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기로 야구하는 듯"..찬사 쏟아지는 류현진의 완벽한 진화

배영은 2019. 6.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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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꼭 오락기로 야구하는 것 같지 않아요?"

'BK'라는 애칭으로 이름을 날렸던 전직 메이저리거 김병현(40)은 LA 다저스 류현진(32)의 피칭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근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를 해설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말았던 기억을 떠올리던 중이었다.

지난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병현은 "요즘 류현진에게선 확실히 '뭘 던져도 된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며 "메이저리그에서 2년을 보낸 뒤 부상당했는데, 그 후 몸이 회복되면서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김병현은 또 "컨트롤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오락기로 야구하는 것처럼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뺐다 한다"며 "빠르게 해야 할 때는 빠르게 가고, 느리게 해야 할 때는 느리게 간다. 정말 올 시즌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올해의 류현진은 누가 봐도 혀를 내두를 만큼 경이적인 투구를 한다. 올 시즌 14경기 선발 등판 성적이 9승1패, 평균자책점은 1.26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역대 다저스 투수 가운데 개막 14경기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투수로 남았다. 1972년 돈 서튼(1.55)과 1966년 샌디 쿠팩스(1.40)에 이어 1968년 돈 드라스데일이 남긴 1.31까지 앞질러 버렸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역대급'이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SNS를 통해 "류현진이 1913년 이후 메이저리그 전반기 평균자책점 9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역대 가장 낮은 전반기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1918년의 월터 존슨(0.76)이다. 2위는 1914년 0.90를 기록한 더치 레너드. 하지만 톱10 안에 든 투수의 절반인 5명이 1910년대에 뛰었다. 200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류현진이 1위다.

현지 언론의 극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다저스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다저스네이션'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류 데이(Ryu day)'는 상대 타선이 침묵하는 날이자 다저스가 이길 확률이 매우 큰 날"이라며 "아마도 다저스는 류현진이 매일 등판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했다. '야후스포츠'는 "류현진이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확정되기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며 "류현진의 최고 자질은 정신적 유연성"이라고 썼다.

이뿐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스타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류현진의 직전 등판이던 지난 17일 시카고 컵스전을 전국 방송으로 중계하면서 "류현진은 자신이 보유한 5개 구종을 모두 스트라이크로 던진다. 다저스 선배인 1988년 오렐 허샤이저,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를 보는 것 같다. 류현진이 더 놀라운 지점은, 시속 95~97마일 '강속구 시대'에 시속 90~91마일 직구로 이런 성적을 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적응력이 특별히 뛰어난 투수다. 갖고 있는 모든 구종을 두려움 없이 던진다"며 "류현진을 상대로는 (상대팀이) 어떤 계획도 세우기 어렵다"고 했다.

세계 최고 리그에서 바다를 건너 들려오는 엄청난 소식에 한국 야구팬도 열광의 도가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처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마운드에 우뚝 섰던 1990년대 중·후반을 연상케 한다.

여의도로 직장을 다니는 A씨는 "요즘 회사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류현진 등판 이후 이틀간은 이전 등판과 관련된 얘기를 하고, 그 후 2~3일은 다음 등판을 예상하고 기다리면서 보낸다"며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점심시간에 모두 류현진 경기 얘기를 한다. 야구를 잘 모르던 직원들도 류현진은 알고 관심을 갖는다"고 귀띔했다.

류현진에 감탄하는 포인트는 모두 비슷하다. 투수로 재기가 어렵다는 어깨 수술을 받고도 최고 기량을 되찾은 신체적 능력, 스트라이크존 전체를 원하는 대로 활용하는 제구력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기는커녕 더 강해지는 집중력과 정신력이다. 확실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건강한 류현진'에게는 한계가 없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에이스를 넘어 "올 시즌 지구에서 가장 훌륭한 투수(LA 타임스)"로 진화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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