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박찬진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6.20. 12:00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결핍이 만들어 낸 열정

결핍은 살아가는 원동력이다. 삶에 만족하는 순간, 우리는 나태함에 빠지고 스스로를 망가뜨리게 된다. 그렇기에 늘 부족함을 느끼고 이를 채워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덕수고 박찬진은 어떤 선수보다 야구에 대한 갈증이 강하다. 인터뷰 내내 “아직은 한참 부족합니다”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그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자신을 단단하게 연마하고 있다. 야구를 너무 사랑해 부족한 것도, 욕심도 많다는 박찬진.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최윤식 Location 덕수고등학교


박찬진

출생 2002년 3월 8일 서울 신체조건 175cm 78kg 출신 학교 도곡초-건대부중-덕수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7경기 24타수 11안타 0홈런 7타점 .458/.500/.583 OPS 1.083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십니까. 덕수고등학교 2학년 내야수 박찬진이라고 합니다.

생애 첫 인터뷰라고 들었어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신기하고 떨려요. <더그아웃 매거진> 95호에 출연한 (정)구범이 형 영상도 찾아보면서 ‘아 이런 식으로 하는 구나’라고 예습했어요. (선배 정구범이 따로 조언한 게 있나요?)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했어요. 분위기도 편안하고 재미있다고요. (웃음) 덕분에 한시름 덜었어요.

감독님에게 섭외 소식을 전달받았을 때는 어땠나요?

‘나 같은 선수가 인터뷰해도 되나’라고 생각했어요. 과분하고 무거운 마음도 들고요.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평소 성격은 어때요? 굉장히 유쾌하다고 들었는데.

야구장에서는 늘 즐거워요. 경기장에 가면 다 아는 선배고 친구들이라 수다쟁이가 돼요. 그런데 밖에서는 소심해져요. 말 수도 줄고요.

2019 주말리그 전반기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손목이 좋지 않아 출장이 늦었는데 지금은 괜찮은가요?

다 나았어요. 후유증이 있지만 충분히 견뎌낼 수 있어요. (손목은 어쩌다 다치게 됐나요?) 미국 캠프 중반부터 통증이 있었어요. 그래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참고 캠프를 마쳤죠. 한국에 와서도 주말리그 전에 치러진 세 대회(명문고야구열전, 서울시장기, 탄천리그)를 모두 뛰었어요.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검진 차 병원에 가보니 의사 선생님이 피로골절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부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았어요.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라운드에서 비시즌 동안 연습한 걸 복기하고 싶었거든요.

부상에서 복귀한 4월 27일 서울디자인고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어요.

남들은 다 괜찮다고 했는데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아요. (완벽한 복귀 신고가 아니었나요?)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하루 빨리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돼야죠. (야구에 대한 욕심이 굉장한 것 같아요.) 그만큼 야구를 사랑합니다. (하하)

서울 B조에서 압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비결이 무엇인가요?

훌륭한 훈련 시스템과 감독님을 필두로 팀원 모두 단합돼 있는 점이 비결이에요. (이상적이네요. 선수끼리 사이도 좋나요?) 3학년 형들이 저희를 정말 아껴요. 그렇기에 후배들도 선배들과 같이 가려고 해요. 서로 잘 맞아요.


#첫눈에 반한 야구

여섯 살, 생활 체육 야구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을 다녔다. 프로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지만 아저씨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어린 박찬진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공부를 하기 싫었던 어린 개구쟁이는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렇게 부모님을 졸라 입게 된 리틀야구 유니폼.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던 소년은 매일 밤 유니폼을 입은 채 잠들기 일쑤였다.

그러면 야구부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요?

일곱 살이었던 것 같은데 그날도 아버지를 따라 선린인고에 생활 체육 경기를 구경하러 갔어요. 한 관계자 분이 야구를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본인이 아는 분이 있다며 구리시리틀야구단 감독님을 소개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리틀야구 선수 박찬진은 어떤 아이였나요?

야구가 너무 좋은 아이였죠. 유니폼을 입고 자기도 하고 어떤 날은 방망이랑 잠들기도 했어요. 개구쟁이라서 부모님 말씀도 참 안 들었어요. (언제 정식으로 선수를 하겠다고 결심했나요?) 처음부터요. 야구선수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처음으로 소화한 포지션이 어디였나요?

투수랑 3루수요.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온 자리예요. (중학교 시절 포수로도 활약했어요.) 원래 포수를 하던 친구가 부상을 당해 갑자기 맡게 됐는데 진짜 힘들었어요.

뛰어난 타격 재능으로 예전부터 유명했어요.

