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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쓴 'KOREA' 수영모.. 개최국 망신 부른 수영연맹

김배중 기자 2019. 7.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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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14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이 열린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이번 대회 초반 한국 선수들의 민망한 모습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운영하는 'FINA TV'를 통해 전 세계 수영 팬들에게도 퍼져 나갔다.

이번 사태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원해야 하는 대한수영연맹의 새 후원사 선정 작업이 반년 가까이 지연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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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유니폼 후원사 선정 늑장
오락가락하다 이달 초에야 결정, 뒤늦게 일반제품 선수들에 공급
1m 스프링보드 4위 우하람은 테이프 덕지덕지 '누더기 유니폼'
13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오픈워터 스위밍 남자 5km에 출전한 백승호가 매직펜으로 ‘KOREA’라고 쓴 수영모를 쓴 채 경기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14일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 나선 우하람(흰색 상의)은 ‘KOREA’가 새겨진 유니폼을 지급받지 못해 후원사 로고를 테이프로 가렸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제공·광주=뉴시스
장면1. 14일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이 열린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중국, 멕시코 등 국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출전 선수들이 차례로 입장하는 가운데 유니폼 상의 등 쪽에 은색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선수 한 명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21)이었다.

장면2. 13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오픈워터 스위밍 남자 5km. 백승호(29)는 매직펜으로 어설프게 ‘KOREA’라고 쓴 임시 수영모를 쓴 채 경기에 나섰다. 당초 대한수영연맹이 지급한 수영모에 국기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국제 규정과 달리 태극기가 인쇄돼 있어 착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방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손꼽아 기다렸던 한국 수영 대표팀의 낯 뜨거운 자화상이다. 이번 대회 초반 한국 선수들의 민망한 모습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운영하는 ‘FINA TV’를 통해 전 세계 수영 팬들에게도 퍼져 나갔다. FINA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때 FINA TV를 포함해 2주 동안 열린 대회를 시청한 누적 시청자 수는 45억 명에 달했다.

이번 사태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지원해야 하는 대한수영연맹의 새 후원사 선정 작업이 반년 가까이 지연된 탓이다. 연맹은 앞서 수십 년간 A사와 후원 계약을 맺어 왔다. 지난해 7월 연맹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에서 벗어난 뒤 새 집행부가 그해 말 만료되는 후원 계약에 맞춰 새 후원사 선정 작업에 나섰는데 후원액수 등에서 나은 조건을 제시한 B사가 선정됐다. 3월 이사회 의결을 거친 뒤 4월 공식 발표까지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세력의 거센 반대로 이사회 의결이 뒤집혔고 원점에서 새 후원사 선정에 들어간 끝에 A사가 1일 공식 후원사로 선정됐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을 약 열흘 앞두고서야 후원사가 결정돼 대회 현장 곳곳에서 엇박자가 났다. 계약이 늦어져 A사는 대표선수 전용 용품을 제작하지 못했고 연맹도 FINA 규정을 살펴볼 겨를도 없이 임시방편으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A사 용품을 긴급 조달해 선수단에 나눠줬다. 우하람에게 처음 지급된 유니폼도 일반인 판매 제품이다 보니 KOREA 대신 A사 로고가 박혀 있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후원사 선정 등 대회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영계는 “최근까지 밥그릇 싸움만 벌여 온 연맹의 안일함과 무능이 이번 대회를 통해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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