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에이스 그리고 아빠, 양현종은 더 강해졌다 [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9. 7. 2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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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8일 광주 롯데전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웃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31·KIA)은 수난의 4월을 보냈다. 개막 이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 8.01로 부진하며 1승도 올리지 못하고 5패를 당했다. 에이스의 부진에 KIA도 하위권으로 추락하자 난데없는 혹사논란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양현종은 극복해냈다. 조금씩 회복해 5월 이후로는 1점대 평균자책으로 올라서며 14경기에서 10승3패를 거뒀다.

1선발로서 부진한 책임감과 올시즌에 대한 불안감으로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었던 고비를 결국 넘어설 수 있었던 데 대해 양현종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첫째로 언론 보도를 일절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의 양현종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궁금해하는 선수였다. 가끔은 인터뷰를 자청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는 기사는 정독하기도 했다. 2012년처럼 야구가 안 돼 방황했던 시절에는 그로 인해 오히려 더 깊은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20승을 거뒀던 2017년 시즌 중반부터 양현종은 좋든 나쁘든 자신에 대한 기사는 보지 않는다. 양현종은 “칭찬이 쏟아지니 점점 자만하게 되는 것 같아 그때부터 보지 않았다. 나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면 잘 할 때는 자만하게 되고 못 할 때는 위축되는 것을 어릴 때 많이 경험했다”며 “기사를 보지 않는 습관이 올해 초반 흔들리지 않은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아버지로서의 마음이다. 양현종은 지난해 12월 셋째 아들 태온이를 얻었다. 그런데 태온이가 몸이 약해 1월에 심장 관련 큰 수술을 받았다. 2월 시작된 일본 스프링캠프에 양현종이 나흘 늦게 합류한 것도 그때문이었다.

양현종은 “중환자실에 아기를 입원시켜두고 매일 할 수 있는 것은 아내와 같이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올해 내 성적은 전혀 나지 않아도 좋으니 아기만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했다”며 “팬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내가 야구를 잘 해도 아기가 아프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실제로 초반에 성적이 나지 않으니 다들 나를 걱정했지만, 내가 그렇게 기도 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온이는 이제 매우 건강하다. 양현종은 “못 던지고 집에 간 날도 막내 얼굴을 보면 ‘그래, 두 가지를 다 가질 순 없지’ 생각할 뿐 좌절하거나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다”며 “그 덕분에 기운 처지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회복하려고 계속 노력했고 점점 나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속에 전반기를 지난 양현종은 이제 힘찬 후반기를 출발한다. 전반기에 10승도 거뒀고 이미 100이닝도 넘긴 양현종은 후반기에도 전반기와 같은 평정심을 갖고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현종은 “전반기는 팀에서 한 사람이 떠났다는 자체만으로 많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마음 한 편에 계속 죄송한 마음 갖고 야구할 것”이라며 “후반기에도 로테이션 거르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겠다. 두 달만 열심히 던지면 또 하고 싶어도 넉 달은 쉬어야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반기 KIA의 첫 경기인 2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출격하는 양현종은 “올해는 욕심은 버렸다. 하지만 가을야구만은 하고 싶다”며 “전반기에 팀이 처진 데는 내 잘못도 크기 때문에 남은 시즌, 그것만을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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