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혁의 B 트레이닝] '아웃라이어' 김광현의 ML 도전

배중현 2019. 7.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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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중현]
김광현(SK)이 성공적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20경기에 등판해 11승3패 평균자책점 2.66. 122이닝을 소화하면서 12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모든 투수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직구와 슬라이더에만 의존하던 '투 피치' 투수에서 커브와 스플리터를 장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결과다. 최근 언론 매체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과연 그의 빅리그 입성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김광현은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 번 노크했다. 2014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고, 2년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으로 시카고 컵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세부 사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컵스 구단은 꽤 적극적이었다.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가 불가피했던 김광현에게 수술과 재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술을 받으면 한 시즌을 쉬어야 하는, 그것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는 선수에게 계약을 제시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내셔널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김광현의 직구와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급이다. 특히 슬라이더는 직구와 릴리스포인트가 같아 더 위력적이다. 커브와 스플리터는 좀 더 가다듬어야 하지만 지금 KBO 리그 활약상이라면 메이저리그 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손색없다"고 귀띔했다.

이미 각종 국제 대회를 통해 기량 검증은 마쳤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도 털어 냈다. 하지만 남은 관문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1988년 7월 22일생인 김광현은 곧 만 31세가 된다. FA가 되는 2년 뒤에는 만 33세, 만약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2022시즌 중에 만 34세가 된다. 운동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다. 몸의 노화는 20대 중반부터 시작돼 30대에 접어들어 급격하게 빨라진다. 근골격계 부상 위험도 20대보다 매우 높아진다. 30대 초반에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소위 '먹튀'로 전락하는 것도 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박인성 탬파베이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의 신체 성장 시기를 만 18세에서 25세 사이로 본다. 그리고 신체 성장에 경험이 더해져 기량이 최고조로 오르는 '피크타임'을 만 27세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5년 전 26세의 '피크타임' 시기에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렸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피크타임'을 지나 노화에 가속도가 붙는 3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 상대팀 타자뿐만 아니라 노화하고도 싸워야 한다.

보통사람의 범위를 뛰어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아웃라이어’라고 부른다. 김광현은 운동 능력 면에서 KBO 리그 역사상 최고의 '아웃라이어'다. SK 트레이너 시절 지켜본 그의 스프린트와 점프, 민첩성 능력은 흑인 선수에 버금갈 정도였다. 마치 미식축구의 와이드리시버 공격수를 연상케 했다.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1년을 통째로 쉬고도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뛰어난 운동 능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토미존 서저리 2년 차부터 100% 경기력을 회복하지만, 김광현이기에 수술 1년 차부터 어김없이 완벽한 피칭을 보여 줄 수 있었다.

김광현은 등판 이틀 전부터는 루틴으로 항상 단거리 스프린트를 뛰었다. 피칭 시 폭발적인 힘을 내기 위한 파워를 향상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웨이트 훈련 때는 기구보다 점프 트레이닝이라고도 불리는 '플라이오메트릭' 트레이닝에 중점을 뒀다. 스프린트와 점프 동작은 파워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아메리칸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김광현은 노화에 따른 구속 저하가 올 시기지만 뛰어난 운동 능력으로 이를 잘 커버하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멘탈도 매우 강해 보인다. 향후 3·4년간은 현재 기량을 유지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생물학적 나이는 30대지만, 그의 신체적 나이는 여전히 '피크타임'이다. 20대 초중반의 어린 후배들에게 파워 면에서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압도한다. 노화로 인한 기량 저하가 언젠가는 오겠지만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크다. 운동 능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빠진다면 SK는 엄청난 전력 손실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이미 SK에 네 개의 우승 트로피를 안겨 줬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특급 에이스' 역할을 하며 팀을 선두에 올려놓고 있다. 30대에 접어든 김광현에게 최대의 걸림돌은 이제 '시간'뿐이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야 한다. SK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광현에게 '꿈의 길'을 열어 줄지 관심이 쏠린다.

허재혁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트레이너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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