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인생에서 인기 골프 유튜버로 변신한 심서준, '식상한 골프는 가라'

정문영 입력 2019. 7. 12. 10:33 수정 2019. 7. 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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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뉴미디어팀 정문영 기자

“역기 들다 ‘오기’로 골프 시작했죠.”

한때 강원도 역도 신기록을 세우는 등 역도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한 소년이 있었다. 그가 바벨 대신 마이크를 잡고 유튜브 골프 채널의 구독자 수를 독식하는 골프 유튜버로 변신했다.

‘Make Golf More Fun’이라는 슬로건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튜브 ‘심짱골프’ 채널의 심서준 프로(44)(이하 심짱)의 이야기다.

유튜브 ‘심짱골프’ 심짱이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털어놓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오기’로 떠난 뉴질랜드 & 필리핀에서의 10년

심짱은 어쩌다 해외에서 10년이나 거주하게 됐을까?

그는 역도 꿈나무였다. 하지만 역도 선수로서의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고, 취미였던 골프에 도전하게 된다. 프로 골퍼에 도전한 심짱은 주변 레슨 프로들의 “너는 성공 절대 못 해”라는 말에 오기가 생겼고, 27세에 돌연 뉴질랜드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그가 다사다난했던 해외 생활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뉴질랜드로 골프 유학을 떠나고 얼마 후, 아버지의 지원이 끊겨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새벽부터 골프장에서 공 줍는 일을 하고 등교 시간에 맞춰서 골프전문학교에 등교했다. 하교 후에 다시 공을 줍고, 일이 끝나면 골프연습을 했다. 주말에는 일식당에서 접시 닦는 일을 했다. 뉴질랜드에서 고생했지만 그래도 티칭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며 그는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라이선스 취득 후 한국으로 돌아온 심짱은 골퍼로서 ‘부족함’을 느꼈고, 다시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필리핀 골프 전지훈련을 떠났다.

그는 “필리핀에서 3개월 정도만 연습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력이 늘지 않아서 8년을 있었다.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보니 골프만 칠 수가 없어서 다양한 일을 했다. 리조트 사업에 참여도 해보고 성공을 거둬서, 더 큰 사업에 도전했다가 쫄딱 망했다. 그래서 그때 완전히 골프를 접고 한국에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심짱은 필리핀에서 사업적으로 큰 실패를 겪었고, 골프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하지만 해외 생활 10년을 마무리하고 결국 돌아간 곳은 ‘골프’였다. 그는 “크게 한 바퀴 삥 돌아서 결국 ‘골프’로 돌아왔다. 잠깐 외도를 하긴 했지만...”이라며 한 숨을 크게 쉬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와 탄생한 것이 ‘심짱골프’ 최초의 콘텐츠 ‘집구석 골프레슨’이다.

유튜브 ‘심짱골프’ 심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별거 아닌’ 심짱을 설레게 하는 ‘콘텐츠’

“쟤는 뭐야?”, “쟤 별거 아닌 친구야.”

유튜브 ‘심짱골프’ 채널 개설 초창기에 심짱이 자주 듣던 말이다. 골프레슨의 ‘식상함’, 콘텐츠의 ‘식상함’ 등 맹목적으로 식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항상 식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른 골퍼들이 조용히 골프에만 집중할 때, 저는 필드에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동반자들과 필드에서 즐겁게 라운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주변 골퍼들로부터 ‘천박하게 군다’, ‘골프는 조용히 플레이하는 스포츠다’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래도 저는 골프가 엄한 분위기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닌, 즐겁게 하는 스포츠였으면 했다. ‘식상함’에서 벗어나려는 저의 노력이 통한 걸까요, 최근 골프를 즐거운 스포츠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기쁘다.”

식상함을 벗어나기 위한 심짱의 노력은 ‘집구석 골프 레슨’, ‘직장인을 위한 유쾌한 레슨’, ‘여성 골퍼를 위한 레슨’, ‘스크린 골프 잘치는 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고 지금도 새로운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KPGA, KLPGA 투어 프로와 함께 라운드를 돌면서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투어 프로들은 라운드 할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들의 내면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은 어떤지, 운동을 안 할 때는 무엇을 하는지, 투어프로로서 고충은 없는지 등 궁금한 게 너무 많다.”

심짱은 ‘심짱골프’ 채널의 골프 콘텐츠 제작이 ‘일’이 아닌,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는 “투어 프로님들이 저한테 꼭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새로운 골프 콘텐츠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튜브 ‘심짱골프’ 심짱이 골프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심짱골프’ 심짱이 전합니다”

12일 기준 유튜브 13만2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심짱골프’ 채널은 열혈 구독자들이 넘쳐난다. 심짱은 구독자와 골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항상 고정적으로 응원 댓글을 달아주시는 구독자분들도 있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구독자분들도 있다. 그리고 댓글을 안 달고 조용히 제가 올리는 영상을 시청만 하시는 구독자분들도 많다. 댓글 안 달고 묵묵히 저를 지켜봐 주시는 구독자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말하지 않아도 저는 다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그런 감성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사실 댓글을 달고 안 달고를 떠나서 모든 구독자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다.”

끝으로 심짱은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 혹은 은퇴의 기로에 서 있는 프로 골퍼들이 유튜브를 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유튜브를 하고 여러 골프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결국 골프가 발전한다. 골프 발전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돕고 싶다”라고 강조하면서 인터뷰를 끝냈다. mk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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