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콜로라도 1라운더' 프리드릭, 위기의 NC 구할까

조회수 2019. 7. 16. 01: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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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리포트] ⑳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티안 프리드릭

'콜로라도 1라운드 유망주  출신' 프리드릭, NC 마운드 새 활력소로 반등?

샌디에이고 시절 프리드릭 (사진= OSEN)

이미 과거지사가 되고 말았지만 올시즌 초반  NC 다이노스의 기세는 무서웠다. 새 구장에서 산뜻한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며 지난해 최하위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이지만 선두 자리를 두고 SK-두산 등과 경쟁을 벌였고, 투타의 조화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하지만 5월초 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이 갑작스레 시즌아웃을 당하면서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또 시즌 초반 이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기대를 걸었던 베탄코트의 부진으로 타선은 일찌감치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기복은 있었지만 이닝이터로 역할(13G 선발/ 6QS)은 해주던  버틀러마저 어깨 부상으로 사라지며 2명의 외국인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미 부진한 베탄코트의 교체시점을 저울질하던 NC는 버틀러가 부상을 당하자 지체없이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 두 장을 일거에 사용하는 승부수를 사용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보였다.

# [외국인 리포트 다시보기 ] 베탄코트 실패한 NC, 스몰린스키는 다를까?

새롭게 합류한 투수는 공교롭게도 버틀러와 마찬가지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바 있던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으로 결정됐다. 프리드릭은 향후 치열하게 전개될 5위 수성 싸움에서 루친스키와 함께 NC 선발진을 이끌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 HISTORY

대학 시절 뛰어난 활약으로 가치를 한껏 끌어올린 프리드릭은 200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5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초 예상에 비해 다소 늦은 지명이긴 했지만, 콜로라도는 원래 지명하려던 선수 대신 그를 주저없이 뽑았다.

싱글A 레벨에서 뛰어난 삼진 능력을 선보인 프리드릭은 3단계로 나뉘어진 싱글A레벨을 2년만에 주파했다. 특히 선발로서 9이닝당 12개 가량의 삼진을 잡아내는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33경기만에 3단계를 통과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빠르게 시련의 시기가 왔다. 2010시즌을 앞두고 더블A 팀 털사로 승격하면서 높아진 레벨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겪었다. 두 시즌을 뛰면서도 다음 레벨로 좀체 나아가지 못했고 두 시즌 모두 ERA 5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은 그를 트리플A로 올렸고, 12시즌 6경기 30이닝을 던진 뒤 메이저리그로 호출했다. 성적은 미진했지만, 콜업 이후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다가 7월 말에 부상자명단에 올라 조금 일찍 시즌을 마쳤다. 이어진 2013시즌에도 부상으로 트리플A에서 4경기 던지고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2014년에는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메이저리그의 스팟스타터와 불펜을 겸직한 프리드릭은 2015시즌 불펜 투수로 완전히 전향해 온전한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다만 콜로라도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한 탓인지 불펜에서 5점대 ERA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16시즌은 그에게 전화위복이 된 시즌이었다. 직전시즌 불펜투수로 별다른 활약을 못한 프리드릭을 콜로라도가 논텐더로 풀었는데 샌디에고가 그를 영입했다.

3월에 계약을 마쳐 시즌 준비가 늦어졌지만, 5월부터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로테이션을 지키며 총 23번의 선발등판을 기록했다. 중도합류임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선발투수가 되었고 타자 천국인 쿠어스필드를 벗어나 투수친화 구장인 펫코파크에서 날개를 펼칠 것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7시즌 이후 다시 부상과 싸워야 했고  8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지난 2018시즌을 무적 신세로 지냈다. 그리고 올시즌 독립리그에 입단해 11경기에 선발로 나서 감각을 찾고 재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버틀러가 부상으로 이탈한 NC의 영입제의를 수락하며 33세 시즌을 KBO리그에서 보내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속구 구속은 평범하지만 제구력은 준수한 편이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시절  5개 정도의 구종을 고루 구사했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모든 구종을 15% 이상 던졌고 장신의 이점을 잘 살리는 투수로 알려졌다.

2012시즌 이후 부상이 이어졌고  14시즌까지는 구속을 유지했지만 오히려 불펜으로 나오기 시작했던 2015년부터 구속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92마일(148km/h)이었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불펜을 거쳐 선발로 다시 돌아온 16시즌까지 2마일 정도 깎여나갔다. 2017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고 아직  회복되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구속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변화구는 슬라이더로, 슬라이더의 날카로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다. 누적 구종가치가 4시즌 17.8로 스팟스타터와 불펜으로 주로 활약한 투수로 이 수치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구종분포 비율 또한 변화구들 중 가장 높은데, 부상 이후 이 슬라이더가 어느정도 위력을 발휘할 지가 관건이다.

데뷔 이후 봉인했다가 풀타임 선발 시기에 꺼내든 체인지업은 많은 분포를 차지하지는 않지만 비밀병기로 활용할 수 있다. 콜로라도에서 선발로 자리를 못잡았을 시절엔 실망스러웠지만 불펜 전업 시기에 간간히 구사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던 구종인데, 샌디에고로 이적한 후에 비중을 높여 일부 효과를 봤다.