과찬이십니다. (웃음) 초등학교 때도 조금 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타격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영상을 보고 제 문제점을 파악하고, 화면 속 선수의 장점과 합쳐보기도 하면서 연구했어요.

어떤 선수의 타격폼을 봤나요?

제 롤모델인 추신수 선수요. 선구안도 좋고 파워도 뛰어나시잖아요. 특히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갖고 계셔서 좋아해요. 저도 누구에게나 믿음을 줄 수 있는 만능적인 선수가 되고 싶어요. 또 요즘은 김재환 선수와 장충고 박주홍 선배님의 영상을 봐요. 힙 턴이 약하다고 느껴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 공부 중이에요. (박주홍과는 건대부중 선후배 사인데 직접 물어봐도 되지 않나요?) (박)주홍이 형은 U-16 대표팀도 같이 해서 연락은 가끔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큰 존재예요. (웃음)

에디터 개인적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호세 알투베가 많이 떠올라요.

주변에서 종종 들어요. (알투베의 경기도 찾아보나요?) 밀어치는 홈런이 인상적이라 몇 번 보기는 했어요. 그런데 저와는 스타일이 달라요. 알투베는 앞발이 닫히면서 타격하는 크로스 스탠스인데 저는 오픈 스탠스로 시작했다가 타격 시 스퀘어 스탠스로 치거든요.


#작지만 거대한

아마추어 선수에게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신체 조건이다. 스카우트는 선수들의 체구를 보고 프로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단정 짓기도 한다. 박찬진의 키는 175cm, 야구 선수로서는 다소 왜소한 체형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작은 키와 대비되는 당당한 파워가 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온 손목 강화 운동과 남다른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다.

지난해 후반기에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어요. 1학년이었는데 떨리지 않았나요?

떨렸죠.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그래도 1학년이니까 즐기자고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라고 얘기해 주셔서 도움이 됐어요. 

홈런도 기록했어요.

율곡고와의 협회장기 첫 경기였어요. 그때 주전이 (나)승엽이었는데 타석 때 대타로 나가 운 좋게 담장을 넘겼어요. 파워는 항상 자신 있었는데 확실히 고등학교에서 기록한 홈런은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작은 체구지만 나도 나무 방망이로 넘길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 키에 홈런을 때리기는 쉽지 않거든요. 큰 장타를 때리고 나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중요성도 다시금 되뇌었어요. 

답변해줬듯 실력에 비해 작은 체구가 아쉬워요.

노력은 많이 했어요. (웃음) 지금까지 키 크는 약도 먹고요. 욕심은 있지만 키는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 도와주는 거라고 믿어요. 나머지는 제가 열심히 해서 만들어야 나가야죠.

후반기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준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경기 전 컨디션 관리와 복습이 성과를 만들어 냈어요. 상대 팀을 어떻게 공략해야 잘 칠 수 있는지 돌아보고 시합에서 발견한 문제점을 집에 가서 파악해 극복하려고 했어요. 잠도 충분히 자면서 체력을 보충하고요.


타석에 임하는 자세도 궁금해요.

심호흡을 해요. 가끔 중요한 경기에 긴장돼 떨리면 흥분을 가다듬기 위해 명상도 하고요. 기분이 들뜨거나 처져있는 것보다 평정심을 유지해야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어요. 얼음처럼 냉정하고 맹수처럼 날렵하게 경기에 임하려고 합니다.

타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선구안이고 다음은 타이밍이요. 투수가 공을 던지는 짧은 순간에 구종과 볼, 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단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선구안이 무엇보다 우선이에요. 타이밍은 아무리 힘이 없어도 좋은 히팅 포인트에 맞추면 땅볼, 뜬공 상관없이 자유자재로 칠 수 있거든요. 이 두 가지를 잘해야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팀을 위한 작전도 잘 수행할 수 있어요.

본인이 가진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힘이요. 다른 큰 선수들 못지않게 멀리 때릴 수 있어요. (힘은 타고나야 한다고 하던데.) 그건 아니에요. (웃음) 근력 강화까지는 아닌데 적당한 무게로 손목 보강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남들보다 앞설 수 있게요.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요?) 달리기요. 파워도 파워지만 프로에서 추신수 선수처럼 20-20클럽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수비에서의 강점도 말해본다면?) 공을 놓치지 않으려 끝까지 따라갑니다. 솔직히 수비는 아직 많이 부족해요.

가장 자신 있는 공은 뭐예요?

