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최충연, 답답한 삼성
최충연은 올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8.67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과 피안타율이 각각 2.41과 0.325로 모두 높다. 완벽에 가까웠던 1년 전 성적과 비교하면 모든 수치가 악화됐다.
시즌 출발은 선발이었다. 김한수 감독은 팀의 미래를 고려해 최충연의 보직을 '선발'로 고정했다. 선수도 원한 일이었다. 그러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첫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7.88로 무너졌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었다.
일본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2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10.50(6이닝 9피안타 7자책점)으로 흔들렸고 시범 경기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한 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79(4⅔이닝 7피안타 3실점)를 기록했다. 선발에 도전했던 2017년의 실패(평균자책점 10.44)를 떠올리게 했다. 결국, 김 감독은 결단을 내렸고 4월 초 원래 보직인 불펜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불펜에서도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불펜 22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이 9.00으로 선발을 했을 때보다 더 좋지 않다. 5월 2일부터 무려 31일 동안 2군에 내려가 조정을 거쳤지만 재등록된 6월 2일 이후 성적(13경기 평균자책점 7.82)도 크게 다르지 않다. 들쭉날쭉한 컨트롤 때문에 9이닝당 볼넷이 무려 9.33개. 지난해 2.75개에서 무려 7개 정도가 더 늘었다. 쉽게 말해 마운드에서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다.
답답한 건 김한수 감독이다. 김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에 앞서 "불펜에서는 투구할 때 좋았던 모습이 나온다고 하더라. 결과적으로 마운드에서 올라가서 본인이 조금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선수도 의욕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결과가 따라 주지 않는 상황이다.
최충연은 삼성의 미래다.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스물 두 살의 나이를 고려하면 향후 10년 이상 라이온즈 마운드를 지킬 자원이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던진다는 것만 하더라도 매력적인 자원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조합으로도 충분히 삼진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올해 9이닝당 삼진이 10개로 팀 내 1위(최소 20이닝 이상)다.
힘겨운 5강 경쟁을 이어 가고 있는 7위 삼성 입장에서는 후반기 반격을 기대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생각 이상으로 불펜이 안정감을 보이지만 최충연이 가세한다면 한 번 더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다. 팀이 바라는 희망사항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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