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Universe]경희대학교 박태산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5.27. 12:30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Ready To GO

가수의 흥망은 노래 제목이 좌우하고 사람의 인생은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인생이라는 이름의 극장이 있다면 가장 큰 스크린은 박태산의 몫이 될지도 모르겠다. 고교야구 도루상을 휩쓸던 쌕쌕이는 2년 만에 ‘태산 같은 존재감’으로 투수를 압박하는 경희대 중심타자로 성장했다. 조용한 성격과 다르게 타석에 들어서면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는 반전 매력까지 갖췄다. 선수 생활을 통틀어 처음 하는 인터뷰에 떨린다고 말하면서도, 야구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박태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Photographer 손승필 Editor 이혜정 Location 경희대학교 야구장




박태산

출생 1998년 7월 23일 신체조건 183cm 87kg 출신 학교 신풍초-자양중-경기고-경희대 포지션 내야수

2019년 성적 6경기 22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 .409/.458/.636 OPS 1.094


경기고 1학년 때부터 대한야구협회장기에서 수훈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박태산. 드래프트 해인 2016년 황금사자기에서는 타율 5할, 대회 최다도루를 기록해 프로 지명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쓴맛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무릎 부상이 찾아왔다. 산 넘어 산이었다. 그러나 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줄 알았다. 칼 대신 방망이를 제대로 갈더니 눈앞에 놓인 산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진짜 태산이 돼 돌아왔다. 복귀 후 맞은 2018시즌, 그는 화끈한 타격감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경희대학교 3학년 내야수 박태산입니다.

대학야구 주말리그 개막이 다가오고 있어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4월 12일 개막에 맞춰 몸을 열심히 만드는 중이에요. 동계훈련에서 하던 것보다 운동량을 줄였어요. 시즌이 코앞이라 각자 컨디션에 맞춰 준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어요.

입학 후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갔어요. 날씨가 따뜻해서 야구하는데 지장이 없어 좋았습니다. 작년, 재작년에는 고흥과 부산으로 다녀왔는데 좀 추웠어요. (웃음) 확실히 국내보다 해외에서 훈련하는 게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좋더라고요. (어떤 훈련을 주로 했나요?) 작년에 실책이 많아서 수비에 신경 썼어요. 특히 투수와 내야수가 같이 호흡을 맞추는 팀플레이 위주로 연습했습니다.

2018년 기록이 인상적이에요. 타격이 좋아진 비결이 있나요?

신입생 때 무릎 수술을 했어요. 재활을 하면 경기를 못 나가잖아요. 남들은 다 경기를 하는데 저만 뛰지도 못하고 벤치에서 지켜보는 게 힘들었어요. 이 악물고 재활하면서 1학년을 보냈어요. 2학년 때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잘하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죠. 그게 결과로 돌아왔어요.

본인의 성적을 스스로 평가하면 몇 점을 주고 싶어요?

50점을 주고 싶습니다. 타율은 높지만, 중심타자 자리에서 장타가 부족했어요. 장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는데 실전에서 생각만큼 안 나오더라고요.

등번호를 10번으로 바꿨어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KIA 타이거즈 황대인 선수가 제 롤모델이에요. 초중고 선배인데 형이 10번을 달고 야구를 하는 게 멋있어 보여 따라 바꿨습니다. 대인이 형은 야구를 진짜 즐길 줄 아는 사람 같아요. 그 마인드를 닮고 싶어요.

평소 훈련을 할 때 가장 집중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방망이에요. 팀의 중심타자라 찬스가 자주 오거든요. 그때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어렵잖아요. 타격을 더 잘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크리스토퍼 볼라스는 인생을 둘로 나눠 정의했다. 운명(fate)과 숙명(destiny)이 바로 그것이다. 태어나기 전에 주어져 바꿀 수 없는 것이 운명이라면 숙명은 주어진 것에 자신의 의지(will)를 더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박태산에게 야구는 숙명 같았다. 일찌감치 야구에서 자신의 ‘Destiny’를 발견했다.

언제,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게 됐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했어요.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죠. 아버지가 은퇴를 빨리하셔서 야구하는 모습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시절 사진을 보면서 저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아빠만큼, 아니 아빠보다 더 잘할 테니 야구를 시켜달라”고 부모님께 먼저 말했죠.

야구집안이에요. 아버지 박상수 감독(전 충주 성심학교), 형 박태양, 동생 박태강까지 4부자가 야구를 하니 서로 잘 이해해줄 것 같아요.

사실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은 일 년에 몇 번 안돼요. 한… 두 번? (웃음) 각자 다른 지역에 있어서 만나기 쉽지 않더라고요. 모이면 항상 야구 이야기를 해요. 서로 좋은 점, 안 좋은 점을 전부 얘기하죠. 그게 큰 도움이 돼요. 특히 아버지가 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봐주셔서 실력이 늘었어요. (어떤 조언을 받았나요?) 기술적인 조언은 특별히 안 해주세요. 주로 멘탈 관리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좋지 못한 플레이로 위축이 돼 있을 때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가족 중 제일 야구를 잘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동생은 이번 시즌부터 투수로 전향해서 비교할 수 없어요. 같은 포지션인 셋 중에 고르자면 아무래도 제가 제일 잘하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랑 형보다 제가 힘이 더 좋거든요.

아들 셋이 있으면 한 명쯤은 애교가 많을 법한데, 성격은 어떤가요?

안타깝게도 저는 없어요. 평소 조용한 편이라 어렵네요. 동생이 애교가 많아요. 그래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나 봐요.

고교시절 호타준족 평이 붙은 지명 후보였어요. 드래프트가 아쉬웠을 것 같아요.

