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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의 직격 야구] 끝없이 추락하는 한화, 원인은 베테랑 홀대?

입력 2019. 07. 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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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A그룹 B회장은 계열사 사장을 해임시킬 때 반드시 자신의 집무실로 부른다. 사장이 집무실로 들어오면 회장은 미소를 띤채 손을 덥썩 잡으며 “그간 수고많았어요”라는 격려의 말을 건넨 뒤 준비한 퇴직 위로금을 전한다. A그룹에는 회장을 배신한 임원이 회사 설립후 한명도 없다.

*사례 2: C그룹 D회장은 계열사 사장을 정리할 때 계열사의 부사장을 통해 해임 통보를 한다. 비보를 전하는 부사장이나 청천벽력의 소리를 부하로부터 듣는 사장이나, 회장을 두고 두고 원망할 수밖에 없다.

D회장의 비자금 사건이 터졌을 때, 퇴임한 임원들은 검찰에 참고인으로 불려가 회사의 비리를 시시콜콜 고해 바쳤으며 회장의 비밀금고 위치와 비밀번호까지 상세히 알려줘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가 베테랑 선수를 정리할 때 ‘사례 2’ 를 원용해 팀 분위기가 헝클어지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다. 지난해 한화는 가을야구의 숙원을 풀었다.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한화는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히어로즈에 졌지만,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누구 한명의 마법으로 이룬 성과가 아니었다. 베테랑 선수들과 신진 선수들의 조화와 외국인 선수들의 맹활약이 합쳐진 결과였다. 특히 베테랑들의 파이팅이 빛났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 말부터 균열의 조짐을 보였다. 박종훈 단장과 한용덕 감독이 베테랑 선수들과 계속 충돌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무표정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화에서 뛰었던 한 베테랑 선수는 지난해 방출 과정에서 박종훈 단장의 발언에 큰 상처를 받았다. 모 언론보도에 따르면, 시즌 중반 2군에서 열심히 1군 콜업을 준비하던 이 선수에게 박 단장은 “내가 보기에 너는 마운드 위에서 불안해 보이니 은퇴를 하는게 어떻겠냐”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가을야구 싸움을 하는 팀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던 이 선수는 “단장님 얘길 듣고 단번에 의욕이 꺾였다”고 털어놨다. 이 선수 외에도 한화를 나온 베테랑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박 단장으로부터 모욕적인 말과 대우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용덕 감독의 발언에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은 선수도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한감독은 평소 베테랑 선수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감독은 최근 중심 타자인 김태균의 타격 침체를 두고 “나이가 들면 그게 현실이다”라는 발언을 취재진 앞에서 꺼내 듣는 기자들이 더 무안해했다고 한다. 한창 시즌이 진행중인데 선수 사기를 떨어뜨리는 발언을 감독이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구단에 밉보인 죄로 2군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이용규.

한화가 부진한 것은 계획성없는 리빌딩에 기존 베테랑 선수들을 포용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물론 팀 체질 개선은 필요하고, 선수들도 동감하는 분위기다.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팀에 헌신한 베테랑 선수들을 헌신짝처럼 대하면 그건 팀 체질 개선이 아니라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통보와 무배려로 애써 선수에게 상처까지 줄 필요가 있을까.

최근 엄태용의 지적장애 미성년자 졸피뎀 성폭행 사실이 알려지고, 코치의 구장 아르바이트생 폭행 사건이 터지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데도 박정규 사장은 한가하게 KBO 사장단의 ‘외유성 해외출장’에 합류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즌 시작 전 트레이드 요구로 징계를 받은 외야수 이용규 문제는 더 심각하다. 물론 발단은 이용규의 잘못이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연간 수백억원을 들여 최소 5위에 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데, 팀의 주축 선수를 이렇게 내동댕이치는 건 무슨 연유일까? 단장과 감독의 대책없는 ‘군기잡기’로 팀 전력에서 빠진 이용규는 대전의 모 고등학교에서 하염없이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5월 말까지만해도 5위를 넘볼 수 있는 6위를 유지했으나 6월중 8승 16패의 부진에 빠지며 1일 현재 최하위 롯데에 겨우 반게임 앞선 9위로 추락해 있다. 날개(베테랑 선수)를 잃은 독수리(이글스)의 비상은 올시즌에 정녕 볼 수 없는 것일까. 본지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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