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부회장"여자축구 초등학생 300명으론 안돼..장기계획 수립할것"[女월드컵 현장인터뷰]

전영지 2019. 6. 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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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노르웨이전 현장의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랭스(프랑스)=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장기 발전계획을 만들겠다."

18일(한국시각)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여자월드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 노르웨이전(1대2패)을 앞두고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만났다.

'프랑스여자월드컵 한국선수단장'김 부회장은 눈코뜰새없이 바쁜 6월을 보냈다. 5월 말 폴란드 20세 이하 월드컵 현장에서 정정용호와 함께 했다. 세네갈과의 4강전 승리 후 축제 분위기의 폴란드를 뒤로 한 채 13일 새벽 프랑스 그르노블을 향했다. 윤덕여호의 프랑스여자월드컵 2차전 나이지리아전 현장을 함께 했다. 프랑스와의 개막전 0대5 완패에 이어 나이지리아전, 우세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0대2로 패했다. 2연패를 떠안은 여자축구 대표팀은 눈물바다가 됐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요르단여자아시안컵, 올해 호주 4개국 대회 현장에서 여자대표팀과 동고동락했었다. 윤덕여호와 함께 노르웨이전이 열리는 랭스로 이동해 선수들을 다독였다. U-20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던 15일, 김 부회장은 다시 우츠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정용호의 준우승 현장을 함께 한 이튿날 또다시 '새벽 비행기'에 올랐다. 16일 프랑스 랭스의 윤덕여호에 복귀했다. '짚신 장수' '나막신 장수' 자녀를 둔 부모 마음이었다. 남자축구 어린 선수들의 쾌거를 누구보다 기뻐했고, 여자축구 베테랑들의 눈물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했다. 환희와 눈물이 교차한 6월, 김 부회장이 한국 여자축구의 길을 이야기했다.

프랑스여자월드컵 랭스 훈련장에서 윤덕여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사진=전영지 기자

▶여자축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2차전 나이지리아전 패배 후 눈물을 펑펑 쏟는 여자축구 선수들에게 김 부회장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이 무슨 죄가 있나. 여태까지 주어진 환경속에서 우리 선수들은 너무 잘해왔다"고 윤덕여호 선수들을 감쌌다.

2019년 6월 현재 대한민국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1472명이다. 12세 이하 382명, 15세 이하 338명, 18세 이하 315명, 대학선수 219명, WK리그 소속선수 218명이 전부다. 437명의 대학선수, WK리그 선수중 선발된 23명이 월드컵 무대에서 뛰고 있다. 프랑스의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18만 명, 노르웨이의 여자축구 선수는 11만 명이다. 김 부회장은 "초등학교 여자 축구선수가 300여 명밖에 안되는 나라에서 2회 연속 월드컵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다.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고, 우리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그동안 너무 잘해왔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4년간 여자축구 A매치는 불과 5번에 불과했다. 2015년 호주, 2016년 미얀마, 2017년 미국 원정 평가전 후 2018년에는 A매치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여자월드컵 직전 아이슬란드, 스웨덴과의 평가전이 전부였다. 이웃 일본은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이후 14번의 A매치 평가전을 치렀다. 매년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노르웨이 등 강호들과 잇달아 맞붙으며 자신감을 키웠다. 이동이 용이한 유럽 국가들은 4년간 30회 이상의 A매치를 통해 조직력을 키웠다. 지난 4년간 유럽 여자축구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IOC의 '아젠다 2020', FIFA의 양성평등 축구에 대한 관심과 함께 맨시티, 바르셀로나, 올랭피크 리옹 등 유수한 클럽팀들이 여자축구와 여자 유스에 집중투자했다. 그 4년새 한국 여자축구는 정체됐다. 23명의 선수중 해외파는 3명에 불과하다. 영상을 집중분석했지만, 그림과 현실은 달랐다. 윤덕여호 선수들은 프랑스월드컵 현장에서 "영상으로 본 것보다 상대가 더 빠르고 더 강했다"고 했다. 윤덕여 감독은 프랑스전 대패 후 "프랑스와 같은 강팀과의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경기가 어려웠던 이유다. 한국 여자축구가 더 성장하려면 강팀들과의 대결이 더 자주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 없는 결과는 없다. 2010년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월드컵 3위에 오른 '황금세대'가 9년 후 성인월드컵에서 3전패, 최하위로 몰락한 이유는 자명했다.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한국 여자축구의 현주소는 20년 전 남자축구 대표팀을 떠올리게 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우물안 개구리' 한국 남자축구가 네덜란드, 멕시코에 고전했던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2019 여자 월드컵, 도전은 여기까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응원,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2년 후, 16년 후' 여자축구 장기발전 계획이 필요하다

김 부회장은 "이번 16강 탈락을 계기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오히려 실패를 통해 혁신의 필요성을 모두가 절감할 것"이라면서 "여자축구는 12년, 16년 후를 바라볼 장기 플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몽준 회장님이 10여 년 전 울산의 초중고, 대학교에 여자축구팀을 만들고 WK리그가 출범한 후 한국 여자축구는 초고속 성장을 했다. 그 힘으로 지난 10년을 버텨왔다. 이제 그 고속성장이 한계치에 다다른 것"이라고 봤다.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최근 여자축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남아공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 등 해외리그에서 뛴다. 아프리카의 피지컬과 스피드에 유럽의 기술이 더해졌다. 아시아 축구가 밀릴 수밖에 없다. 한국 여자축구도 지금의 방식, 이대로는 안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부회장은 학교체육을 통한 여자축구의 활성화를 이야기했다. "전국에 여자축구를 하는 초등학교가 18개밖에 안된다. 300명의 선수로는 절대 안된다.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운동을 너무 안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남녀 어린이들이 함께 공을 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마다 초등학교 10개 팀씩 만들고, 프로구단들이 유스팀에 여자선수를 10명씩 의무적으로 받아주는 등 저변을 넓히는 가운데 선수가 나오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도움이 절실하다.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살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책상앞 공부만 강조하는 교육 정책이 아닌 아이들을 운동하게 하고, 운동선수의 꿈을 키워주는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신세계 그룹이 향후 5년간 여자축구에 100억 원 후원을 약속했다. 협회는 2023년 여자월드컵 유치도 신청해둔 상황이다. 올해 11~12월 현장 실사를 거쳐 내년 3월안에 유치여부가 결정된다. 내년 도쿄올림픽 예선전을 앞두고 아시아권과의 대결이 아닌 유럽, 미주 강호들과의 A매치가 필요하다. A매치 횟수만큼 내실이 중요하다. 김 부회장은 "한국에 돌아가서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장기계획을 수립하겠다. 남자축구 대표팀처럼 일본과 연계해 A매치를 잡는 것을 추진 중이다. 강호들과의 A매치를 통해 깨지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 부회장은 폴란드에서 동고동락한 '정정용호'의 쾌거도 언급했다.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협회는 성실하고 반듯한 전임지도자 정 감독과 3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김 부회장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감독과의 오래 전 인연도 털어놨다. "내가 홍콩협회에 있을 때 중국서 열린 14세 페스티벌 대회때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정 감독을 처음 만났다. 나와 동갑이더라. 인품이 훌륭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정말 산전수전 다 겪은 지도자"라고 인정했다. "어린 선수들의 눈높이를 존중하는 지도자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지도자"라고 했다. "특히 이번 U-20 대표팀은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분업화가 아주 잘됐다. 정 감독은 전문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리더다. 체력분석관, 전력분석관들에게 전권을 주고, 책임감을 심어주고,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단단한 원팀을 만든 것이 좋은 성과를 빚어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랭스(프랑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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