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을 비벼 삼킨 류현진의 찬란한 '오색비빔밥' 투구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19. 6. 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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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류현진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츠와의 경기 8회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32·LA 다저스)은 자신의 5월 성적을 두고 “스스로도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5월에만 6경기에 나와 5승0패, 평균자책 0.59를 기록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2015년 7월 한 달 평균자책 0.27을 기록한 이후 다저스 팀 선발 투수 한 달 최저 평균자책 기록이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라면 6~7회까지 버티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끌어가야 한다고 항상 말해왔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면서 “5월 한 달 동안은 그 말을 지킨 것 같다. 정말이지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호투 비결은 역시 제구다. NBC LA는 “류현진은 최근 유행하는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처럼 100마일짜리 강속구를 던지지 않는다. 리치 힐이나 클레이튼 커쇼 처럼 커브의 달인도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류현진은 모든 공을 다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미키 캘러웨이 뉴욕 메츠 감독은 아예 류현진을 가리켜 “왼손 매덕스”라고 말하면서 “패턴을 읽을 수가 없다.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는 일종의 ‘투수 수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믿기 힘든 투구는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 역시 혀를 내두를 정도다. 프리드먼 사장은 “류현진은 마치 편안한 흔들의자에 앉아서 공을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투구 리듬을 잃지 않은 채 모든 공을 던진다. 프리드먼 사장은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주변 모든 곳에 정확하게 던진다”면서 “타자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고, 그 약점 코스에 정확하게 여러 구종을 집어넣으니까 타자들의 밸런스가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는 지금,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는 레벨의 투구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의 효과적인 투구는 프리드먼 사장의 표현대로 포심, 투심(싱커),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5가지의 구종을 완벽하게 제구하는데서 나온다. 베이스볼사반트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은 올시즌 이들 5가지 구종을 적절하게 섞어 던진다. 포심의 비율은 31.9%, 체인지업이 24.6%로 뒤를 잇는다. 커터 20.9%, 싱커 12.3%, 커브 10.2% 순이다.

상대 약점을 공략하는데도 능하다. 우타자 상대로는 포심을 몸쪽 높은 곳에 찔러넣고, 싱커와 체인지업을 바깥쪽 낮은 코스에 집중시킨다. 커터는 몸쪽 낮은 곳을 향한다. 투구 궤적을 고려하면 알고도 치기 어려운 코스다. 좌타자 상대로는 커터를 좀 더 먼 쪽으로 빼면서 포심과 싱커를 몸쪽으로 붙이는 방식으로 패턴에 변화를 준다.

NBC LA는 류현진의 호투를 두고 ‘야구의 한류’라고 이름붙였다. 류현진의 야구 한류를 완성시키는 것은 5가지 구종을 완벽하게 제구하는 ‘오색 비빔밥’ 투구 덕분이다.

NBC LA는 “류현진은 지금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물론, 지금 페이스라면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 투수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스타전 선발 투수를 결정하는 것은 마침 지난해 리그 우승팀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다. 로버츠 감독은 “아직 거기까지 생각할 때는 아니다”라면서도 “류현진이 지금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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