계캐롬연맹(UMB)이 주관하는 최고 권위의 3쿠션 이벤트로 호치민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회다. '3쿠션 강국'인 한국은 조명우를 비롯해 허정한(경남), 조재호(서울시청), 김행직(전남), 강동궁(브라보앤뉴) 등 에이스급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허정한과 조재호는 시드권자 자격으로 32강부터 합류했고 조명우와 김행직, 강동궁 3명은 예선 4라운드를 거쳐 32강에 진출했다.

결과적으로 조명우의 8강행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16강까지 순조롭게 오른 조명우는 지난 25일 열린 8강에서 이탈리아의 '레전드' 마르코 자네티(세계 9위)에 33대40으로 패하며 아쉽게 도전을 마감해야 했다. 다른 4명의 한국선수들은 32강에서 전부 탈락했다.

대회 성적도 아쉬웠지만, 정작 '한국 당구'가 망신을 당한 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발생했다. 예선 라운드에 참가를 신청했던 한국 선수들이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무더기로 '노쇼 사태'를 일으켰기 때문. 무려 12명이나 이런 국제적인 비매너 행위를 벌였다.

◇한국 3쿠션 간판선수 조명우가 25일 베트남 호치민 응우옌 두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치민 3쿠션 월드컵 8강전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왼쪽)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제공=코줌 인터내셔널

기본적으로 3쿠션 월드컵대회 참가 신청은 선수 개인이 UMB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하게 돼 있다. 이로 인해 이번 호치민 대회에는 한국선수가 무려 17명이나 참가를 신청했다. 32강에 오른 간판급 선수들 5명 외에도 12명이 더 있었다. 그러나 이 12명이 모두 지난 20일부터 치러진 1~4차 예선 라운드에 사전 통보 없이 불참했다. 예선 1라운드에 김영섭, 심홍섭, 길우철, 서강일, 임준혁이 빠졌고, 2라운드에서는 정연철, 임형묵, 고상운, 조건휘, 이영훈이 불참했다. 3라운드에서는 오성욱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히 대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한국 당구의 위상 추락'으로 이어졌다.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응우옌 민 호앙 아시아캐롬연맹(ACBC) 부회장 겸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이번 '무더기 노쇼 사태'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예선 첫 날인 20일에 6명의 한국 선수들이 무더기로 나타나지 않았다.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아 우리가 상당히 곤란을 겪었다. 대회 시작이 늦춰지기도 했다. 이어 예선 2라운드 때 5명, 예선 3라운드 때 1명 등 총 12명의 한국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최근 프로 출범을 선언한 PBA에 진출하기로 선언했거나 이 PBA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가뜩이나 PBA가 출범 초기부터 UBM-대한당구연맹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터라 이번 '무더기 노쇼 사태'로 인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국제 무대에서 한국당구의 위상도 추락하게 됐다.

원래 국제 대회 예선전의 경우 참가 신청을 했던 선수가 불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대회에도 한국 선수들 외에 다른 나라 선수 5명이 불참했다. 하지만 이들은 미리 UMB 측에 불참 사실과 이유를 밝히고, 양해를 구했다. 기본적인 예의다. UMB측도 이런 경우는 쉽게 납득한다.

그러나 12명의 한국 선수들처럼 사전에 아무런 통보 없이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경우에는 UMB의 징계를 받는다. 보통 '무단 불참'의 경우는 국제 랭킹 포인트 8점 감점 또는 대회 참가비에 해당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이들에게도 해당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당구연맹 측도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ACBC 회장과 세계캐롬연맹(UMB) 부회장을 남삼현 회장은 "한국 선수의 노쇼로 인한 대회 차질에 대해 대한당구연맹을 대표해 사과했다"면서 "한국은 물론 다른 국가 선수들 중에서도 월드컵에 한 번이라도 나오고 싶어하는 선수가 많다. 불참 소식을 미리 알려줬다면 다른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이번 노쇼 사태로 인한 한국 당구 위상 추락은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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