그러나 그 직후 부상을 당해 오랫동안 자취를 감췄던만큼 바뀐 레퍼토리에서 체인지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주목해야할 것이다.

그 외에 싱커와 커브도 던졌지만 두 구종 모두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다양한 구종 활용이 강점으로 꼽히는 투수기도 하고 KBO 타자들의 수준을 감안하면 KBO리그에서 활용해 볼 가치가 있다. 특히 팔꿈치 부상 이후 슬라이더 구사를 꺼린다면 커브가 다음 선택지인만큼 커브가  국내에서 어느정도 위력을 발휘할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볼때  다양한 구종 활용과 준수한 제구력, 그리고 탈삼진보다는 맞춰잡기라는 키워드를 가진 투수로 볼 수 있다.

팔색조 투구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이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한데, 계속된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변화구를 플러스급으로 가다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한계에 부딪혔던 변화구로 KBO타자들을 어느정도 요리할 수 있느냐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된다.


# KBO 외국인 선수와의 비교

전임자인  버틀러와는 기본적인 투구전략이 유사했다. 다양한 구종을 가지고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라는 점이 흡사하다. 메이저리그 시절 프리드릭은 버틀러에 비해 피홈런이 더 적었고 볼넷 억제 및 탈삼진 능력이 더 좋았던 투수였다.

KBO리그에서 버틀러는 피홈런은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과 유사한 수준으로 낮췄지만 볼넷은 직전 좋지 않았던 시즌과 별 차이가 없었다. 과거 성적을 보면 버틀러보다 상위호환이라 볼수도 있는 투수지만  부상으로 지난 시즌 기록이 없고 올해가 복귀시즌인만큼 버틀러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올시즌 애리조나 선발 투수로 활약 중인 메릴 켈리는 한국에서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피홈런과 볼넷을 잘 억제했고 진출 3년차부터는 탈삼진 능력까지 발휘한 끝에 메이저리그 무대로 금의환향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타고성향 리그에서 타자친화구장 성향을 보인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수준급 홈런 억제를 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는 NC구장에서 상대의 홈런을 봉쇄하는 것이 프리드릭에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에이스 린드블럼 역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여 여러 구종들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이다. 여기에 잠실이라는 확실한 투수구장을 등에 업고 롯데 시절 아쉬움이 있었던 피홈런 허용을 낮췄고 FIP(수비무관자책점) 는 ERA에 비해 1점 정도가 높은 상황이다.

프리드릭의 경우 창원 NC파크가 득점력이 꽤 나오는 구장이 됐고 아쉬운 내야수비진의 수비능력으로 환경적인 도움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연착륙을 위해서는 좀 더 정교한 제구력이 요구된다.

# 관전포인트

▲ 프리드리히의 구종 히트맵

수술 후 1시즌을 통째로 건너 뛰고 이제야 실전에서 회복 과정을 거치고 있는 투수라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  독립리그 11경기에 서 재활등판을 겸해 새출발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 있었던 프리드릭인만큼 건강과 체력에 관한 우려가 시즌 내내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NC는 5위 수성과 포스트시즌을 위해 투수교체를 단행한만큼 몸 관리에 여유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NC파크가 홈런이 평균 이상으로 나오고 있는 구장인데, 땅볼유도형 투수인 프리드릭을 영입한 선택은 적절했다고 보여진다. 다만 단타 파크팩터는 NC파크가 1위에 오른 상황이라 내야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내야에서의 타구처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내야안타 허용비율도 높다는 점. 프리드릭의 호투를 위해서는 내야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할 경우 준수한 K/BB 비율을 기록할 수 있는 투수다. 프리드릭의 변화구 궤적과 KBO 존과의 궁합이 어떨지가 성공 여부를 가를 주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리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경우 어떠한 타자에게도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다.

▲ 타구 허용 시  발사각

피홈런이 매우 적은 투수로, 타고리그인 PCL(퍼시픽 코스트리그/AAA)과 텍사스 리그(TL)을 거치면서도 홈런은 많이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쿠어스필드보다 더한 고산지대에 위치해 투수에게 매우 어려운 구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서 마저도 홈런 억제는 괜찮게 해냈다. 완화된 타고투저의 흐름을 감안하면 피홈런으로 애를 먹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하는 선수인만큼 손의 감각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와 아시아리그의 공인구에는 실밥 부분에 두드러진 차이가 있는만큼, 5가지 구종을 고루 구사하는 투수인 프리드릭에게 있어 공인구 적응도 빠르게 해결해야할 숙제다. 1군 선발로 등판하기에 앞서  짧은 불펜 투구(11개)만 진행된 가운데 첫 등판에서 어느정도 적응력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NC는 프리드릭의 합류로 프런트라인 선발을 보강하는 효과와 더불어 일부 선발투수를 불펜으로 돌려 불펜의 힘을 배가시키는 연쇄 작용을 노리고 있다. 프리드릭의 활약 여부에 따라 NC 마운드의 무게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11년 전 촉망받던 1라운드 유망주였지만 계속된 부상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지 못했던 프리드릭이 1년간의 공백을 딛고 루친스키와 함께 NC 마운드의 원투펀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외국인 리포트 다시보기] NC 루친스키 스카우팅 리포트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원문: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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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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