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을 보며 꿈꿨던 손흥민, 그가 쓰게 될 두 번째 역사

김희선 2019. 5.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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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
2011년 5월 28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 박지성(38)이 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 박지성은 FC 바르셀로나(스페인)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고군분투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페드로 로드리게스·리오넬 메시·다비드 비야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르셀로나에 1-3 패배를 당하며 '빅 이어'를 넘겨줬다. 박지성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무대였던 2010~2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야기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한국 그리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던 2008~2009시즌에 이어 두 번이나 결승 무대를 밟은 박지성의 활약은 그 자체로 전설이 됐다.

그 후 8년이 지났다. 박지성 이후 그 어떤 한국 선수도 밟지 못했던 '꿈의 무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이 다가온다.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될 선수는 역시, '손세이셔널' 손흥민(27·토트넘)이다. 손흥민은 다음 달 2일(한국시간) 오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리버풀과 경기 출전이 확실시된다. 손흥민이 리버풀전에 나선다면, 2010~2011시즌 박지성 이후 8년 만에 한국 선수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뛰며 매 시즌 진화해 가는 손흥민이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나서는 경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특별하다. 28일 토트넘 트레이닝 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한국 선수나 유럽 선수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꿈의 무대고, 당연히 내게도 그렇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물론 "어떤 경기든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결승전도 다를 바 없다. 너무 큰 동기부여를 갖고 경기에 임하면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평소와 같은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잃지 않았다.

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주는 무게감은 쉽게 지울 수 없다. 지난 27일 6월 A매치 소집 명단을 발표한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조차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손흥민에게 매우 뜻깊고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결승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을 정도다. 손흥민도 "이런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소중히, 성실히 준비하고 있다"며 '꿈의 무대'를 기다리는 마음을 밝혔다.

유럽 무대, 특히 EPL에서 뛰면서 손흥민은 늘 박지성의 그림자를 쫓아왔다. 물론 시대도, 소속팀도, 포지션도 달라 박지성과 손흥민을 비교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는 일이다. 오히려 '해버지(해외 축구의 아버지라는 뜻의 줄임말)'라 불릴 정도로, 유럽 무대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 왔던 박지성은 손흥민에게 롤모델이자 동기부여가 되는 선배 그 자체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박)지성이 형이 결승에서 뛰는 것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그 꿈을 향해 달려온 만큼 내겐 너무나 소중한 경기"라고 자신에게 이번 결승전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물론 결승까지 올라온 것만으로 만족할 손흥민이 아니다. "결승에 와서 행복하다기보다는 경기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덧붙인 손흥민은 "얼굴이 많이 탔을 정도로 운동을 많이 했다. 마지막으로 최상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만약 손흥민이 결승전에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 올릴 경우 아시아 최초로 '빅 이어'를 들어 올린 선수가 될 수 있다. 박지성이 맨유 시절 두 차례 결승전에 올랐으나 모두 준우승으로 끝났고, 맨유가 우승한 2007~2008시즌에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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