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RYU의 루틴 [RYU키피디아]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19. 6. 20. 17:46 수정 2019. 6. 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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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연합뉴스

투수들은 작은 변화 하나에도 예민하다. 선발 투수의 경우 등판과 다음 등판 사이 쉬는 동안에도 일정한 방식과 양을 지켜 훈련하는 각자의 ‘루틴’이 있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가진 루틴의 가장 큰 특징은 간단하다는 것이다.

등판 전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 류현진의 루틴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갈 때부터 화제가 됐다. 류현진을 잘 몰랐던 당시 메이저리그에서는 적지 않은 비난과 의심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해 ‘괴물’로 불릴 때부터 류현진은 불펜피칭을 하지 않았다.

보통의 선발 투수들은 던진 다음날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그 다음날에는 100m 혹은 외야 좌·우 사이를 오가는 폴앤폴 러닝으로 중거리 달리기를 한 뒤 캐치볼을 한다. 던진 뒤 사흘째에는 다시 공을 놓고 단거리 러닝만 한 뒤 나흘째 휴식일, 즉 던지기 전날 불펜 피칭으로 등판을 위한 최종 점검을 한다. 그러나 류현진은 바로 이 단계를 생략하고 쉰다.

류현진의 신인 시절 팀 선배였고, 이후에는 한화 투수코치로 오랫동안 지도한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한화 때도 달리기는 했지만 불펜피칭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닝이터 유형이고 수술 경력이 있고 특별히 기억력이 좋기 때문에 굳이 불펜에서 점검할 필요를 못 느끼는 유형”이라며 “던진 다음날도 유산소 운동은 하는데 웨이트트레이닝장에는 거의 끌려가서 트레이너들이 주는 메뉴 정도만 소화하곤 했다”고 기억했다.

보통 투수들이 준비하는 단계들을 간단하게나마 소화하면서도 다들 등판 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불펜피칭 단계를 류현진은 생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끔 피칭을 하더라도 평지에서 변화구 정도만 집중력 있게 몇 개 던져보는 것으로 끝낸다.

정민철 위원은 “수험생들이 공부를 많이 해놔야 자신감 생기듯 투수들도 등판 전에 뭔가 많이 해놔야 안심이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아주 간단하게 휴식 위주로 준비한다”며 “게으른 스타일은 아니지만 딱 필요한 것만 하고 쉰 뒤 잘 던지는 게 우리가 봐도 신기 했다. 류현진이니까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데, 중간관리자 입장에서는 후배들이 보고 따라할까봐 좀 걱정되기도 했다”고 웃었다.

핵심적인 루틴은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그대로지만 올시즌 크게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올해의 류현진은 어깨 강화 훈련을 매우 열심히 하고 있다.

최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가 자세히 소개한 류현진의 올시즌 루틴에 따르면 류현진은 피칭이 있는 날이든 없는 날이든 매일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하고, 선발 등판 다음 날에는 어깨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같이 한다. 이틀 뒤에는 튜브로 어깨를 풀고, 사흘 뒤에는 상체 운동과 함께 선발 등판 다음 날 했던 어깨 운동을 다시 한다. 나흘 뒤에는 상대 타선을 분석한다. 단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하는 팀 운동이 아니라 개인 트레이너인 김용일 트레이너와 함께 자신만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뒤 올시즌 강력하게 일어선 류현진이 건강했던 한화 시절과 달라진 점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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