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성공 비밀, '제로 K 카운트 승부의 구종 다양성'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19. 6. 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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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지난 5일 애리조나전 투구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 게티이미지 코리아

·류현진 5피치 투수 중 제구 1위

·분석 전문 스코욕 코치도 “류현진은 분석 불가”

미국 현지에서도 류현진(32·LA 다저스)의 호투 비결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빠르지 않은 구속과 회전수에도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의 비밀을 밝히려는 시도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어슬레틱은 류현진 호투 비결로 ‘제로 K 상황 구종 다양성’을 들었다. 제로 K 상황이란 스트라이크가 기록되지 않은 볼카운트다. 반드시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상황으로 많은 투수들이 ‘속구’를 던진다. 하지만 ‘속구 타이밍’에 던지는 속구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이른바 ‘속구 타이밍의 속구 죽음의 시대’다.

디 어슬레틱은 올시즌 50이닝 이상 투구 투수 중 5가지 구종을 모두 10% 이상 던지는 투수, 즉 다양한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골랐다. 류현진을 비롯해 모두 12명이다. 이 중 가장 뛰어난 제구를 보여주는 투수가 류현진이다. 투수가 원하는 곳에 던지는 능력을 ‘커맨드’라고 하고, 이를 측정하는 여러 방식이 개발되고 있는데 STATS, LLC는 커맨드+ 라는 기록을 개발했다. 100을 평균으로 하는 기록인데, 디 어슬레틱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 부문에서 112로 이들 12명 중 가장 높다.

류현진은 ‘제로 K 상황’에서 속구 구사비율이 48.4%로 50%가 되지 않는다. 타자들은 류현진을 상대할 때 자신이 아주 유리한 상황에서도 속구를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 중 헛스윙 비율도 11.5%로 상당히 높다. 제구가 잘 이뤄진 다양한 공을 카운트에 따라서도 예측할 수 없다면 타자들에게는 굉장히 곤혹스러운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타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노림수를 가져가기 어렵다. 제구가 잘 되니 유리한 카운트 자체를 만들기 어렵다. 그렇다고 초구부터 때리자니, 초구는 뭘 던질지 더 예측하기 어렵다. 공 보고 공 치기 역시 구속과 구종의 다양성 때문에 쉽지 않다. 강한 타구 대신 약한 땅볼 타구가 쏟아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류현진의 팀 동료 로스 스트리플링은 어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처럼 투수들이 속구 던지기 힘든 시대에 류현진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류현진은 백도어성 커터를 던지는데 이걸 언제 던질지 예측하기가 진짜 어렵다. 우리 팀 새 타격코치(롭 밴 스코욕, 사설 코치 출신)가 애리조나 있을 때 류현진은 진짜 분석하고 준비하기 어려운 상대였다고 하더라. 왜냐하면 류현진이 뭘 던질지 진짜 예상하기 힘드니까.”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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