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DUGOUT Futures] 경찰 야구단 이성규

대단한미디어 입력 2019.07.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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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야구를 품다

세계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한 가치관적 판단. 한번쯤 이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인생관과 관련이 있다. 쉽게 게임에 빗대어 풀어보자면 게임의 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이 바로 세계관이다. 이성규의 세상은 무엇을 따라 흐르고 있을까. 단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답이 나왔다. 야구다. 그의 세계관은 야구를 중심으로 태어났고 경찰 야구단을 만나 더욱 거대해졌다. 퓨처스리그 최초 4연타석 홈런포를 가동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제 그에게 2군 무대는 너무나도 좁아 보인다. 전역까지 앞으로 한 달, 거포에 목마른 삼성 라이온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이성규를 만나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이혜정 Location 벽제야구장




#참 잘 치는 당신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인터뷰예요.

안녕하세요.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 중인 삼성 내야수 이성규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8시즌 장타율 0.879에 이어 올 시즌도 7할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언제부터 이렇게 잘 쳤나요?

원래 장타력이 좋았던 건 아니에요. 벽제에 와서 열심히 운동을 했더니 저도 모르게 늘었네요. (웃음)

경기 수가 많지 않은 퓨처스리그에서 작년에 무려 31홈런을 기록했어요. 스스로 이만큼 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나요?

전혀 몰랐죠. 이렇게 많이 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시즌이 끝나고 저도 놀랐어요.

체격이 큰 편은 아니잖아요. 그 힘이 다 어디서 나오나 궁금해요.

손목 힘이 좋아요. 몸무게가 3kg 정도 늘긴 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타고난 손목 힘 덕을 본 것 같아요.

경찰 야구단의 올 시즌은 비공식 교류전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요. 줄어든 경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도 있어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시합이 없는 날은 훈련으로 대체하고 있어요. 경기가 적은 만큼 연습에 더 집중하고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해서 임한다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어요.

열심히 하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그런지 유승안 감독의 신임이 두터워 보입니다. 이성규의 어떤 매력이 감독님까지 반하게 했을까요?

매력이랄 건 없어요. 열심히 경기에 나서다 보니 좋은 플레이가 나오고, 그게 쌓여서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

타격은 리그 정상급이지만, 수비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붙어요.

수비가 부족하다는 건 스스로 알고 있어요. 벽제에 와서 그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정도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려야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가는 길

제대 전임에도 불구하고 응원가가 생겼어요.

(이)지영이 형이 쓰던 응원가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가사는 자세히 못 들어봤는데 얼른 경기장에서 들어보고 싶네요.

거포 유망주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큰 것 같아요. 이 자리를 빌려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볼까요?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해서 나갈 테니까 응원 많이 부탁드립니다!

대구로 돌아갈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제대하는 소감이 어떤가요?

두 달 남으니까 시간이 더 안 가는 것 같아요. (웃음)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나갈 생각만 하고 있어요. 빨리 전역해서 팀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전역하면 무엇을 제일 먼저 할 거예요?

팀에 합류해 똑같이 운동하고 있을 것 같아요. (운동 말고 다른 건요?) 없습니다. (단호)




김상수, 이학주, 최영진 등 삼성 내야진은 탄탄해요.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파워죠. 장타를 칠 수 있는 힘이 제 강점이에요.

외야수로 포지션 변환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지금은 주로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어서 외야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팀에서 필요로 한다면 어느 자리든 나갈 수 있어요.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정신력이요. 원래 생각도 많고, 안 되면 더 파고드는 편이었는데 경찰 야구단에 와서 편하게 하고 있어요. (김)태군이 형의 도움이 컸습니다. 야구가 안 풀릴 때 고민이 깊어지면 형이 “편하게 해라. 어차피 경기는 많이 남아 있으니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단순하게 하라”고 말해주세요.

경찰 야구단 11기 선수들과 같이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해볼까요?

제대까지 다치지 않고 각자 팀에 잘 복귀해서 모두 다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




#리그를 뒤흔들 파워 히터

고등학교 때까지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잖아요. 대기만성이라는 사자성어와 잘 어울려요.

