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의 축구일기] 한국에서 보낸 잊지 못할 여름 휴가

조회수 2019. 7. 15. 18: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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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축구선수 이재성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지금은 다시 독일 킬에 돌아와 열심히 몸을 만들면서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휴식기를 보내다가 다시 운동을 하려고 하니 몸이 쑤시지만, 홀슈타인 킬에 새롭게 합류한 서영재 선수와 함께 하는 훈련이 너무 큰 힘이 되고 서로 도와주면서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 일기에서는, 새 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제가 한국에서 휴식기를 보내며 있었던 일들을 소소하게 적어보면서 곧 시작될 2019/20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도 함께 남겨보려고 해요!  

휴가의 시작

공항에서 만난 태륭쌤과 희찬이

독일에서 보낸 첫 시즌 이후,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서 푹 쉴 수 있다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출발 했습니다. 공항에서 환승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날씨 때문에 계속 연착된다는 안내가 나왔고 이때부터 뭔가 불안한 예감이 들었죠. 환승시간에 늦으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치는데 비행기는 출발 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결국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나 지연됐고 결국 우리는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쳤습니다. 공항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 상황이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신기하게도 그 복잡한 공항에서 반가운 지인을 만나게 됐습니다.

함께 부랴부랴 호텔을 알아봐서 늦은 밤 한인민박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킬 한인식당에서 요리를 하시던 분을 또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늦은 밤이었지만 우리를 위해 늦은 시간임에도 맛있는 제육볶음과 라면을 해주셨는데, 그게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비행기 연착으로 소중한 휴가 하루가 지나갔지만 이렇게 우연한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줄이야.. 휴가 첫 날부터 색다른 경험을 하며, 다음 날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귀국과 동시에 시작된 병원과 방송출연

유럽에서 한 시즌을 치르면서 정상궤도에 올라오지 않는 컨디션과 몸상태가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프로에 데뷔해서 잔부상이 이렇게 많았던 시즌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잔부상이 많다 보니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웠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휴가동안 제 건강을 책임져주신 하남유나이티드 병원에서

그래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으로 향했고, 몸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지만 휴식기간에도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검사결과가 나왔어요.  

병원 진단처럼, 푹 쉬면서 치료에만 전념하고 싶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은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고 방송 출연도 많이 했습니다.

JTBC3 방송 출연 중
SBS스포츠 방송 출연 중

우선, 저를 섭외해준 모든 매체들과 방송사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일정이 겹쳐서 부득이하게 나가지 못한 곳에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차가 없기 때문에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게 솔직히 육체적으로 정말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그렇게 많은 곳에 출연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어요.

서울에서 나의 발이 되어준 지하철

첫번째로 저를 생각하고 불러주신 감사함으로 보답하기 위해, 두번째는 평소에 내가 하지 못 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고 팬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매체를 통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 세번째로 팬들도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하다보면 질문에 대답을 하기 위해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고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저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생에 첫 번째 재능기부

지난 6월, 카카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재능기부를 실천했습니다. 이번 휴가 기간 중 가장 의미있고 뜻깊은 시간이 있었죠. 솔직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의 응원과 관심을 받아만왔지, 제가 누군가를 응원하고 관심을 가졌던 시간들이 없었는데 이번 재능기부를 통해서 축구를 꿈꾸고 희망하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진심으로 응원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내가 무슨 수로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했는데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축구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말에 기쁜 마음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결정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아이들도 정말 좋아하고 신나하는 모습에 제가 오히려 더 큰 힘을 얻고 보람된 하루를 보냈던 순간이었죠. 앞으로도 꾸준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랍니다.

가족여행

생에 처음으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현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온천도 다녀오고, 오랜만에 온전히 가족들끼리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유럽에 나간 이후로 가족들과의 시간이 더욱 더 소중하고, 가족은 늘 보고싶은 존재입니다. 자주는 못 하겠지만 일년에 한번 씩은 꼭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해 준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 준비!

휴가 때는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집니다. 다시 독일로 돌아가기 전에 발목 치료부터 근력운동 등 몸상태를 재확인하기 다시 병원을 찾아 갔아요.  마침 둘째형도 부상이어서 함께 병원에 있으면서 지냈죠. 병원에서 지내는 기간동안 모든 부분을 지원해주신 김현철 원장님을 비롯한 트레이너 선생님,간호사 분들, 물리치료사 선생님들. 제가 처음보다 호전된 몸 상태로 독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 기운을 받아 새롭게 시작하는 두 번째 유럽시즌을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즐기고, 한국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관심갖고 응원해주시는 만큼 저도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들에게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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