솔직히 지명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남들보다 상을 많이 받아서 기대했는데 잘 안됐고, 빨리 털어버렸어요. 대학에서 한 번 더 도전해 그때는 꼭 지명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 도루 기록이 많이 없어요. 이유가 있나요?

작년에 딱 한 번 했어요. 뛰면 죽어서 안 뛰었습니다. (웃음) 고등학생 때는 마르고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는데 대학에 와서 살을 찌우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면서 85kg까지 몸을 키웠어요. 예전에는 그냥 치고 달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달리기는 살짝 느려졌지만 그만큼 힘이 좋아졌어요. 야구하는 스타일이 바뀐 거죠.




내야수로 전향한 계기가 있나요?

지명을 못 받고 나니까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야수가 외야수보다 프로에 갈 확률이 높기도 하고요. 중학교 때 내야를 본 경험이 있어서 다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전향했습니다.

내야수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외야수보다 멋있어요. (웃음) 타구도 자주 와서 할 게 많고요. 외야수는 날아오는 공만 잡으면 되는데 내야수는 더 섬세한 수비가 필요해요. 바운드를 잘 맞춰서 땅볼을 잡아야 하고 정확한 송구도 필요해요. 신경 쓸 점이 훨씬 늘어난 거죠. 멋있는 플레이도 내야 수비에서 자주 나오잖아요. (어떤 부분을 제일 신경 쓰나요?) 계속 내야를 봐온 선수들보다 송구가 약해요.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것. 야구를 즐기는 자신을 보며 기뻐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 야구는 박태산에게 행복을 줬다. 드래프트까지 다시 2년이 남은 지금, 그에겐 이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그라운드 위에서 누구보다 큰 그림을 그릴 준비가 됐다. 그의 자신 있는 스윙을 기대해 볼만 하다.

입학할 때 세운 개인적 목표가 있나요?

무조건 프로 지명이 목표입니다. 고3 때 가지 못한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같이 야구를 한 친구 중에 프로에서 뛰고 있는 애들을 보면 부러워요. 지명이 안 됐다고 포기하기엔 제가 그동안 야구를 해온 게 아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야구할 때가 제일 즐겁고 행복하거든요. 프로에 가서 더 오래 야구를 하고 싶어요.

대학야구와 고교야구, 어떤 차이가 있나요?

관심도가 제일 다르죠. 고등학생 때는 스카우트 분들도 많이 오시고 경기장을 찾는 관중도 꽤 있어서 야구할 맛이 났는데 대학야구는 지방에서 하다 보니 관심이 적어요. 대학생들이 힘이 좋아서 타격이나 주루를 할 때 보는 재미가 있거든요. 대학야구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박태산의 강점은 기복 없는 타격과 꾸준함이에요.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 경기에 안타 한 개’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타석에 들어가요. 첫 타석에 안타가 나오면 하나 더 쳐보자는 생각으로 매 경기 임했어요. 그렇게 하다보니까 작년에 치른 18경기 중 16경기에서 안타가 나왔어요. 부담 갖지 않고 야구를 즐기려고 한 게 꾸준함으로 이어졌어요.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타격이 장기예요.

의식적으로 밀어치는 건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잘 밀어친다는 말을 들었어요. 당겨치는 것보다 밀어쳐서 나오는 안타가 많아요. 타격 메커니즘이 밀어치기 좋게 정립된 것 같아요.

2018시즌 득점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어요. 스스로 강심장이라고 생각하나요?

야구의 매력은 언제 어떻게 경기가 뒤집힐지 모르는 짜릿함이잖아요. 그래서 야구할 땐 강심장이 되는 것 같아요. 그라운드 밖에서는 내향적인 스타일인데, 운동장에서는 그런 말을 전혀 안 들어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치려고 노력하니 타점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어떤 코스의 공을 잘 치나요?

몸쪽 높은 공이 오면 열에 아홉은 안타가 돼요. 쳤을 때 멀리 나가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치기 어려운 공도 있나요?) 딱히 없어요. 웬만하면 다 치고, 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어려운 건 없어요.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2019시즌 목표는 무엇인가요?

올해 목표는 타율 4할과 홈런 3개로 세웠습니다. 작년에 3할 7푼, 홈런 1개를 쳤는데 작년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거예요.

야구선수가 아닌 대학생으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본다면?

팀플이요. 대학에 오기 전까지 그런 걸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생활체육론’과 ‘스포츠의 명가’라는 수업에서 팀플이랑 PPT, 발표까지 다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운동을 하지 않는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좋았어요.




올 시즌 경희대의 전력은 어떤가요?

올해가 제일 센 것 같아요. 야수는 저학년 때부터 경기를 뛴 (김)영도 형, (최)근수 형, (김)태진이 형이 잘 이끌어주고 있고, 투수 중엔 신입생 박상용, 백현수가 눈에 띄어요. 후배들이 4학년 형들과 힘을 합치면 전국대회 4강 이상은 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2019시즌부터 금요일에 경기가 열려요. 주말에는 뭘 하고 싶어요?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싶어요. 작년 여름에 너무 더워서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꼈어요. 시간이 많아졌으니까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체력을 보강할 거예요. 또 집에 가서 동생도 놀아줘야죠.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가고 싶은 팀이 있나요?

KIA에 가고 싶어요. 고향이 광주 쪽이에요. 광주에서 태어났으니까 불러주신다면 고향 팀에 가는 게 꿈이에요.

마지막으로 박태산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요?

가족입니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해왔잖아요. 아버지, 형, 동생도 저와 같이 야구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가족 같은 관계예요. 가족과 야구 모두 저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요.


더그아웃 매거진 9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7호(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트위터 www.twitter.com/dugoutmagazine

유튜브 www.youtube.com/c/DUGOUTM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