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가 본 류현진 "제구가 마치 게임하는 것 같던데요"

광주|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2019. 6. 1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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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이 18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광주|이정호기자

“마치 게임기로 하는 것 같던데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두 개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김병현(40)은 빅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후배’ 류현진(32·LA다저스)의 물오른 투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내노라하는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상대로도 너무 쉽게 공을 던진다는 의미다.

김병현은 18일 KIA-SK전이 열리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잠시 취재진과 마주한 김병현은 류현진의 성공 요인에 대해 “자신감이 크다. 지금은 어떤 공을 던져도 통한다는 확신같은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모든 구종을 좌·우, 상·하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쓸 수 있는 제구가 강한 무기 아니겠는가. 마치 게임기로 야구하는 것 같다”며 엄지를 들었다. 상황에 따라 같은 공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던질 수 있는 능력 역시 빼놓지 않았다.

타자를 압도할 만한 속구나 구위를 갖고 있지 않은 류현진이지만 현재로서는 그야말로 빈틈을 찾을 수 없는 피칭이 이어진다. 사실 게임기 컨트롤도 이렇게 하기 어렵다. 최근 2경기에서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14경기에 등판해 9승(1패)을 따내 내셔널리그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은 1.26에 불과한 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1점대 평균자책 투수는 류현진 뿐이다. 게임 속 성적이라면 ‘사기 캐릭터’라 불릴 만한 성적이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이 공식 기록이 된 1912년 이래 정규리그 개막 후 14경기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을 기록한 다저스 투수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김병현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류현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1790만 달러(약 212억 3835만 원)를 제시한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아들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뒤 다시 FA가 된다. 김병현은 “FA가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며 “조금만 더 오르면 산 정상인데 다시 내려갈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 목표가 뚜렷하다. 지금 던지는 것을 보면 그만큼 오프시즌에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고 시즌 준비 과정도 철저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은퇴 뒤 요식업계에서도 성공 커리어를 이어가는 김병현은 최근 광주에 수제버거 가게 ‘광주일고’를 냈다. 김병현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이유를 묻자 “햄버거 배달을 왔다”며 웃었다. SK 손혁 투수코치가 김병현의 햄버거를 선수단에 쐈다. 김병현은 지난달부터는 해설위원으로 데뷔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병현은 “해설위원은 한 달에 한 번 나간다. 햄버거 가게에는 일주일에 3일 이상 나간다”며 사장님 모드로 유쾌한 가게 홍보도 잊지 않았다.

광주|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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