인하대학교 허세환 감독님을 잘 만난 것 같아요. 대학에 들어가면서 눈에 띄게 실력이 좋아졌어요. 훈련도 그때 많이 했고 여러모로 도움을 받아서 감사해요.

대학에 오면서 이름을 알렸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로 뽑혔어요. 당시 함께 한 멤버 중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이 매우 많아요.

NC 다이노스 (임)서준이랑은 인하대 동기여서 자주 연락해요. 벽제에서 (서)예일이와 (김)주현이도 다시 만났고요. 다들 잘 지내고 있어요.

서예일은 지난 인터뷰에서 경찰 야구단의 ‘장난’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본인은 무엇을 담당하고 있나요?

‘잡일’을 맡고 있습니다. (삼성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맡을 것 같아요?) 아직 삼성에서는 그렇게 존재감이 크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야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부가 있는 학교에 놀러갔다가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고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재능이 보였나 봐요.) 그냥 초보였죠. 못했어요. (농담)

두산 베어스팬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손시헌 선배가 롤모델이에요. 고등학생 때 두산 소속이셔서 경기를 자주 챙겨봤어요. (손시헌과 김상수, 둘 중 한 명만 고른다면?) 난감한데…. (김)상수 형한테는 죄송하지만 그래도 손시헌 선배를 고르겠습니다. 야구장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요. 리더십은 기본이고 카리스마도 있고, 팀에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잘 해내시잖아요. (본인의 카리스마에 점수를 매기면 몇 점이에요?) 10점 만점에 3점? (웃음)

소녀시대 태연은 아직도 좋아해요?

아뇨. 요즘은 걸그룹 노래도 잘 안 들어요. (어떤 노래를 즐겨 들어요?) 먼데이 키즈의 신곡 ‘사랑이 식었다고 말해도 돼’를 자주 듣습니다.

고교 시절까지는 광주, 대학은 인천, 프로는 대구, 군대는 벽제까지 전국을 돌고 있어요. 어디와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지금 제일 잘하고 있으니까 네 군데 중에는 벽제가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는 대구가 됐으면 해요.

#Would you be my_?

운동을 하지 않을 때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요.

어떻게 하면 야구를 더 잘할까 생각해요.

이름 뒤에 ‘성실하다’는 말이 늘 따라붙어요. 이런 성실함이라면 무엇을 하든 잘했을 것 같아요. 만약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쯤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어릴 때 태권도도 좋아했어요. 야구가 아니면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공부에는 재능이 없어요.

달구벌이 이성규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주전 욕심, 솔직하게 있나요?

1군에 등록되는 게 우선이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요. 라이온즈파크로 다시 돌아가면 신인 시절 처음 잔디를 밟았을 때의 느낌이 다시 들 것 같아요. 설레고 그런 기분이요. 기회가 된다면 주전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을 해볼게요. 이성규에게 야구란?

야구요? 제 인생이요. 밥 먹듯이 야구하고 하루 종일 생각하니까 이정도면 인생이라 불러도 되죠.

야구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조심스럽지만 은퇴하기 전에 한번쯤 FA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니까 자격이 될 때까지 열심히 할 거예요.

조금 더 멀리 내다볼 차례에요. 이성규가 꿈꾸는 인생이 궁금합니다.

평범하게 가정을 꾸려보고 싶어요. 한 가정의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고…. 제가 아이를 좋아하거든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이제 곧 제대를 하게 됐습니다. 나가서 더 잘할 테니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더그아웃 매거진>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지금 이 순간에도 이성규의 우주는 야구라는 이름으로 돌고 있다. 명실상부 현 퓨처스리그 최고의 장타자인 그의 목표는 1군에 입성해 라이온즈파크를 누비는 것이다. 그가 진정한 사자로 거듭나는 것을 꿈꾸듯, 삼성팬들은 이성규라는 꿈을 꾼다. 장타율은 타자가 타수 당 몇 루를 진루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기대 수치이자 지표다. 장타율이 높은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한마음이 돼 담장을 넘기는 ‘한방’을 바란다. 이 홈런 하나가 이닝과 경기, 팀과 관중 모두를 뒤집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타 괴물’의 전역을 목 놓아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응원해주는 팬들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이성규는 야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제 그 내공을 십분 발휘하는 일만이 남았다.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더그아웃 매거진 9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99호(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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