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년들이여 류현진을 보고 배워라" 美전역에 울린 RYU 찬가

윤세호 2019. 7. 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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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 LA다저스 트위터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소년들이여, 류현진을 보고 배워라.”

일요일밤의 미국 전역에 ‘류현진 찬가’가 울려퍼졌다. 그린몬스터를 등지고 호투를 펼친 LA 다저스 류현진(32)을 향해 천하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찬사가 쏟아졌다.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해설을 맡은 그의 찬사는 전국방송 전파에 실려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비록 선발승은 무산됐지만 투구내용은 더할나위 없었다. 흔들린 내야수비로 인해 첫 이닝부터 실점했으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무너지지 않았고 7회까지 투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원정경기서 94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8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이날 류현진은 1회말 위기상황에서 꾸준히 내야땅볼을 유도했으나 다저스 내야진의 실책성 수비가 반복되면서 허무하게 2점을 내줬다. 하지만 2회말부터 4회말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감을 찾았고 5회말과 7회말 실점 위기를 극복하며 후반기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4-2 리드 상황에서 투구를 마쳤지만 8회말 페드로 바에즈가 연타석 솔로포를 맞으며 선발승은 무산됐다. 시즌 방어율은 1.73에서 1.78로 소폭 상승했다.

결과는 승리가 아니었지만 과정은 뛰어났다. 이날 다저스와 보스턴의 경기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ESPN의 해설자들도 류현진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로드리게스는 류현진 특유의 볼배합과 정확한 제구력을 칭찬했다. 류현진이 7회말 투구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첫 두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자 “Absolutely Clinics for Young Kids(어린 선수들에게 완벽한 교습이다)”라고 외쳤다. 야구를 꿈꾸는 어린선수들이라면 류현진이 어떻게 공을 던지는지를 보고 배워야 한다는 의미다. 로드리게스는 “시속 90마일(약 145㎞) 이하의 공을 던져도 얼마든지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 지금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 류현진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와 나란히 마이크를 잡은 소프트볼 선수 출신 여성 해설자 제시카 멘도사도 1회 류현진이 실점하는 순간을 돌아보며 “포수 미트를 보라. 러셀 마틴의 미트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류현진은 정확하게 공을 던져 땅볼을 유도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류현진이 1회 허용한 안타 5개 중 3개가 내야안타였다. 다저스 내야진의 시프트에 따른 역동작과 송구 실수, 포구 실수가 없었다면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비는 투수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멘도사가 지적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눈에 보이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용과 과정이다. 빅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의 투구에는 로드리게스와 멘도사가 강조한 야구의 기본과 철학이 담겨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일요일 밤 미국 전역에 그런 류현진의 진가가 고스란히 전달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류현진의 도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첫 해인 2013년부터 ESPN 전국중계와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반갑다. 전국구 인기팀인 다저스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국중계 빈도수도 높은데 류현진의 활약 또한 미국 전역에 꾸준히 방영되고 있다. ESPN은 지난 6월 17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선 류현진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류현진에 대한 대량의 사진 자료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당시 ESPN는 아버지의 권유로 좌완투수가 된 사연을 비롯해 류현진이 걸어온 길을 집중 조명했다. ESPN의 수석 야구 기자 버스터 올니는 “다저스 구성원 모두가 류현진을 인정하고 그를 따른다. 류현진이 처음 ML에 왔을 때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모든 투수들이 똑같은 루틴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류현진을 옹호했다”고 다저스 내의 분위기를 전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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