투수에 따라 공략하는 법도, 타이밍 잡는 것도 달라요. 그래서 경기 전에 이 팀에 어떤 투수가 있고 타자 별로 어떻게 승부하는지 대기 타석이나 더그아웃에서 미리 투구를 보며 패턴을 파악해요.


#완벽에 완벽을 더하다

최선을 다해도 부족해 보이는 것. 박찬진에게 야구가 그렇다. 아무리 열심히 훈련에 매진해도 그의 눈에 자신의 기량은 한 없이 부족하다. 이는 비단 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덕수고 역시 올 시즌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더 완벽한 경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승을 거두고 있는 만큼 다음 경기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를 할 것 같아요. (4월 29일 인터뷰)

이번 주에 충암고와 경기가 있어요. 어떻게 이길지 고민하면서 공, 수에서 예리함을 더 하고 있습니다. 실전에서 작은 실수 하나 없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필승 전략이 있다면?) 열심히 치고, 잡아야죠. (웃음)

너무 두루뭉술한데요. 혹시 상대하고 싶은 투수가 있나요?

에이스 배세종 선수요. 미국 캠프 때 홈런을 기록했어요. 직구 타이밍에 나가다가 운 좋게 담장을 넘어갔는데 다시 한번 타석에서 만나고 싶어요.

인터뷰 이후 덕수고는 5월 4일 충암고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아쉽게도 6:4, 올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이로써 충암고와 5승 1패로 동률을 이룬 덕수고는 승자승 원칙에 따라 최종 순위 2위로 전반기 리그를 마감했다. 박찬진은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가 원했던 재대결은 배세종이 결장하며 성사되지 않았다.

올해 덕수고를 보면 빈틈이 없는데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닌가요?

감독님이 항상 “우리보다 잘하는 팀도 없고 못 하는 팀도 없다. 그러니 우리 할 것만 잘하자”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공감해요. 상대가 강하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고, 약팀이라고 안일하게 플레이할 수 없어요. 항상 적당한 긴장감과 집중력을 유지해야죠.


팀원 모두가 잘하는 만큼 경쟁의식도 강할 것 같아요.

경쟁은 기본이죠. 프로에 가서도 마찬가지고요. 2군 선수면 1군에 올라가기 위해 경쟁할 거고 1군 선수는 주전 경쟁이 있잖아요.

가장 잘 맞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한)상훈 형이요. 부상 때문에 유급해 저보다 나이는 많지만, 학년은 같으니까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웃음) 힘들 때 의지하고 힘이 되는 말을 자주 나눠요.

덕수고는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해요.

그래서 이만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힘든 건 사실인데요. 어느 하나 쉬운 건 없잖아요. 선수라면 당연히 견뎌내야죠. 힘들다고 투정부리면 나약한 거죠.

특히 같은 학년의 나승엽과 겨우내 3루수 경쟁을 벌이기도 했어요.

승엽이는 워낙 하드웨어도 좋고 야구도 잘해요. 저도 밀리지 않으려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올 시즌은 자리를 옮겨 외야수로 뛰게 됐어요.

3학년인 (유)지웅 선배가 저와 같은 부위를 다쳐 외야를 보게 됐어요. 감독님이 주신 기회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할 거예요. 아직은 어색하지만 훈련으로 부족한 점을 메워야죠.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하고 싶어요. 팀은 황금사자기, 청룡기를 포함해 3개의 전국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전국대회에서 가장 상대해보고 싶은 팀은 어디인가요?

야탑고랑 북일고요. 잘하는 선수가 많잖아요. 올해 상위 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형들과 대결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안)인산이 형과는 미국 캠프 기간에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2루수 정면이었지만 좋은 타구를 때렸거든요. 이번에 만나면 꼭 안타 치겠습니다.

올해 부산 기장군에서 제 29회 세계청소년선수권야구대회가 열려요. 국내에서 펼쳐지는 만큼 욕심이 생길 것 같아요.

당연히 가고 싶죠. 잘해야 엔트리에 이름 올릴 수 있으니까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우선이에요. 남은 시즌 잘 준비해서 태극마크에 도전하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덕수고등학교 우승의 주역이 되고 싶어요. 프로에 가게 된다면 ‘키는 작지만 실력만큼은 대단하다. 악바리다’라는 소리를 듣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식 질문입니다. 박찬진에게 야구란?

베스트 프렌드입니다. 야구장 밖에서도 할 일이 없으면 방망이 들고 스윙 연습을 해요. 그러면서 지난 경기의 문제점, 잘된 점을 생각하기도 하고요. 항상 제 곁에 있기에 야구는 가장 친한 친구예요.


더그아웃 매거진 98호 표지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